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특별한 이야기

「김씨네 편의점」을 통해 본 캐나다 한인의 삶

한자 金氏-便宜店-通-韓人
분야 정치·경제·사회/사회·복지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지역 캐나다  
시대 현대/현대
상세정보
특기 사항 시기/일시 2011년
특기 사항 시기/일시 2016년
정의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국계 이민자 가정의 삶을 그려낸 시트콤 「김씨네 편의점」을 통해 본 캐나다 한인들의 삶과 애환.

개설

「김씨네 편의점(Kim's Convenience)」은 2016년 캐나다 공영방송 CBC에서 방영을 시작한 시트콤이다. 온타리오(Ontario)주 토론토(Toronto)의 오래된 저소득층 지역인 모스 공원[Moss Park]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국계 캐나다인 김씨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시즌 1 방송부터 큰 인기를 얻은 덕에 후속 시즌으로 이어졌다. 2019년 1월부터 시즌 3이 방영되었으며,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도 큰 인기를 얻었다. 2020년 1월 넷플릭스를 통해 시즌 4가 공개되었고, 시즌 5도 제작되었다. 다민족 사회인 캐나다의 현재 모습을 잘 표현한 작품일 뿐 아니라, 아시아계 캐나다인들의 삶이 캐나다 주류사회와 동떨어지지 않게 잘 표현되었다고 평가받아 온 작품으로 많은 찬사를 받았다.

이민 스토리의 전개

「김씨네 편의점」은 넷플릭스를 통해 캐나다를 넘어 전 세계에 보급되면서, 캐나다 미디어가 나가야 할 방향으로 제시하기도 하였다. 또한 한국 작가에 의해 한국계 캐나다인들의 삶을 그렸기 때문에 캐나다 내에서 지속해서 불고 있는 한류의 순풍과 함께 한국의 스토리텔링의 새로운 모델이 되었으며, 예술 분야에서 일하는 많은 한국계 캐나다인들에게 격려가 되었다.

「김씨네 편의점」은 같은 제목의 연극을 원작으로 한다. 2011년 한국계 캐나다인 최인섭이 자신의 경험을 녹여 대본을 쓴 연극이 히트하자 이를 TV 시트콤으로 제작하였다. 제작자 이반 피산은 “나도 이민자의 자녀로서 연극을 보고 크게 공감하였다. 가족 간 사랑과 분쟁은 어느 한 민족의 것이 아니라 모두가 경험하는 것이다. 최인섭이 자신의 진짜 이야기를 잘 표현하였고, 그걸 TV로 전하고 싶었다.”라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CBC 드라마 「김씨네 편의점」은 실제 어린 시절 캐나다 토론토에 정착한 이민 1.5세대 한국인 최인섭의 스토리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최인섭은 요크대학교(York University)에서 미술과 연극을 전공한 후 토론토 소울페퍼 극단에 합류하였다. 그가 2011년 무대에 올린 첫 작품이 바로 「김씨네 편의점」이다.

드라마의 주인공인 김씨 역의 폴 선형 리(Paul Sun-Hyung Lee)는 이선형이라는 한국 이름을 가진 한국인 이민자이며 어머니 역의 진 윤(Jean Yoon) 역시 윤진희라는 한국 이름을 가지고 있다. 딸 재닛 역의 앤드리아 방(Andrea Bang)도 한국계 캐나다인 배우다. 아들 정 역의 시무 리우(Simu Liu)는 중국 출신의 배우다. 「김씨네 편의점」의 주인공인 김씨네 가족은 아빠 김상일[폴 선형 리 분], 엄마 김영미[진 윤 분], 아들 김정[시무 리우 분], 딸 김재닛[앤드리아 방 분]으로 구성된다. 상일과 영미는 한국에서 교사로 일하다 캐나다에 이민을 온 이민 1세대의 삶을, 정과 재닛은 그런 부모님 밑에서 캐나다인으로 자란 이민 2세대의 삶을 보여 주고 있다.

