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민족문화대전

황구연[조선족 민담 구연 예술가]이 ‘염서방의 선행과 경사’를 구연한 설화.

「염서방의 여경」은 평소 정직하고 강직한 성품으로 남들에게 선행을 베풀던 염서방이 위기의 상황에 닥쳐 오히려 경사스러운 일을 맞이했다는 것을 설명하는 민담(民譚)이다.

박창묵, 황상박이 채록한 황구연[남, 1909~1987년, 경기도 양주군 출생, 1937년 길림성 연길현[현 용정시] 이주]의 구연 작품으로 『황구연 전집』(김재권, 연변인민출판사, 2007) 중 제6권 “사랑 이야기” 편에 수록되어 있다.

옛날, 영의정 허정대감은 청지기 염서방이 보자기에 무엇을 싸들고 오는 것을 보았다. 허정대감이 그것이 무엇인지 묻자, 염서방은 은전 6백 냥이 든 보자기인데 길에서 주었다며 주인을 찾아주겠다고 했다. 염서방은 며칠 간 주인을 찾고자 노력했으나 허사였다. 그럴 즈음에 허정대감이 병조판서 김대감 댁의 강서방이 말을 한 필 구하려고 6백 냥을 들고 나갔다가 잃어버렸다고 하니 그 집으로 가보라고 했다. 염서방은 곧바로 병조판서 댁으로 향했다. 한편 강서방은 돈일 잃어버리고 식음을 전폐하다가 목을 매어 자결하려고 했다. 이때 염서방이 돈을 찾아주니 그야말로 생명의 은인일 수밖에 없었다. 이에 강서방의 14살 난 딸이 염서방에게 몸을 바치고자 했다. 그러나 염서방은 좋은 배필을 만나 가정을 꾸리라고 덕담을 건넸다.

몇 해 후, 염서방의 아내가 불치병에 걸려 죽었다. 또 허정대감은 역적으로 몰렸다. 허정대감은 염서방을 불러 노잣돈을 건네며 피신하라 당부했다. 염서방은 홀로 유랑생활을 했다. 그렇게 몇 해가 흐른 뒤, 염서방이 한 대가집에 들러 하룻밤 묵을 것을 청했다. 그러자 30대 여인이 염서방을 반갑게 맞이했다. 여인은 염서방을 안방으로 들인 후 큰절을 올렸다. 여인은 염서방에게 자신이 강서방의 딸이라 고백했다. 그러면서 허정대감 댁이 몰락한 이후 무명 장사로 크게 돈을 벌고, 줄곧 염서방을 기다리고 있었노라고 했다. 염서방은 여인과 재혼하여 백년해로했다.

「렴서방의 여경」의 모티브는 ‘염서방의 인간애’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명심보감(明心寶鑑)』에 “적선지가(積善之家) 필유여경(必有餘慶)”이라는 글귀가 있다. ‘선을 베풀면 반드시 경사를 맞이한다’는 뜻이다. 이 작품의 내용을 대변하는 글귀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에서 염서방은 강서방이 잃어버린 은전 6백 냥을 찾아줌으로써 그의 생명을 구한다. 염서방이 뜻하지 않게 화를 입고 유랑생활을 할 때에는 강서방의 딸이 염서방을 받아들인다. 인간성이 파괴되어 가는 오늘날 세태 속에서 다시금 ‘인간애란 무엇인지’ 돌이켜보게 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 『한국 구비문학 대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
• 『한국 민속 문학 사전: 설화편』(국립 민속 박물관, 2012)
• 김재권, 『황구연 전집』(연변인민출판사, 2007)
• 연변대학 조선 문학 연구소, 『황구연 민담집』(보고사, 2007)

• 설화
• '이야기 왕' 황구연과 민간 문예가 김재권
• 황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