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문화

분야 생활·민속/생활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CIS  
시대 근대/개항기|근대/일제 강점기|현대/현대
상세정보
정의

CIS에 거주하는 한인들의 고유한 식생활 문화.

개설

고려인의 음식 문화는 한인의 이주 역사와 민족 정체성을 분명히 보여 준다. 한인의 CIS 지역 이주 역사가 다양한 만큼 음식 문화는 지역별, 시대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한민족 고유의 음식에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의 현지 음식을 가미하여 고려인 특유의 음식 문화가 형성되었다는 점에서 공통적인 특징을 찾아볼 수 있다. 고려인의 일상적인 식생활은 기본적으로 쌀과 장국을 중심으로 채소나 고기를 이용한 반찬으로 이루어진다. 밥이[밥], 짜이[자이, 찌개 또는 된장], 국시[국수], 채 또는 챠[채소 무침], 침치[김치], 물고기해[삭힌 회] 등이 대표적인 음식이다. 명절이나 잔치 같은 행사에서는 떡이나 배고자 같은 특별 음식을 먹는다. 이런 음식은 원래의 한국 음식에서 고춧가루의 양을 줄이고 설탕과 동물성 기름의 양을 추가하여 고려인뿐 아니라 러시아인, 우즈베키스탄인, 카자흐스탄인 등 다른 민족들의 입맛에도 맞게 현지화되었다.

고려인의 음식은 밥, 찌개[짜이 또는 된장], 국시[국수], 각종 채 또는 챠[채소 무침], 침치[김치]처럼 평상시 식탁에 오르는 일상식과 배고자나 떡처럼 명절이나 축제에 준비하는 특별식, 오랫동안 먹을 수 있는 저장식으로 구분된다.

일상식

러시아에서 배추와 무를 구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당근으로 김치를 만들어 당근채 또는 마르코프채라 불렀다. 마르코프는 러시아어로 당근이라는 뜻이다. 당근을 가늘게 채 썰어 소금과 설탕에 절이고, 고기와 양파를 볶고, 다진 마늘, 고춧가루, 후추 같은 양념을 볶아 절인 당근과 버무리면 완성된다. 마르코프채는 중앙아시아와 러시아 현지인에게도 대중적인 인기가 있는 샐러드이다.

질굼채는 우리나라의 콩나물 볶음과 유사하지만, 기름을 훨씬 더 많이 사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데친 콩나물에 고추, 양파를 채 썰어 넣고, 마늘, 고춧가루, 소금, 후추를 가미하여 기름에 볶는다.

고사리채는 건 고사리를 불린 후 삶아서 요리한다는 점에서는 한국의 고사리나물과 유사하다. 한국 고사리나물과 달리 재러 한인의 고사리채는 당근, 오이 등의 채소를 곁들여 고춧가루와 고수가루를 첨가하여 기름에 볶아 특유의 향을 낸다. 현재 블라디보스토크, 사할린 등을 중심으로 극동 지역에서 파포로트니크라는 이름의 건강 샐러드로 인기를 얻고 있다.

왜채는 한국식 오이 무침과 유사하다. 러시아어로 아그루츠채라고 부르는데 마르코프채와 함께 고려인 이외의 민족에게도 인기가 있다. 한국식 오이 무침과 달리 왜채는 기름에 볶은 뒤에 양념과 버무리기 때문에 기름진 반찬이다. 국시 고명으로 올라가기도 한다.

시락장무리는 시래기국을 가리키는 함경도 방언인데, 러시아어의 영향을 받아 변형되었다. 밥이물이[밥과 물]와 함께 러시아 고려인들의 주식이다. 쇠고기를 끓인 육수에 된장을 풀고 감자와 시레기를 넣고 끓이다 마늘과 소금으로 마무리한다.

북짜이는 밥이물이와 함께 먹는 대표적인 찌개류로 한국의 된장찌개와 유사하다. 함경도 된장을 일컫는 북장이 러시아식으로 변형된 것으로 추정된다. 쇠고기로 육수를 내는 시락장무리와 달리 북짜이는 돼지고기를 사용한다. 또한 고춧잎과 우크룹 허브잎을 넣어 북짜이 특유의 맛을 완성한다.

국시는 소면에 각종 채소와 고기 고명을 얹고 육수를 부어먹는다는 점에서 잔치국수와 비슷하지만, 고수나 우크롭과 같은 허브로 육수를 만든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토마토 소고기 볶음, 가지채, 오이채, 달걀 지단 등이 고명으로 사용된다.

특별식

추석이나 단오 같은 명절에 먹는 특별한 전통 음식으로 떡이나 배고자, 물고기해 등이 있다. 떡을 쌀가루를 증기로 쪄내는 면에서 고유의 한국 떡과 맥락을 같이한다. 배고자는 한국 만두와 유사하여 고기나 감자 등을 소로 넣어 찐 빵으로 대표적인 고려인 음식으로 잔치에는 빠지지 않고 나온다. 그 기원은 정확하지 않아 중국 만두의 영향이라고도 하고 러시아 피로시키의 영향이라고도 한다. 현재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중심으로 극동 지역에서 대표적인 고려인 음식으로 인기를 얻는 퍈세 역시 배고자와 같은 음식이다. 물고기해는 송어나 잉어 등의 생선을 날로 식초에 절여서 마르코프채[당근채]와 버무려 완성하는 재러 한인식 생선회이다. 사할린 지역에 근원을 둔 샐러드 음식이다.

저장음식

된장, 간장, 고추장과 같은 장류를 만들어 저장하고 월동 준비로 김장을 한다. 김장은 주로 배추김치가 주를 이루는데, 한국식 김치보다는 고춧가루의 양을 줄여 현지 입맛에 맞추었다. 우유를 발효하여 마쓰로라는 치즈를 만들어 저장하기도 한다.

참고문헌
  • 안상경·이병조, 「독립국가연합 고려인 공동체의 한민족 민속문화 전승 연구: 우즈베키스탄 타시켄트 주 고려인 콜호즈의 민속 문화를 중심으로」(『슬라브연구』29-1, 한국외국어대학교 러시아연구소, 2013)
  • 정재윤, 「우즈베키스탄 고려인의 음식 문화 연구」(『재외한인연구』35, 재외한인학회, 2015)
  • 이진영·김선아, 「고려인의 음식 문화와 정체성: 이주와 혼종 문화로의 변화」(『문화와 정치』4-1, 한양대학교 평화연구소,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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