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민족문화대전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 용정시에서 ‘재미내골의 지명 유래’와 관련하여 전승되고 있는 한인 설화.

「재미내골」은 ‘재미네골’의 지명 유래를 설명하는 지명 전설(地名傳說)이다. 마을 사람들이 서로를 아끼며 함께 더불어 재미있게 사는 곳이라는 데서 마을을 “재미내골”로 불렀다는 내용으로 전개되고 있다.

황상박[조선족 문단 1세대, 민간 문학 창작자]이 용정시에 거주하고 있는 한 한인에게서 채록했다. 2007년에 연변대학 조선 문학 연구소에서 발간한 『지명 전설집』에 관련 자료가 수록되어 있다.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 용정시 백금향 소재지에서 20여 리 떨어져 있는 곽지봉 아래 오붓한 마을이 있다. 옛날, 이곳 마을 사람들은 화목하게 살았다. 함께 일을 하고, 함께 밥을 먹고, 함께 들놀이를 하는 등 마을 사람들 전체가 한식구나 다름없었다.

어느 날, 수궁 용왕이 이 소식을 듣고 인간 세상에 정녕 그런 곳이 있는지 알고 싶다며 사자에게 마을 사람 중 한 명을 잡아오라 했다. 사자는 맨 먼저 부락장을 찾았다. 부락장은 용왕의 명을 어길 수 없어 ‘자신이 가겠다’고 청했다. 그런데 인근의 목수가 이 사실을 알고 달려와 ‘마을의 최고 어른은 남아야 한다’며 자신이 가겠다고 청했다. 그런데 또 인근의 토기장이 이 사실을 알고 달려와 ‘집을 짓고 수리해야 하는 사람은 남아야 한다’며 자신이 가겠다고 청했다. 그런데 또 인근의 아주머니가 달여와 ‘식기나 옹기를 만들어야 하는 사람은 남아야 한다’며 자신이 가겠다고 청했다. 그리고 또 인근의 처녀가 달려와 ‘조실부모한 저를 지금까지 보살펴준 아주머니의 은혜를 갚아야 한다’며 강에 몸을 던졌다.

사자는 어쩔 수 없이 처녀를 데리고 수궁으로 되돌아왔다. 용왕은 사자로부터 처녀를 데리고 온 내력을 들었다. 용왕은 마을 사람들이 서로를 아끼는 마음에 감동하여 처녀에게 보물을 건네며 마을 사람들과 나누어 가지라고 했다. 처녀는 보물을 마을 사람들과 공평하게 나누었다. 마을은 더 없이 넉넉하고 평화로웠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재미있게 사는 곳’이라는 의미에서 마을 이름을 “재미내골”로 그리고 있다.

「재미내골」의 모티프는 ‘어느 마을의 공동체적 삶과 행복’이다. 과거 농경사회를 흔히 '공동체사회'라고 일컫는다. 공동노동을 통해 마을이 하나로 결속되었기 때문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마을이 그러한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부락장으로부터 어린 처녀에 이르기까지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지극하다. 이에 용왕이 마을 사람들에게 보물을 선사한다. 공동체사회가 지향했던 가장 아름다운 마을의 모습을 설화를 통해 그리고 있으며, 그 설화의 전승을 통해 그러한 공동체를 이루려 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 『한국 구비문학 대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
• 『한국 민속 문학 사전: 설화편』(국립 민속 박물관, 2012)
• 리룡득, 『동북 조선족 거주 지역 지명 전설』(연변인민출판사, 2006)
• 연변대학 조선 문학 연구소, 『지명 전설집』보고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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