캐나다 한국 이민자의 삶

상일과 영미는 누가 봐도 이민 1세대임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영어에 한국 억양이 섞여 있고 가끔 문법에 맞지 않는 영어를 구사하며, “아이참”을 자연스럽게 추임새로 붙인다. 상일은 전형적인 한국 아버지 캐릭터로, 캐나다에 이민 온 지 수십 년이 지났으나 한국인으로서 일본을 싫어하는 감정이 있다. 매번 딸 재닛의 남자 친구에게 한국의 광복절이 언제인지 아느냐고 물어보며, 편의점 앞에 현대 자동차가 불법주차를 하면 넘어가지만, 도요타 자동차가 주차하면 신고한다. 영미는 한인 교회에서 열심히 봉사하는 기독교인으로, 요리를 잘해서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한식을 홍보하는 데 일조한다. 아들 정의 직업이 렌터카 회사 직원인 것을 아쉬워하는 모습에서, 소위 ‘좋은 직장과 안정적인 삶’을 자식에게 기대하는 한국 부모의 면모를 그대로 보여 주기도 한다. 이에 비해 캐나다 문화가 더 익숙한 정과 재닛은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면서도 부모님을 부를 때는 ‘아빠’, ‘엄마’라고 부른다. 이들의 성장과정에서 한국 문화가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음을 잘 보여 준다. 렌터카 회사에서 일하는 정은 회사에서 한국 혼혈인 소꿉친구와 ‘똥침’을 하면서 놀다가 다른 직원들에게 그것이 성희롱이 아님을 해명해야 했다. 대학생인 재닛은 캐나다인으로서는 독립할 조건과 여건이 충분하지만, 여전히 재닛을 어린아이로 대하며 가부장적인 태도로 나오는 아빠와 갈등하는 모습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연극 「김씨네 편의점」은 2012년 토론토 연극비평가협회에서 최고의 연극상과 최우수 연극배우상[폴 선형 리]을 수상할 만큼 평단의 호평을 받았고 이후 캐나다 전역에서 무대에 오르며 인기를 끌었다. 이 연극을 유심히 보던 CBC 관계자가 드라마 제작을 요청하였고, 2016년 CBC를 통해 시즌 1이 방송되었다. 북미 지역에서는 드물게 아시아계 이민자들을 주인공으로 해 관심을 받았고, 많은 시청자가 호평하였다. 아시아인 네 명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이민자 가정의 웃음·눈물·사랑을 울림 있게 전하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씨네 편의점」 시즌 1[2016년 10월 11일~12월 27일]은 3개월 사이에 약 93만 명의 고정 시청자를 확보하는 등 캐나다 시청자들 사이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2017년 ‘캐나디안 스크린 어워즈(Canadian Screen Awards)’ 11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고, 배우 폴 선형 리[아빠 역]와 앤드루 펑(Andrew Phung)[김치 역]이 각각 남우주연상, 코미디 조연상을 받았다. 이러한 선풍적인 인기에 힘입어 제작된 시즌 2[2017년 9월 26일~12월 19일] 또한 절찬리에 방영되었다. 이어진 2018년 3월 ‘캐나디안 스크린 어워즈’에서는 베스트 코미디 시리즈 부문과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아시아인 드라마

극 중 김씨 가족은 아빠인 ‘미스터 킴’과 엄마인 ‘미시즈 킴’, 성인이 된 아들 ‘김정’ 그리고 딸 ‘김재닛’이다. 캐나다에서 처음으로 주인공들이 모두 아시아인인 드라마이기도 하다. 「김씨네 편의점」 시즌 1, 2의 소재는 편의점 운영에서부터 한인 교회의 계층 문제, 이민자 부모와 자녀 사이의 세대 차이 등 다양하다. 「김씨네 편의점」의 창작자인 최인섭은 어렸을 때 가족이 한국에서 캐나다로 이민을 왔다. 최인섭의 아버지는 토론토의 한인 교회 목사였지만 1980~1990년대에 같이 자란 한인 친구들의 부모님들은 대부분 편의점을 운영하였다. 그래서 편의점에서 재미있는 소재를 찾아 작품을 쓰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김씨네 편의점」의 연극 대본은 2005년부터 쓰기 시작하였고 대본을 완성하는 데 7년이 걸렸다. 2011년 토론토에서 초연된 연극은 성공을 거뒀고 1년간 장기 공연을 하였다. 그리고 2016년에 TV 시트콤으로 재탄생하였다.

‘미스터 킴’ 역을 연기한 폴 선형 리는 연극과 TV 시리즈 모두에서 아빠 역할을 맡았다. 폴 선형 리도 어린 시절 캐나다로 이민을 왔고 그의 가족도 가게를 운영하였다. 하지만 너무 어릴 때 이민을 와서 한국어 발음을 제대로 익히지 못하였다. 이 씨는 드라마의 첫 두 장면을 읽고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 장면에서 비춰지는 아버지의 모습이 자신의 아버지와 똑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버지가 자신처럼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없었다. 그래서 아버지 생각을 하면서 연기를 하자 아버지처럼 말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가족이 다니던 교회 같은 커뮤니티에서 만난 사람들로부터 아버지 역할의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드라마의 인물들은 한국인 이민자들의 원형으로 기대와 희망, 도움, 무서움을 동시에 느끼는 입체적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보편적 공감대와 의의

