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민족문화대전

김례삼[연변인민출판사 문예 편집실 주임 역임]이 ‘어느 왕자의 모험기’를 채록한 한인 설화.

「천도복숭아」는 동국(東國)의 왕자가 옥황상제 셋째 아들의 도움을 받아 서국(西國), 북국(北國), 남국(南國)을 돌며 모험을 하고, 훗날 왕이 되어 모든 나라들과 평화를 맺는다는 내용의 민담(民譚)이다.

김례삼[남, 1913~2005, 함경남도 북청읍 출생, 1953년 흑룡강성 목릉현(현 목단강시) 이주]이 채록한 자료로 그의 첫 번째 자료집인 『천도복숭아』[연변인민출판사, 1963]에 수록되어 있다. 이후 2007년에 연변대학 조선 문학 연구소에서 『정길운·김례삼 채록 민담집』[연세 대학교 국학 총서 73, 중국 조선 민족 문학대계 27]을 발간했는데, 이 자료집에도 동일한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옛날에 동국, 서국, 북국, 남국이 있었다. 서국, 북국, 남국 사람들은 이웃나라에 몰래 숨어들어 도둑질을 잘 했다. 어느 날, 동국의 궁성 안에서 천도복숭아가 없어졌다. 임금은 대노하여 맏왕자에게 도적을 붙잡아오라 했다. 그러나 맏왕자는 술만 마시다가 도리어 또 남은 천도복숭아마저 도둑맞았다.

임금은 둘째 왕자에게 마지막 남은 천도복숭아를 지키라 명했다. 둘째 왕자가 천도복숭아 나무 근처에서 지켜보니, 새벽녘에 서국에서 날아온 금닭 한 마리가 복숭아를 물어가는 것이었다. 이에 둘째 왕자는 서국으로 향했다. 그런데 여우가 나타나 ‘천도복숭아는 가져오되 금닭은 절대 보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둘째 왕자는 무심결에 금닭을 보는 바람에 금닭이 울어 붙잡혔다.

서국의 임금은 남국에서 천리마를 찾아오면 살려주겠노라고 했다. 둘째 왕자는 남국으로 향했다. 그런데 또 여우가 나타나 ‘천리마는 데려오되 안장은 놓고 오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둘째 왕자는 안장 위에 올라탔다. 그러자 천리마가 요동치는 바람에 붙잡혔다.

남국의 임금은 북극에서 자신의 공주를 데려오면 살려주겠노라고 했다. 둘째 왕자는 북극으로 향했다. 그런데 또 여우가 나타나 ‘공주는 데려오되 앵무새는 놓고 오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둘째 왕자는 공주가 앵무새를 아끼는 것을 알고 함께 데려오다가 앵무새가 우는 바람에 붙잡혔다.

북국의 임금은 궁성의 앞산을 옮겨 겨울을 더욱 길게 하면 살려주겠노라고 했다. 이때 여우가 나타나 앞산을 옮겨주며, 자신은 옥황상제의 셋째 아들로 상제에게 죄를 지어 인간세상에 내려왔으며, 선덕을 쌓아 이제 승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은바늘을 주며 위험한 때 사용하라 했다. 둘째 왕자는 공주, 앵무새, 천리마, 금닭, 천도복숭아를 모두 선물로 받아 돌아왔다.

이때 맏왕자가 둘째 왕자를 강물에 빠뜨리고 자신이 모든 것을 차지하려 했다. 둘째 왕자가 은바늘을 던지니 번개가 되어 맏왕자에게 내리쳤다. 이후 둘째 왕자는 새 왕이 되어 이웃나라와 화목하게 살았다.

「천도복숭아」의 모티브는 ‘동국 왕자의 모험’이다. 동국의 왕자가 천도복숭아를 찾아 서국, 남국, 북국에서 모험하고, 훗날 왕이 되어 서국, 남국, 북극과 평화롭게 살았다는 민담이다. 모험[여행]이 인간을 한층 성장시킨다는 것을 이야기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정길운·김례삼 채록 민담집』(연변대학 조선 문학 연구소, 2007)
• 『한국 구비문학 대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
• 『한국 민속 문학 사전: 설화편』(국립 민속 박물관, 2012)
• 김례삼, 『천도복숭아』(연변인민출판사, 1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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