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민족문화대전

길림성 길림시에서 ‘남천문의 형성 유래’와 관련하여 전승되고 있는 한인 설화.

리룡득[남, 1940년 안도현 명월진 출생, 민간 문학가]이 길림시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오상인에게서 채록했다. 2006년에 연변인민출판사에서 발간한 『동북 조선족 거주 지역 지명 전설』에 관련 자료가 수록되어 있다.

송화호 상류의 개미입구를 지나면 높이 수십여 척의 석벽이 나타난다. 이 석벽에는 도끼로 찍어 열어놓은 듯한 큰 돌문이 있다. 이를 흔히 '남천문'이라고 한다. 이 석문 안에는 평지가 있는데, 그곳에 살구나무가 해마다 달콤한 열매를 맺는다. 옛날, '리소'라는 소몰이꾼이 있었다.

리소는 일찍 부모를 여의고, 어느 지주에게 의탁하여 소를 길렀다. 어느 날, 리소가 소를 방목하다가 호랑이가 사슴을 덮치려 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리소는 검은 둥글소의 엉덩이를 내리쳐 호랑이에게 덤벼들게 했다. 이에 사슴은 살았지만, 대신 검은 둥글소가 호랑이에게 잡아 먹혔다.

지주가 이 사실을 알고 리소를 죽이려 하자, 리소는 도망을 쳤다. 그러다가 지쳐 쓰러졌는데, 산신이 나타나 살구씨를 건네며 '깊은 산골짜기에 살구나무를 심으면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리소는 산속 수림으로 들어가 살구나무를 심었다. 그런데 인근에 물이 없어 매일 10여 리를 내달아서 물을 길어야 했다. 그러자 산신이 다시 나타나 그 석벽을 도끼로 내리쳤다. 그러자 석문이 열렸다. 리소는 석문을 통해 물을 쉽게 길을 수 있었다.

3년 후 살구나무는 열매를 맺었다. 이 소문을 지주가 알고 인부들을 데려와 살구나무를 모조리 뽑아 버렸다. 이때 선녀가 나타나 일진광풍을 몰아 지주를 날려버렸다. 그리고는 살구씨를 송화호 인근에 흩뿌렸다. 선녀는 리소와 함께 다른 곳에 이르러 행복하게 살았다. 이로 인해 남천문이 생기게 되었고 송화호 인근에 살구나무가 군락을 이루게 되었다.

「남천문과 살구선녀」의 모티프는 ‘소몰이꾼의 살구나무 재배와 신선들의 조력’이다. 이 작품은 ‘어느 지주’라는 착취자[악인]와 ‘리소’라는 피착취자[선인]의 대립구도가 선명하게 드러나는 구조이다. 그리고 산신과 선녀에 의해 남천문이 생겨나고 살구나무가 군락을 이루었다는 것을 자연스레 연결시키고 있다. 남천문 및 살구나무의 형성 유래를 착취자[악인]와 피착취자[선인]의 대립 구도와 함께 엮어낸 설화라고 할 수 있다.

• 『한국 구비문학 대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
• 『한국 민속 문학 사전: 설화편』(국립 민속 박물관, 2012)
• 리룡득, 『동북 조선족 거주 지역 지명 전설』(연변인민출판사, 2006)
• 연변대학 조선 문학 연구소, 『지명 전설집』(보고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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