「김씨네 편의점」은 한국인에 대한 편견을 애써 감추지 않는다. 아빠 김상일은 틈만 나면 손님과 딸에게 일제 강점기 등 한국 역사를 설명하고, 시도 때도 없이 튀어나오는 투철한 애국심은 크고 작은 사건·사고를 일으킨다. 한국에서는 수용 가능한 행동이 다른 문화권에선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장면들도 있다. 가벼운 ‘딱밤’이 아동 폭력으로, ‘똥침’은 성추행으로 오해받는 모습은 현지 시청자들에게는 한국 문화를 이해할 기회를, 한국 시청자에겐 문화 차이에 대한 간접경험을 제공하였다. 이반 피산 회장은 “똥침 에피소드를 연기한 중국계 배우들은 똥침이 뭔지 아예 몰랐다. 똥침이 뭔지 이해시키는 것부터가 어려운 일이었다.”라고 하였다.

진윤은 “1990년대까지 미디어에서 아시아인들의 모습은 중국 조폭, 갱으로 많이 표현되었다. 제 한국 이름은 ‘윤진희’인데 캐나다에서는 진윤으로 불린다. 저 자신을 어느 쪽에도 소속되지 못한 중간자라고 여겼지만 「김씨네 편의점」으로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게 되었다.”라고 하였다. 또한 참석자들은 “저희 쇼가 큰 사랑을 받은 이유는 결국 ‘가족 이야기’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하였다. 피산 회장은 “가족 간의 사랑은 어느 한 민족의 것이 아니라 모두의 것이란 걸 「김씨네 편의점」을 보고 느꼈다.”라며 “모든 사람의 공감을 끌어내려면 ‘진짜 이야기’를 건드리는 것이 중요하다. 「김씨네 편의점」은 ‘진짜’라는 느낌을 줬고 TV쇼로 만들면서 그 느낌을 최대한 담고 싶었다.”라고 하였다.

과거 드라마 「도깨비」를 통해 훨씬 가깝게 우리에게 다가왔던 캐나다는 이제 반대로 캐나다 시트콤 「김씨네 편의점」을 통해 캐나다인들 속으로 한국인이 깊숙이 파고 들어간 상황이다. 이를 호기로 삼아 우리 기업들의 캐나다 시장 진출을 위한 마케팅 전략 구사가 요구된다. 예를 들어 캐나다로 식품을 수출하고자 하는 우리 기업들은 현지인들의 입맛을 고려한 ‘에스닉 푸드(Ethnic Food)’를 연구·개발할 필요가 있다. 에스닉 푸드란 이국적인 느낌이 나는 제3세계의 전통음식으로, 각국의 고유문화가 반영된 독특한 맛과 향을 내는 음식을 의미한다. 캐나다는 매년 25만~30만 명에 이르는 신규 이민자를 수용하는 다민족 국가이기 때문에 에스닉 푸드에 대한 관심도가 상승하는 추세이다.

「김씨네 편의점」은 다문화주의(Multiculturalism)를 표방하는 캐나다 내 한류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씨네 편의점」이 캐나다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히 한류열풍과 맞물린 우연이 아니다. 「김씨네 편의점」의 가장 큰 인기 비결은 한인 디아스포라(Diaspora)와 캐나다의 다문화를 고려한 현지화이다. 즉 캐나다 시청자들의 현실적 공감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극중 김씨 부부는 1980년대에 캐나다로 이주해 토론토에서 작은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편의점이라는 배경은 많은 한국계 이민자 1세대가 선택하였던 직업 중 하나라는 점에서 이민자들의 희로애락이 담긴 상징적인 공간이다. 또한 보수적인 아빠와 열여섯 살 때 가출한 아들 간의 부자 갈등을 다룸으로써 이민 1세대 부모와 2세대 자식들 간의 언어·문화적 갈등을 현실적으로 보여 준다. 무뚝뚝하고 가부장적인 아빠, 신앙생활에 전념하며 오매불망 자식 걱정만 하는 엄마, 진로 문제로 부모와 갈등을 겪는 자녀. 자칫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는 소재의 「김씨네 편의점」은 전형적인 한국계 이민자들의 삶과 한국인의 정서를 담아낸 성공적인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참고문헌
  • 「시트콤 ‘김씨네 편의점’을 통해 본 캐나다 내 한류」(『KOTRA 해외시장뉴스』, 2018. 2. 7.)
  • 「캐나다 안방 점령한 ‘김씨네 편의점’…인기 시트콤 비결은?」(『SBS 뉴스』, 2019. 1. 11.)
  • 「“어중간한 존재, 한국 정체성 거부도”…‘김씨네 편의점’ 주역들의 고백」(『중앙일보』, 2019. 8. 29.)
  • 「토론토 편의점 주인 김씨네, 인기 비결이 뭔가요?」(『한겨레』, 2019.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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