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민족문화대전

황구연[조선족 민담 구연 예술가]이 ‘금강산 산신으로 화한 나무꾼의 사연’을 구연한 설화.

「금강산신선이 된 나무꾼 총각」은 금강산 산신으로 화한 나무꾼의 사연을 설명하는 민담(民譚)이다. 사슴의 조력(助力)으로 선녀와 결혼하고, 결국에는 옥황상제의 명을 받아 금강산 산신이 되었다는 내용으로 전개되고 있다.

황구연[남, 1909~1987년, 경기도 양주군 출생, 1937년 길림성 연길현[현 용정시] 이주]의 구연 작품으로 그의 두 번째 자료집인 『파경노』(1989, 민족 출판사)에 수록되어 있다. 이후 2007년에 연변대학 조선 문학 연구소에서 『황구연 민담집』(연세 대학교 국학 총서 73, 중국 조선 민족 문학 대계 24)을 발간했는데, 이 자료집에도 동일한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옛날 금강산 자락의 한 마을에 나무꾼이 살았다. 하루는 나무를 베고 있는데, 어린 사슴이 달려와 사냥꾼으로부터 쫓기고 있으니 자신을 숨겨 달라고 했다. 나무꾼은 어린 사슴이 가여워 사냥꾼으로부터 몸을 숨겨주었다.

어린 사슴은 은혜를 갚겠노라며, 7월 초사흗날 남쪽 푸른 늪에 팔선녀가 목욕을 하러 내려오니, 선녀 옷 한 벌을 숨기면 그 중 한 선녀와 결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나무꾼은 사슴의 말을 따랐고, 그 중 한 선녀와 결혼하여 아들 셋을 낳았다.

그러던 어느 날, 선녀가 우연히 선녀 옷을 찾아 하늘로 올라갔다. 나무꾼과 세 아들은 망연자실했다. 이때 다시 사슴이 나타나 방법을 일러주었다. 푸른 늪가에서 나무꾼은 ‘부인’을, 세 아들은 ‘어머니’를 세 번 목 놓아 부르면 선녀가 내려올 것이라고 했다. 나무꾼과 세 아들은 사슴이 시킨 대로 했다. 그랬더니 선녀가 내려와 나무꾼과 세 아들을 데리고 하늘로 올라갔다.

나무꾼은 옥황상제의 부름을 받았다. 나무꾼은 선녀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옥황상제에게 고했다. 옥황상제는 나무꾼의 지순한 마음을 알고 선녀를 데리고 금강산으로 내려가 살라고 했다. 이후 나무꾼은 ‘금강산을 지키는 산신’이 되었다.

「금강산신선이 된 나무군총각」의 모티프는 ‘나무꾼과 선녀의 결혼’이다. 이 작품은 금강산을 주요 배경으로 삼고 있는 ‘선녀와 나무꾼’ 설화의 변이형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나무꾼의 사슴 구명, 나무꾼과 선녀의 결혼, 선녀의 승천 등 ‘선녀와 나무꾼’ 설화의 이야기 구조를 그대로 취하고 있지만, 옥황상제의 명으로 나무꾼이 금강산 산신으로 좌정한다는 것은 색다르다.

‘아내를 사랑하는 나무꾼의 마음’을 ‘인간을 사랑하는 나무꾼의 마음’으로 확대하여 그를 산신으로 좌정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안정적인 삶을 기하려 한 전승자들의 열망이 원형을 변이시킨 것이라 할 수 있다.

• 한국학중앙연구원,『한국 구비 문학 대계:설화편』(역락, 1980)
• 황구연,『천생 배필』(연변인민출판사, 1986)
• 연변대학 조선문학연구소,『황구연 민담집』(도서출판 보고사, 2007)
• 『한국 민속 문학 사전: 설화편』(국립 민속 박물관,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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