세계한민족문화대전

1970년대부터 시작된 미국 동부 지역의 한인 청과업.

재미 한인은 1971년 뉴욕시에서 청과물 사업에 뛰어들기 시작하였다. 1974년부터 재미 한인들이 운영하는 청과물 상점 수가 급격히 증가하여 1978년에 총 350여 개의 재미 한인이 청과물상이 출현하였다. 재미 한인 청과물상은 뉴욕 중심지의 백인, 흑인, 스페인인 집거 지역에 진출하기 시작하였다. 처음에 재미 한인 청과물상들은 모든 인종과 계층을 중심으로 장사하였다. 재미 한인 청과물 상인들은 특정 빈민가 지역의 사업 경영 지배권을 둘러싸고 이전에 이민한 민족 집단들이 투쟁했던 방식을 답습하였다.

재미 한인 청과물 상인의 출현 배경은 첫째, 소자본으로 사업이 가능하며 영어를 잘 구사하지 못해도 운영 관리가 가능하기에 높은 경제적 동기를 가진 한국 이민자들이 소규모 운영 자본으로 청과물 사업에 뛰어들었다. 둘째, 비록 소액의 자본이지만 풍부한 가족 노동력을 가진 한국 이민자들이 젊고 경제적으로 도전적인 새로운 세대였으므로 고령화된 유대인이나 이탈리아 상인들을 경쟁에서 물리치고 사업을 계승할 수 있었다. 셋째, 가족구성원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재미 한인 청과물 상인들은 헌츠 포인트 시장에서 매일 물건을 구입하는 데 걸리는 시간 동안 가족구성원들이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의 연쇄점이나 슈퍼마켓과 경쟁할 수 있었다.

가족 노동력은 상품의 파손과 훼손을 감소시키는 데 필요한 자르고, 다듬고, 씻는 일에 매우 효과적으로 활용되었다. 재미 한인 청과물 상인에게 가족 노동력은 상품을 배달해주는 데 그치는 대부분의 슈퍼마켓보다 경쟁 우위에 있었다. 초기 대부분의 재미 한인들에게 청과물 사업은 깨끗하고 편안하고 소규모 사업을 시작하는 데 사용되는 자본을 축적하는 수단이 되었다. 재미 한인들의 경제적 출발점으로 청과물 사업의 유용성은 다음과 같은 요인에서 기인하고 있다. 첫째, 1965년 미국 「이민 및 민족법」은 3세대로 확대된 가족 구성을 가능하게 하여 그들의 전통적 가족구조를 미국으로 옮겨 올 수 있었다. 둘째, 재미 한인의 이민 적응 단계에서 자본은 없었지만, 풍부한 가족 노동력을 바탕으로 노동집약적인 과일, 채소 사업에서 경제적 기회를 찾을 수 있었다.

2011년 뉴욕 한인생산협회[KPA]에 따르면 뉴욕시 청과상 70%는 한인들이 점유하고 있지만, 10년 전 600명에 달했던 회원 수는 절반으로 감소하였다. 1995년 2,500개에 달했던 한인 청과상이 2005년엔 2,000개로 줄었고 이들은 네일 살롱이나 세탁소와 같은 서비스 업체로 전업하였다. 1970년대 한인 청과상이 증가한 것은 부유한 지역에서도 신선한 농산물이 드물었던 뉴욕의 틈새시장을 한인들이 재빨리 개척했기 때문이었다. 한인 이민자들은 첫 직장을 청과상에서 구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이후에 창업하는 방식으로 한인 청과상이 확대되었다. 한인 청과상은 한인 이민자의 전형적인 패턴이었다. 한인 청과상의 쇠퇴는 영업 환경의 변화, 2세들에게 변호사, 의사, 금융인 등이 되기를 바라던 한인 부모세대의 기대가 중요한 원인이기도 하였다.

• 김일수, 『뉴욕 한인 사회-그 형성과 전개과정에 관한 현장조사 연구 리포트』(로출판, 1990)
• 「美뉴욕서 한인 식료품점 사라진다」(『연합뉴스』, 2011. 6. 2.)
• 한상대회(http://hansang.uz/xdata.php?SrchFlag=area＆SrchText=%EB%B6%81%EB%AF%B8＆idx=535)

• 미국 한인의 경제
• 미국 한인의 이민 역사
• 미국의 한인 사회
• 뉴욕 한인청과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