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민족문화대전

황구연[조선족 민담 구연 예술가]이 ‘김만중 어머니 윤씨의 자식 교육’을 구연한 설화.

「회초리」는 유복자로 태어난 김만중(金萬重: 1637∼1692년)을 어머니 윤씨가 혹독하게 훈육했음을 설명하는 인물 전설(人物傳說)이다. 김만중이 어릴 적에 글공부를 등한시하자, 어머니 윤씨가 회초리에 아버지의 넋이 담겼다고 이르고는 그것으로써 매질을 가했다는 내용으로 전개되고 있다.

박창묵, 황상박이 채록한 황구연[남, 1909~1987년, 경기도 양주군 출생, 1937년 길림성 연길현[현 용정시] 이주]의 구연 작품으로 『황구연 전집』(김재권, 연변인민출판사, 2007) 중 제8권 “어린이 이야기” 편에 수록되어 있다.

김만중이 6살 나던 어느 날, 동무들과 놀다가 해가 저물어져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어머니는 엄한 표정으로 김만중을 앉혀놓고, ‘서당에서 배운 것을 다 익히고 동무들과 놀았느냐’며 물었다. 김만중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했다. 어머니는 회초리를 가져와 김만중의 종아리를 사정없이 휘갈겼다. 김만중은 모처럼 동무들과 놀았다고 이렇게 종아리를 치는 어머니가 야속하여 ‘아버지도 없는데 왜 이렇게 때리냐’며 불만을 토해냈다. 그러자 어머니는 ‘이 회초리가 너의 아버지다’며 더욱 회초리질을 했다. 이후로 김만중은 회초리에 아버지의 넋이 담겨 있다고 믿고, 회초리를 늘 가까이 두고 글공부에 전념했다. 어머니의 말도 어기는 일이 없었다.

「회초리」의 모티브는 ‘김만중의 유년시절과 어머니 윤씨의 훈육’이다. 『황구연전집』제3권 “력사 이야기” 편에는 「김만중의 사씨남정기와 구운몽」이라는 작품이 있다. 김만중이 유배생활을 하는 동안에 〈사씨남정기〉와 〈구운몽〉을 집필했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자는 조선의 일부다처제가 빚었던 처첩 간의 갈등을 그리고 있으며, 후자는 어머니 윤씨를 위해 지극히 낭만적인 염정(艶情)을 그리고 있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김만중의 유년시절에 초점을 맞추고, 어머니 윤씨가 죽은 지아비를 대신하여 김만중을 매우 엄하게 훈육하고 있다. 결국 두 작품을 통해, 김만중이 어떻게 성장했으며, 또 유배지에서조차 어머니를 위하는 마음이 얼마나 지극했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 『한국 구비문학 대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
• 『한국 민속 문학 사전: 설화편』(국립 민속 박물관, 2012)
• 김재권, 『황구연 전집』(연변인민출판사, 2007)
• 연변대학 조선 문학 연구소, 『황구연 민담집』(보고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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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 왕' 황구연과 민간 문예가 김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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