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민족문화대전

정길운[중국 민간 문예가협회 연변 분회 주석 역임]이 ‘항일 유격 대원들의 신출귀몰한 행적’을 채록한 한인 야사.

「올가미전투」는 일제 강점기 때 연길현 개산둔[현 용정시 개산둔]에서 항일 유격 대원들이 위만군 보안군을 급습한 사건을 바탕으로 꾸민 야사(野史)이다. 항일 유격 대원들의 지기와 신출귀몰한 급습 등이 잘 그려지고 있다. 한편 여기서 '올가미'는 지명이 아니라, 항일 유격대원이 소몰이꾼으로 위장하기 위해 손에 거머쥔 '소 고삐'를 일컫는다.

정길운[남, 1919~1991, 충청북도 영동군 출생, 1943년 길림성 연길현(현 용정시) 이주, 중국 민간 문예가 협회 연변 분회 주석 역임]이 채록한 자료로 한인의 구비 설화집인 『백일홍』[연변인민출판사, 1979]에 수록되어 있다. 이후 2007년에 연변대학 조선 문학 연구소에서 『정길운·김례삼 채록 민담집』[연세 대학교 국학 총서 73, 중국 조선 민족 문학 대계 27]을 발간했는데, 이 자료집에도 동일한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연길현 개산둔에서 도문강을 따라 30여 리를 올라가면 ‘호청개’라는 곳이 있다. 일제 강점기 때, 호청개에는 위만군보안단 한 개 중대가 주둔하고 있었다. 명분은 보안이었지만, 항일군을 색출하는 것이 주요 임무였다.

어느 해 가을, 두 사람이 위만군 보안단 병영문 입구에서 보초병에게 들어가기를 청했다. 모두 화전민 차림이었는데, 한 사람의 손에 소 고삐가 쥐어져 있었다. 두 사람은 이곳저곳을 두루 다니며 보안대장을 찾았다. 그러는 사이에 어느 곳에 무기를 보관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두 사람은 보안단장을 만나, "소를 풀어놓고 풀을 뜯기는데 갑자기 소고삐만 남아 있으니 소를 찾아달라."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보안대장은 귀찮다며 강제로 내보냈다.

그 날 밤, 한 무리의 항일 유격 대원들이 보안단을 급습했다. 무기도 탈취했다. 그리고 한 사람이 보안 단장에게 총을 겨누며, ‘농님의 소도 찾아주지 못하는 놈이 어찌 백성들의 보안을 책임질 수 있겠는가’며 사살했다. 그는 항일 유격 대장이었다. 이때 인근의 다른 일본군 병영에서 보안단이 급습을 받았다는 전갈을 받고 긴급 출동했다. 그러나 항일 유격 대원들을 잡을 수 없었다. 사람들은 항일유격대원들의 발자국이 갑자기 끊긴 것을 보고, 이들이 신출귀몰한 축지법을 사용한다고 믿었다.

「올가미전투」의 모티브는 ‘항일 유격 대원의 소몰이꾼 분장과 위만군 보안단 급습’이다. 동북 항일 연군(東北抗日聯軍)은 1936년에 중국 공산당의 지도 아래 만주지역의 모든 항일 무장 운동 세력을 통합하여 조직한 항일 투쟁 단체로서 게릴라 전투를 통해 큰 공적을 세웠다. 이 작품을 통해서도 당시 동북 항일 연군의 위장술이 얼마나 뛰어났는지, 게릴라 전투에 얼마나 능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 『정길운·김례삼 채록 민담집』(연변대학 조선 문학 연구소, 2007)
• 『한국 구비문학 대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
• 『한국 민속 문학 사전: 설화편』(국립 민속 박물관, 2012)
• 연변대학 조선 문학 연구소, 『황구연 민담집』보고사, 2007
• 정길운, 『백일홍』(연변인민출판사, 1979)

• 동북 항일 연군
• 설화
• 용정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