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민족문화대전

황구연[조선족 민담 구연 예술가]이 ‘효부종(孝婦鍾)의 발견 내력’을 구연한 설화.

「효부종」은 어느 부부의 지극한 효성에 감동하여 하늘이 금종(金鐘)을 내렸다는 것을 설명하는 인물 전설(人物傳說)이다. 어느 부부가 노모를 봉양하고자 어렵사리 제 자식을 매장하려 할 때, 땅을 파자 그 속에 하늘이 내린 금종이 있었다는 내용으로 전개되고 있다.

박창묵, 황상박이 채록한 황구연[남, 1909~1987년, 경기도 양주군 출생, 1937년 길림성 연길현[현 용정시] 이주]의 구연 작품으로 『황구연 전집』(김재권, 연변인민출판사, 2007) 중 제6권 “사랑 이야기” 편에 수록되어 있다.

옛날, 젊은 부부가 노모를 모시고 살았다. 비록 가난했지만, 부부는 노모를 성심껏 모셨다. 그런데 부부의 어린 아이가 철이 없어 제 할머니 곁을 떠나지 않고 늘 곁에서 제 할머니의 밥을 먹었다. 할머니는 어린 손자가 마냥 귀여워 자신이 야위어가는 줄도 모르고 먹을 것이 생기면 손자의 입에 넣어주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노모가 기력이 떨어져 일어나지 못했다. 부부는 어린 아이를 남의 집에 보내려 했으나, 어느 누구 맡아줄 사람이 없었다. 하여 모질게 마음먹고 아이를 생매장하기로 결정했다. 부부는 삽과 곡괭이를 챙겨 어린 아이를 들쳐 업고 산으로 향했다. 어린 아이는 아무 것도 모른 체, 그 길이 소풍 가는 길인 줄 알고 즐거워했다. 부부는 한곳에 이르러 푸른 소나무의 기운이 범상치 않음을 느끼고 그 밑에 아이를 묻기로 했다. 그런데 한참 땅을 파자 물동이만한 크기의 누런 종(鐘)이 나왔다. 부부는 마을 존장(尊長)에게 그 종이 어떤 종인지 여쭈었다. 존장은 지극한 효성에 감동하여 하늘이 내린 금종(金鐘)일 것이라며, 장정들을 데려와 금종을 마을로 갖고 왔다. 그리고 종을 쳐보니 옥쟁반에 구슬이 굴러가는 듯한 소리가 났다. 그런데 그 소리가 마을에 울려 퍼지자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순해졌다. 이 소식을 접한 왕이 종을 궁궐로 들여 “효부종(孝婦鍾)”이라고 했다. 그리고 아침저녁으로 종을 치자 온 나라에 평화가 이어졌다.

「효부종」의 모티브는 ‘부부의 효성과 아들의 매장’이다. 이 작품은 다만 제목을 “효부종(孝婦鍾)”으로 바꾸었을 뿐 『삼국유사(三國遺事)』권5 「孝善」편에 수록되어 있는 “손순매아(遜順埋兒)” 설화의 내용을 그대로 수용하고 있다. 고기록의 관련 내용을 바탕으로 구연, 채록, 정리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

• 『한국 구비문학 대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
• 『한국 민속 문학 사전: 설화편』(국립 민속 박물관, 2012)
• 김재권, 『황구연 전집』(연변인민출판사, 2007)
• 연변대학 조선 문학 연구소, 『황구연 민담집』(보고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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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 왕' 황구연과 민간 문예가 김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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