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야 | 정치·경제·사회/경제·산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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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 지역 | 브라질 상파울루주 |
| 시대 | 현대/현대 |
| 원어 주소 | São Paulo, SP, Brasi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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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상파울루주 지역에서 한인들이 접객 시설을 갖추고 음식물을 판매하는 영업.
1980년대 한국 식당이 가장 많이 집중되어 있던 지역은 당시 한인들의 주거지였던 아클리마사웅(Aclimação)이었다. 이 시기는 한인 사회가 중추 산업인 ‘제품’[여성 의류 제조업]으로 경제적 터전을 닦던 때로, 한인들은 비로소 ‘여유 있고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기 시작하였다. 한인 사회가 경제적으로 급속히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파라과이나 볼리비아로부터 지속적으로 유입되던 불법체류자들이 ‘제품’의 가장 아래 단계인 재봉틀 일이나 단추를 다는 일에서 2~3년 동안 숨을 죽이며 노동력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브라질의 경제는 1978년부터 성장하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었고, 또한 인플레이션이 고개를 들고 있던 때라 당시 한인들은 은행과의 정식 거래보다는 오히려 여행사를 통한 ‘달러’ 환전을 선호하였다. 이는 한인들이 ‘제품’에 필요한 자금을 ‘계’를 통해 조달하는 것이 관례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인들의 모임 장소는 아클리마사웅에 집중적으로 모여 있는 한국 식당들이었다. 예를 들면 ‘궁전식당’, ‘서울관’, ‘국일관’, ‘국제회관’, ‘늘봄’, ‘금강식당’, ‘아리랑’, ‘호수정’, ‘월궁’과 같은 식당에, 한인들은 퇴근 후 집으로 돌아가기 전, 이러한 한국 식당에 들러서 ‘계’ 모임 겸 저녁을 해결하였다. 당시 ‘계’가 어느 정도 성행했는지는 알 수 있는 것은, 일주일에 몇 번이나 밖에서 저녁을 먹느냐 하는 것이었다. 보통 사람들은 일주일에 1~2회 정도를, 그리고 좀 더 심한 사람의 경우에는 일주일에 5회로, 마치 카드 돌려막기를 하는 것처럼 여러 계모임을 통해 자금을 순환시켰다. 그런데 1980년대 이전 한국 식당의 특징은 냉면을 비롯한 이북 음식이었다. 그만큼 초창기 브라질 한인 이민자들이 평양을 비롯한 이북 출신이 많았기 때문이다.
1990년 브라질 정부의 시장 개방정책 이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첫 번째는 상파울루가 뉴욕과 파리에 이어 세계 요식업이 발달한 도시로 우뚝 선 것이다. 주식회사 진로가 많은 돈을 투자하여 아베니다 파울리스타(Av. Paulista)에 건물 한 층을 통째로 구매하여 진로 식당[Restaurante Jinro]을 개장한 것도 이때였다. 그러나 진로 식당은 본사의 사정으로 몇 년 버티지 못하고 폐업하였다.
두 번째는 그동안 한인들의 상업 지역이었던 봉헤치루(Bom Retiro)가 주거지를 겸하게 되면서, 아클리마사웅의 한국 식당을 포함한 한인 교회들이 봉헤치루로 옮겨 간 것이다. 브라질의 경제가 침체될 때마다, 즉 1998년 브라질의 IMF 위기와 2008년 미국발 세계 재정 위기로 브라질 경제가 타격을 받을 때마다 봉헤치루의 한국 식당 수가 증가하였다. 특히 2008년 이후에는 그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여 100개가 넘었다.
K-팝이 브라질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부터 봉헤치루 한국 식당의 성격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하였다. 예를 들면 브라질에 메로나와 bbq가 인기를 끌면서, 새로 생겨난 한국식 닭튀김과 맥주를 겸한 바(Bar)가 봉헤치루와 인접한 산타나(Santana)에 등장하여, 봉헤치루에 있던 주상파울루 한국교육원에서 한국어 수업을 듣는 브라질 학생들이 수업이 끝나면 찾는 명소가 되었다. 그리고 뚝배기 비빔밥과 된장국을 메뉴로 하는 한국 식당이 아베니다 파울리스타 바로 다음 길인 알라메다산토스(Alameda Santos) 거리에 산재한 일본 식당 사이에 등장하기 시작하였고, 또한 동국철강이 포스코와 함께 브라질 북동부에 세계 최대의 CSP 제철소를 건설하면서, 상파울루의 주재원들이 모여 사는 모룸비(Morumbi)에 한국 식당이 세 군데나 생겨났다. 이들 한국 식당들은 처음에는 한인 주재원과 그 가족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였지만, 고급적인 분위기로 인근의 브라질인들도 찾는 명소가 되었다.
최근 K-푸드가 유행하면서 봉헤치루 한인타운에는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김밥집이나 덮밥집, 혹은 핫도그 전문점 등이 등장하여 브라질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