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민족문화대전

황구연[조선족 민담 구연 예술가]이 ‘기생 향심의 의연한 태도’를 구연한 설화.

「질투 많은 승지의 처와 평양 기생」은 ‘향심(香心)’이라는 기생이 의연한 태도로 질투심 많은 승지의 아내를 굴복시켰다는 것을 설명하는 인물 전설(人物傳說)이다.

박창묵, 황상박이 채록한 황구연[남, 1909~1987년, 경기도 양주군 출생, 1937년 길림성 연길현[현 용정시] 이주]의 구연 작품으로 『황구연 전집』(김재권, 연변인민출판사, 2007) 중 제3권 “력사 이야기” 편에 수록되어 있다.

승지(承旨) 태억의 아내 심씨는 질투심이 많았다. 태억은 여느 대감들이 첩을 거느리는 데 반해, 아내의 질투심 때문에 다른 여자는 거들떠보지 못했다. 어느 날, 태억이 임금의 명을 받고 동생 태구가 감사로 부임해 있는 평안감영으로 향했다. 태구는 태억를 위해 향심이라는 기생으로 하여금 수청을 들게 했다. 그러나 이 사실을 태억의 아내 심씨가 알았다. 심씨는 그 길로 평안감영으로 달려왔다. 태구는 형수가 왔다는 말에 놀라 비장을 시켜 융숭케 대접하게 하고 대동강의 절경을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그 사이 향심을 불러 다른 곳에 숨어 있으라고 했다. 그러나 향심은 방도가 있다며 거절했다. 그리고는 더욱 곱게 꾸미고 오히려 심씨를 만나러 갔다. 심씨는 향심의 아리따운 모습을 보자 잠시 넋이 나갔다. 이에 심씨는 ‘내 남편이 너를 보지 못하면 병이 날 듯하니 잘 모시도록 하라’며 말머리를 돌렸다. 태억은 형수가 돌아갔다는 말을 듣고 향심을 불러 자초지종을 물었다. 그러자 향심은 ‘자신보다 나은 여자가 남편을 섬긴다는 것을 직접 알게 해주었다’고 했다. 감사와 관원들은 향심의 의연한 태도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질투 많은 승지의 처와 평양기생」의 모티브는 ‘기생 향심의 의연한 태도’이다. 이 작품은 향심이라는 기생이 자신을 처단하려고 달려 온 승지의 아내를 오히려 먼저 청하여 미모와 예의로써 감복시켰다는 내용으로 전개되고 있다. 비록 기생이지만, 인간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승지의 아내를 감복시켰다는 것을 통해 향심의 통찰과 지략을 짐작할 수 있다.

• 『한국 구비문학 대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
• 『한국 민속 문학 사전: 설화편』(국립 민속 박물관, 2012)
• 김재권, 『황구연 전집』(연변인민출판사, 2007)
• 연변대학 조선 문학 연구소, 『황구연 민담집』(보고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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