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한인 경제

분야 정치·경제·사회/경제·산업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지역 멕시코  
시대 현대/현대
상세정보
원어 주소 México
영문 주소 Mexico
정의

멕시코 한인 사회의 성격과 멕시코 내 한인 경제활동의 특징.

개설

멕시코 한인의 경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멕시코 이민의 특징과 한인 사회의 성격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멕시코 이민은 1905년(고종 42) 유카탄 에네켄 농장의 1,033명 한인 계약 노동자들과 함께 중남미 최초의 이민으로 시작되어 현재까지 많은 한인 후손이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다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1994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이후 한국의 많은 업체가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거점 확보 성격으로 멕시코에 진출하여 주로 미국 수출을 위한 경제활동 중심 체제를 이루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멕시코 이민의 특징과 한인의 경제활동 성격

에네켄 농장에서 4년간의 계약 노동이 만료되자 한인들은 멕시코 각지로 흩어졌다. 멕시코시티, 미국 국경 근처의 바하칼리포르니아주 티후아나(Tijuana)와 타마울리파스주 탐피코(Tampico)까지 진출하였고, 어부 출신을 중심으로 베라크루스주 코아트사코알코스(Coatzacoalcos), 타바스코주 프론테라 지역으로 이주했다. 일부는 베라크루스주 헤수스 카란사 와하케뇨 사탕수수 농장의 노동자로 일하러 갔다. 에네켄 농장에 남아 있던 노동자들과 프론테라 지역에 모여 있던 사탕수수 농장 출신들은 1921년 쿠바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하기 위해 재차 이민을 떠났다. 이후 멕시코 이민 사회는 조국의 광복과 6·25전쟁을 거치며 구심점을 잃고 급격히 멕시코 사회에 흡수되어 갔다.

또 다른 맥락에서 1960~1970년대 멕시코에는 남미의 다른 지역과 달리 공식적인 한인 이민단이 파견되지 않았다. 1964년 한국이 멕시코와 수교하면서 대사관 직원들이 가장 먼저 멕시코에 들어갔고, 그 이후 극소수의 유학생, 멕시코 현지 직원으로 채용된 사람들, 그리고 상사 직원들이 멕시코에서 초기 한인 사회를 형성하였다. 이 시기 멕시코 한인 사회는 아주 소규모로 형성되었을 뿐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이 당시까지 멕시코 한인 사회는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다. 멕시코시티에 있었던 1905년 한인 이민 후손들이 주도한 한인회에 회원으로 참가하는 정도였다. 실제로 멕시코시티 한인회[현 멕시코 한인회]는 1980년대 중반까지 초기 한인 이민 후손들에 의해 주도되었다.

1980년대 중반부터 스페인어 연수와 대학원 진학을 목적으로 한국 대학생들이 멕시코에 입국하기 시작하였다. 1986년 멕시코가 무역을 개방하면서 한인들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 이 시기에 대기업 주재원들과 일반 한인들이 멕시코에 정착하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멕시코가 경제적으로도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으며, 한인들에게도 사업 기회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당시 이민자들의 경제활동은 주로 한국의 도매시장에서 물건을 들여와 판매하는 의류업에 집중되었다. 멕시코 내 한인 사회의 인구 구성은 자영업자, 상사나 대사관 직원과 가족, 유학생 등으로 구성된 소규모 집단으로 비교적 단합된 커뮤니티를 형성하였다. 자영업자는 경제적 활동을 주도하고, 상사나 대사관 직원은 외교 및 비즈니스의 교두보 역할을 했으며, 유학생들은 차세대 한인 사회를 형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멕시코에 한국인 이민자가 적었던 이유는 멕시코 정부의 까다로운 이민 규제와 더불어 멕시코는 뿌리를 내리고 정착하기보다는 미국으로 들어가기 위한 관문으로 인식한 한국인들의 의식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멕시코 한인 경제의 환경 변화와 최근의 경제활동

1. 북미자유무역협정과 한국 기업의 투자 증가

1994년 북미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되면서 멕시코의 투자 환경이 크게 개선되었다. 북미자유무역협정은 한국 기업들에도 매력적인 기회가 되었으며, 멕시코에 대한 한국 기업의 투자가 증가하게 되었다. 북미자유무역협정 이후 멕시코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제조업, 전자제품, 자동차 부품 등 주로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한 전진기지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

2. 경제위기와 멕시코 이민 증가

1997년 한국의 경제위기[IMF]로 인해 많은 한국인이 경제적 안정을 찾아 멕시코로 이주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멕시코 한인 사회의 인구 증가와 경제활동의 다양화가 이루어졌다. 1998년 후반부터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등 남미 국가들이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많은 한인이 멕시코로 이주했다. 특히 아르헨티나 한인들이 대거 멕시코로 유입되었다.

3. 멕시코 내 한인 경제활동의 특징

많은 한국 기업이 멕시코에 투자하고 다양한 경제활동을 하며 멕시코 내 한인 경제의 다변화를 보여 주고 있다. 특히 기아자동차가 2016년에 멕시코 북부의 누에보레온주 몬테레이(Monterrey)에 생산 공장을 가동하면서 한인 기업의 멕시코 진출이 크게 확대되었다. 반면, 한국 기업의 투자와는 대조적으로 일반 한인들은 주로 의류업이나 기타 자영업에 종사하며 경제적 기반을 다지고 있다. 따라서 멕시코 내 한인 이민 사회의 자영업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나타내고 있다.

4. 이동과 체류 형태의 변화

멕시코 한인 사회는 정착보다는 일시적으로 체류하는 경향을 보여 왔다. 2017년 통계에 따르면 멕시코에 거주하는 우리 동포 1만 1673명 중 영주권자는 1,757명에 불과하고, 일반 체류자 및 유학생은 8,939명에 달하였다. 이는 한인 사회가 보다 유동적인 성격을 띠고 있음을 보여 준다. 한인들의 유입과 유동 인구가 늘어나자, 멕시코 항공사인 아에로멕시코(Aeromexico)는 몬테레이를 경유하여 멕시코시티-인천 간 직항 비행기를 취항하였다. 직항 노선의 개설은 한인 기업과 한인 커뮤니티의 중요성을 반영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직항 노선은 일시적으로 휴항했다가 2024년 8월부터 재개되었다. 코로나19 기간을 거치며 멕시코에 거주하는 우리 동포는 2021년 기준 1만 1107명 중 영주권자는 6,968명으로 증가하고, 일반 체류자 및 유학생은 4,139명으로 줄어들었다.

멕시코 한인의 경제적 기여와 과제

1. 경제적 기여

한국 기업들의 투자는 멕시코의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및 전자제품 제조업에서 대기업의 역할이 두드러진다. 한인 기업들은 현지에서 많은 고용을 창출하며 멕시코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를 통해 양국 간 경제 협력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2. 도전과 과제

멕시코에 체류하는 한인들이 증가함에 따라, 현지 문화와의 조화 및 적응이 필요하다. 이는 장기적인 경제활동과 사회적 통합을 위해 필수적이다. 멕시코 한인 사회는 경제활동의 다변화와 이동성 증가 등 다양한 변화를 겪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를 통해 멕시코 경제에 기여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여러 도전 과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 한인들의 민족적 정체성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이 한인회의 활동이다. 20세기 초반 한인 사회가 민족의 독립이나 교육에 집중했다면, 현재의 한인 사회를 유지하는 주요소는 경제활동이다. 따라서 민족적 정체성과 경제적 이득을 바탕으로 한 한인 사회의 경제 활동은 향후 멕시코 한인 사회의 중요한 과제로 남는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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