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민족문화대전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 안도현에서 ‘엽전골의 지명 유래’와 관련하여 전승되고 있는 한인 설화.

「엽전골」은 ‘엽전골’의 지명 유래를 설명하는 지명 전설(地名傳說)이다. 항일 소분대 전사들이 정찰을 나왔다가 떡호박 5개를 따고, 남몰래 그 값을 스무 배로 치러주었다는 데서 호박밭이 펼쳐져 있는 골안을 “엽전골”로 불렀다는 내용으로 전개되고 있다.

리룡득[남, 1940년 안도현 명월진 출생, 민간 문학가]이 안도현 양병향 구일라자촌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최금녀에게서 채록했다. 2006년에 연변인민출판사에서 발간한 『동북 조선족 거주 지역 지명 전설』에 관련 자료가 수록되어 있다.

1940년대 어느 가을, 안도현 량병향 구일라자촌에 사는 최금녀, 리성렬 부부가 수레를 끌고 강 건너 골안으로 떡호박을 따러 갔다. 부부가 한창 떡호박을 따고 있는데, 밭 끝자락에서 나무 꼬챙이에 매달아 놓은 헝겊 뭉치가 보였다. 최금녀는 헝겊 뭉치를 풀었다. 헝겊 뭉치에는 쪽지와 함께 엽전 열 닢이 들어 있었다. 그러나 최금녀와 리성렬은 문맹이어서 쪽지에 어떤 내용이 씌어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글을 아는 사람에게 쪽지를 건넸다.

쪽지에는 ‘저희들은 항일 소분대 전사들인데 정찰을 나왔다가 떡호박 다섯 개를 따가니 그 값으로 엽전 열 닢을 놓고 간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떡호박 한 개의 값이 기껏 1원인데, 그것을 스무 배 값으로 치러준 데 대해 마을 사람들은 감사한 마음을 금치 못했다. 이후로 사람들은 호박밭이 펼쳐진 그 골안을 “엽전골”이라고 불렀다.

「엽전골」의 모티프는 ‘항일 소분대 전사의 선행’이다. 항일 유격대는 비정규 무장 단체로 적의 통치 구역과 점령 구역, 인접 지역에서 분산, 유동, 습격이라는 방식으로 적을 공격했다. 또한 유격전을 효과적으로 전개하기 위해 소규모로 전열을 짜고, 고도의 이동성·기민성·신속성을 확보하고자 했다. 이 작품을 통해 항일 유격대의 분대로서 항일 소분대가 어떤 성향이었는지, 동북의 한인이 그들을 어떻게 인식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 『한국 구비문학 대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
• 『한국 민속 문학 사전: 설화편』(국립 민속 박물관, 2012)
• 리룡득, 『동북 조선족 거주 지역 지명 전설』(연변인민출판사, 2006)
• 연변대학 조선 문학 연구소, 『지명 전설집』(보고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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