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어 규범

한자 朝鮮語 規範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언어|문화·교육/교육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길림성  흑룡강성  요령성  
시대 현대/현대
상세정보
성격 언어
특기 사항 시기/일시 1963년
특기 사항 시기/일시 1969년
특기 사항 시기/일시 1985년
특기 사항 시기/일시 2007년
정의

통일되고 규범화된 한민족 언어 문자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제정한 한인[조선족] 언어 규범.

조선말 규범의 변천

중국의 한인[조선족]은 한반도에서 이주해온 민족이다. 그러나 한반도 내에서도 각기 다른 여러 지역으로부터 이주했기 때문에 이주 후에도 서로 다른 지역의 언어와 문화 특성을 그대로 지녀왔다. 따라서 동북 3성에 자리를 잡은 한인[조선족]은 서로 다른 방언을 쓰고, 같으면서도 다른 문화적 차이를 보인다.

해방 전후 혼란기에는 통일되지 않은 언어 규범의 문제를 시급하게 해결해야 했다. 그러나 이주민으로 구성된 한인[조선족] 사회에 정해진 규범이 없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우선은 중국의 한인[조선족]들도 한국의 말과 글 연구 기관인 조선어학회에서 1933년에 제정한 「한글 맞춤법 통일안」을 따랐다.

1945년 제2차 세계 대전의 종식과 함께 한반도가 남북 분단의 아픔을 겪으면서 우리말 규범도 서로 다른 모습으로 발전하였다. 중국은 1949년 건국 후에도 기존의 조선어학회 규범을 따르다가 1963년 “중국의 조선어는 평양말을 기준으로 한다.”는 주은래 총리의 지시에 따라 북한의 언어 규범을 따르게 되었다. 이후 1966년 『조선말 규범집』을 펴내면서 중국 내의 발전을 반영할 규범 제정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고, 이에 준하여 1969년 중국에서 자체적으로 「띄어쓰기 규정」을 내놓았다.

중국에서 조선말 규범이 제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것은 1977년 「조선어 철자법」의 제정으로 볼 수 있다. 이어서 「조선어 띄어쓰기」, 「조선어 표준 발음법」, 「문장 부호법」을 제정하며 비로소 명실상부하게 규범을 갖추었다. 그 후 중국내 변화에 맞추어 여러 차례 개정되어 1985년에 『조선말 규범집』, 1989년 『조선말 어휘 규범집』, 1996년에 『조선말 규범집(수정 보충판)』을 출판하면서 중국 내 조선어 규범은 비교적 온전한 모습을 갖추었다. 그 후 개혁개방 20여 년을 맞는 시점에서 중국내의 조선말 규범은 시대의 흐름과 언어의 발전을 반영하여야 할 필요성에 의해 2007년 중국 조선어 사정 위원회의 심의, 편찬으로 조선말 규범이 새롭게 바뀌었다. 이것이 최근에 제정된 규정이다.

조선말 규범의 혼란과 방황

한중 수교 이후 한국과의 교류가 빈번해지면서 언어 문자의 사용에서도 한국의 맞춤법을 그대로 적용하는 경향이 보인다. 특히 정보화 시대, 정보의 공유와 온라인 개인 공간의 활용이 생활화되면서 중국의 한인[조선족]들은 한국으로부터 많은 생활 정보와 취업 정보, 과학 정보 등을 취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의 맞춤법에 익숙하게 되었으며 한국의 맞춤법과 중국의 조선어 철자법을 혼용하여 사용하는 경향이 심해졌다. 이런 현상은 중국 내 민족 교육 기관에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언어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는 세태에 맞게 교육 기관의 발 빠른 대응과 중국·한국·북한 세 나라의 합리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중 우리말 규범의 차이점

중국의 조선어와 한국어의 규범은 대동소이 하나 자모 이름에서부터 자모의 배열 순서, 그리고 일부 상용 종결 어미(‘-ㄹ까’와 ‘-ㄹ가’)의 표기에 이르기까지 조금씩 서로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1) 두음 법칙의 적용: 두음 법칙은 단어의 첫소리가 ‘ㄴ’이나 ‘ㄹ’인 한자어일 때, 실제 말할 때의 발음에 따라 탈락한 대로 또는 변한 소리대로 적는 법칙이다. 따라서 한자어 ‘녀자’는 ‘여자’로 발음하는 대로 표기한다. 가끔 두음이 아닌 상황에서 두음 법칙이 적용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비율’의 ‘율’은 두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률’을 ‘율’로 적고 발음한다.

(2) 사이시옷의 표기: 사이시옷의 표기는 단어와 단어가 합쳐져서 새로운 단어를 만들 때 [ㄴ]소리가 덧나거나 [ㄴㄴ]소리로 나는 경우, 혹은 뒤에 오는 단어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바뀔 때, 앞에 오는 단어가 모음으로 끝날 때 이를 표기하기 위함이다. 단어의 결합 상황은 고유어+고유어인 경우(아랫방), 고유어+한자어인 경우(귓병), 일부 한자어+한자어인 경우(곳간), 한자어+고유어인 경우(수돗물) 등 합성어에만 표기를 한다. 이에 반해 중국 조선말 규범에서는 합성어의 단어 조성에서 소리만 내되 표기는 하지 않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사이시옷의 표기는 한국의 맞춤법과 조선말 규범을 가장 이질적으로 느끼게 하는 부분이다.

(3) 띄어쓰기: 중국의 조선말 규범과 한국의 한글 맞춤법은 띄어쓰기 면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의존 명사, 단위를 나타내는 명사나 열거하는 말에 대해 한국의 한글 맞춤법은 띄어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나 중국의 조선말 규범은 붙여쓰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또한 보조 용언의 표기에서 한국은 띄어쓰기, 중국은 붙여쓰기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통일된 우리말 규범의 방향

중국·한국·북한 3개국이 서로 다른 표기를 보이는 것은 그 기준을 어디에 두었느냐에 따라 달리 표기된 것이다. 사이시옷의 표기로 예를 들어보면, 중국과 북한이 원래의 형태를 고정해 일관되게 적는 원칙을 견지하는 반면에 한국에서는 실제 일어나는 발음을 우선시하여 표기해주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상과 같은 표기, 발음 등 관련 문제는 현재 남북한 공동으로 편찬 진행 중인 『겨레말 큰사전』이 완성되면 다소 거리가 좁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경은 막혀 있으나 열린 온라인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맞춤법의 통일은 원활한 소통을 위한 지름길이 될 것이다. 정부의 조속한 조치와 함께 서로 다른 표기법의 차이를 좁히기 위해서는 학자들 및 언어 사용자들의 지속적인 노력이 요청된다.

참고문헌
  • 전학석 외 3인, 「중국 조선족 언어 문자 교육 사용 상황 연구」(연변대학출판사, 2000)
  • 중국 조선어 사정 위원회, 편 『조선말 규범집』,(연변인민출판사, 2007)
  • 김향란, 『중국 조선어 표기와 한국어 표기의 차이 연구』(조선 대학교 석사 학위 논문, 2007)
  • 문은희, 『중국 조선어 규범과 한국 어문 규범 비교 연구』(연세 대학교 석사 학위 논문,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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