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민족문화대전

길림성 길림시에서 ‘흑룡강의 명칭 유래’와 관련하여 전승되고 있는 한인 설화.

「흑룡강」은 ‘흑룡강’의 명칭 유래를 설명하는 지명 전설(地名傳說)이다. 백룡(白龍)이 인간을 괴롭히는 것을 보고 백두산 천지에 머물던 흑룡(黑龍)이 날아와 백룡을 처단했다는 데서 “백룡강(白龍江)”을 “흑룡강(黑龍江)”으로 바꾸어 불렀다는 내용으로 전개되고 있다.

리룡득[남, 1940년 안도현 명월진 출생, 민간 문학가]이 길림시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오상인에게서 채록했다. 2006년에 연변인민출판사에서 발간한 『동북 조선족 거주 지역 지명 전설』에 관련 자료가 수록되어 있다.

옛날, 흑룡강에 심술 맞은 백룡(白龍)이 살았다. 그래서 예전 사람들은 흑룡강을 “백룡강”이라고 불렀다. 어느 해, 백두산 천지의 흑룡이 백룡을 처단하고자 흑룡강으로 날아와 7일 동안 치열하게 싸웠다. 그러나 흑룡은 백룡을 당할 수가 없었다. 흑룡은 만신창이가 되어 심양 대와자촌 동산마루에 떨어졌다.

이때 장씨 성을 가진 어머니가 흑룡을 발견하고 마을 사람들을 불러와 정성껏 간호했다. 흑룡은 마을 사람들의 간호에 힘입어 기운을 차렸다. 그리고 아미산으로 가서 무예를 더욱 닦았다. 3년 후, 흑룡은 다시 백룡과 맞붙었다. 이번에는 흑룡이 백룡을 단번에 제압했다. 백룡이 죽자 사람들은 “백룡강”을 “흑룡강(黑龍江)”으로 바꾸어 불렀다.

한편 심양 대와자촌 사람들은 흑룡이 떨어졌던 동산마루를 ‘흑룡이 잠시 머물다가 다시 돌아갔다’는 의미에서 “회룡산(回龍山)”으로 불렀다. 그리고 이후에 흑룡이 다시 들러 단비를 내려주며 하룻밤 머물던 골짜기를 “와룡골(臥龍谷)”로 불렀다.

「흑룡강」의 모티프는 ‘백룡과 흑룡의 접전 및 흑룡의 승리’이다. 한민족은 농경 사회를 거치면서 용에 대해 ‘강우(降雨)를 조절하는 존재’로 여기는가 하면, 뱃사람들도 ‘뱃길의 무사 안녕을 관장하는 존재’로 여겨 온갖 제의의 대상으로 숭배했다. 이 작품에서는 선신인 흑룡(黑龍)이 악신인 백룡(白龍)을 처단한다. 그리고 흑룡의 출처를 백두산 천지라고 밝히고 있다. 백두산 천지로부터 발원하여 흑룡강이 형성되었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또한 흑룡강은 백두산 천지로부터 출현한 흑룡이 수호하고 있는 강이기에 그만큼 신성하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

• 『한국 구비문학 대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
• 『한국 민속 문학 사전: 설화편』(국립 민속 박물관, 2012)
• 리룡득, 『동북 조선족 거주 지역 지명 전설』(연변인민출판사, 2006)
• 연변대학 조선 문학 연구소, 『지명 전설집』(보고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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