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민족문화대전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 화룡시에서 ‘감로수 명칭 유래’와 관련하여 전승되고 있는 한인 설화.

「선경대의 감로수」은 ‘감로수’의 명칭 유래를 설명하는 지명 전설(地名傳說)이자 지소 전설(池沼傳說)이다. 안질(眼疾)에 효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만인에게 복을 내려주는 신기한 샘물이라는 의미에서 그 샘을 “감로수” 또는 “신선샘”으로 불렀다는 내용으로 전개되고 있다.

리룡득[남, 1940년 안도현 명월진 출생, 민간 문학가]이 화룡시에 거주하고 있는 한 한인에게서 채록했다. 2006년에 연변인민출판사에서 발간한 『동북 조선족 거주 지역 지명 전설』에 관련 자료가 수록되어 있다.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 화룡시 선경대(仙景臺)의 고려봉 기슭에는 칠성묘(七聲廟)가 있고, 그 아래에는 땅에서 솟아나는 ‘감로수(甘露水)’라는 샘이 있다. 옛날에 한 총각이 눈병으로 고생을 했다. 자꾸 눈곱이 흘러나와 앞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바위에서 촐랑거리는 물소리가 났다. 총각은 그 물로 눈을 씻었다. 그러자 신기하게 금방 나았다. 소문은 삽시간에 퍼져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샘물의 효험을 본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성금을 모아 칠성묘를 건립했다. 그런데 인근의 한 부자가 칠성묘에 돼지와 소를 통째로 진설하고 자신에게만 복을 내려달라고 기원했다. 그러자 샘물이 말라버렸다. 부자는 화가 나 칠성묘에 불을 질러버렸다.

사람들은 성금을 모아 칠성묘를 재건했다. 그리고 샘물이 솟아나게 해달라고 기원했다. 그러자 샘이 다시 솟았다. 하여 사람들은 그 샘을 ‘감로수’ 또는 ‘신선샘’이라고 불렀다.

「선경대의 감로수」의 모티프는 ‘감로수 발견과 칠성묘 건립’이다. 한인들은 샘물을 끌어 들여 밭을 일궜고, 강물을 끌어 대어 논을 일궜다. 뿐만 아니라 특정한 물을 생명수(生命水) 또는 감로수(甘露水)로 신성시 했다.

이 작품에서도 안질을 치료할 뿐만 아니라 복을 내려주는 샘물을 주요 소재로 하고 있다. 그런데 한민족의 신앙관과 달리 샘물을 관장하는 신격을 용왕(龍王)이 아니라 칠성(七星)으로 제시하고 있다. 원주지에서 한민족으로서 숭배하던 수신인 용왕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이주지에서 한족이나 만족이 숭배하는 수신인 칠성에 대한 믿음을 수용하여 만든 설화이다.

• 『한국 구비문학 대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
• 『한국 민속 문학 사전: 설화편』(국립 민속 박물관, 2012)
• 리룡득, 『동북 조선족 거주 지역 지명 전설』(연변인민출판사, 2006)
• 연변대학 조선 문학 연구소, 『지명 전설집』보고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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