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민족문화대전

황구연[조선족 민담 구연 예술가]이 구연한 ‘심청전’ 설화.

박창묵, 황상박이 채록한 황구연[남, 1909~1987년, 경기도 양주군 출생, 1937년 길림성 연길현[현 용정시] 이주]의 구연 작품으로 『황구연 전집』(김재권, 연변인민출판사, 2007) 중 제8권 “어린이 이야기” 편에 수록되어 있다.

옛날, 심현이 부인 정씨와 살았다. 혈육이 없어 걱정했는데 신기한 꿈을 꾸고 심청을 낳았다. 청이 3세가 되는 해에 정씨는 세상을 떠났고, 심현은 맹인이 되었다. 심청은 7, 8세부터 아버지를 봉양했다. 심청이가 13세 되던 해 어느 날, 청이가 장자집의 방아를 찧어주고 늦어지자 심공이 혼자 나가다가 구렁에 빠졌다. 이때 명월산 운심동 개법당의 화주승이 그를 구해주고 공양미 300석을 시주하면 장래에 부녀 영화를 보리라 했다. 이 말을 들은 심공은 전후사를 생각하지 않고 신심을 발하여 시주를 서약했다. 남몰래 고민하는 아버지의 사정을 알게 된 심청은 천지신명께 지성으로 빌었다. 얼마 후, 뱃사람들이 산 사람으로 제사하려고 티 없는 처녀를 사러 다녔다. 심청은 수중고혼이 되기로 결심하고 기꺼이 몸을 팔아 백미 300석을 부처님께 바쳤다. 그러나 심청은 동해용왕의 시녀들에게 구조되어 용궁으로 인도되었다. 심청은 회생약을 먹고 깨어나 자신이 전생에 동해 용녀였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간의 모든 괴로움도 석가세존의 시험이었음도 알았다. 심청은 꽃 속에서 나와 마침내 왕후가 되어 자비와 선정을 베풀도록 왕을 돕고 아버지를 찾기 위하여 맹인잔치를 열었다. 맹인잔치 마지막 날 말석에 앉았던 심공은 죽었던 딸을 만날 수 있었고, 그 딸이 왕후가 되었다는 말에 눈을 떴다.

「효녀 심청」의 모티브는 ‘심청의 인신공희와 심봉사의 개안’이다. 이 작품은 비록 한인 사회에서 채록된 “효녀 심청”이지만, 우리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내용과 전혀 다르지 않다. 동일한 판소리계 작품이지만, 『황구연 전집』제1권 장편이야기에 수록되어 있는 “춘향전”과 제9권 동식물이야기에 수록되어 있는 “토끼전”과 다른 양상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춘향전”과 “토끼전”은 지배층의 권력에 맞서 민중들이 투쟁을 벌이는 내용을 부각시킬 수 있었던 반면, “심청전”은 그러한 투쟁을 통한 인민성을 확보할 수 없었던 데 따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 『한국 구비문학 대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
• 『한국 민속 문학 사전: 설화편』(국립 민속 박물관, 2012)
• 김재권, 『황구연 전집』(연변인민출판사, 2007)
• 연변대학 조선 문학 연구소, 『황구연 민담집』(보고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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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 왕' 황구연과 민간 문예가 김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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