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자 | 朝鮮人의 敎育熱과 現在 朝鮮族들의 私敎育 熱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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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야 | 문화·교육/교육 |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
| 지역 | 길림성 흑룡강성 요령성 |
| 시대 | 현대/현대 |
| 성격 | 교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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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조선족] 사회에서 자녀 교육에 힘써온 현상과 사교육 현황 및 문제점과 대책.
한인들은 중국으로 이주할 때부터 교육열이 높았다. 그 노력으로 중국 소수 민족 가운데서 가장 소질이 높은 민족으로 인정받고 있다. 한인[조선족]의 교육 보급률 또한 소수 민족 가운데 제일이다. 한인[조선족]은 교육열이 높은 동시에 또 사교육에 대한 애착 또한 대단하다. 한인[조선족]이 있는 곳이면 교육기관이 생기고 그러한 교육 기관은 매우 다양하다. 이는 교육에 대한 애착과 강한 수용 능력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한민족의 교육 열기는 예나 지금이나, 그리고 어디서나 높다. 북간도에 이주한 조선인에게 있어 교육에 대한 열망과 노력은 생계와 동등할 정도로 중요한 것이었다. 조선인들이 만주로 이주를 결심한 것도 어쩌면 후대들에게 보다 나은 삶의 터전을 마련해주기 위한 것일 것이다.
이주 조선인들은 북간도에 정착할 때 대개 마을을 이루어 모여 살았다. 그들은 이주민 십 수 호만 되어도 서당을 꾸려 자녀들을 교육시킬 정도로 교육열이 높았다. 사실 조선의 경우에도 과거시험을 봐서 신분 상승의 꿈을 가지고 교육을 시킨 출사의 목표가 있었다. 그러나 북간도의 경우 출사는 아니었다. 그곳은 교육을 통해 새로운 삶을 취득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지 않았다. 그들에게 있어 교육이라는 것은 이미 습관화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후대들이 본인들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다는 말이 되겠다.
조선인들의 이주 초기 교육열은 단 한순간도 식은 적이 없었다. 그것은 중화인민공화국이 들어서고 이주 조선인들이 공식적으로 중국의 국적을 취득한 이후에도 이는 변함없었다. 마을마다 학교를 설립하였고 마을 이름을 따서 학교 이름으로 하였던 것이다. 그러한 상황은 1990년대까지도 계속되었다. 대표적으로 청도 지역에는 개혁개방 이후 많은 한인[조선족]들이 모였는데, 어느 정도 안착되자 곧 학교가 설립되었다. 한인[조선족]의 이와 같은 교육열을 어떻게 봐야 할까?
지금도 중국의 한인[조선족]은 자녀 교육을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심지어 아이들을 조부모 곁에 두고 한국 등으로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것도 아이들을 교육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더 중요한 것은 한인[조선족]의 교육열은 공교육보다 사교육에서 더욱 뜨겁다는 점이다. 20세기 초 조선인들이 갓 만주에 이주하여 조선인 사회가 이루어졌을 때도 조선인들은 서당이나 사립학교 형식의 사교육을 통해 자녀를 교육시켰다. 지금도 한인[조선족]은 학교 교육뿐만 아니라 사교육에 대한 애착이 매우 높다.
조선인이 만주로 본격적인 이주를 시작한 것은 대략 19세기 중반 무렵이다. 물론 그 이전에도 조선인들의 두만강과 압록강 월강 현상은 자주 있어 왔고 그것에 대한 관리나 조치 및 기록을 『조선 왕조 실록』에서 허다하게 찾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이주는 대부분 소규모 내지는 일부 개인적인 행위에 불과하며 정작 19세기 중반에 들어 조선인들의 대거 이주가 시작되었다. 조선인들의 이주는 다음과 같은 네 시기로 구분된다. 이는 1920년대 이전 간도 조선인 사회 형성까지이다.
제1기는 함경북도 지역의 기사년[1869년] 흉년으로 백성들이 도저히 방법이 없어 대거 월강을 시작한 시기이다. 제2기는 지속적인 이주를 하고 있는 조선인에 대해 청에서 더 이상 막지 않고 월간국을 설치하여 차지 양민설(借地養民說)을 실천에 옮긴 때이다. 이 시기 조선인들은 간도의 땅을 개간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질 수 있었기 때문에 보다 더욱 활발히 이주를 했다. 제3기는 백두산 정계비로 인해 감계(勘界) 문제가 제시되면서 함경도 사람들이 간도에 대한 신념을 가지고 이주를 한 시기이다. 제4기는 한일 강제 병합 이후 광복의 염원을 실현하고자 이주한 시기이다, 이때에는 일제의 무단 통치를 이기지 못하고 그들의 신복(臣服)이 되는 것을 수치로 여긴 사람들의 이주가 끊이지 않았다. 그리하여 해란강(海蘭江), 부르하통하, 가야하[嘎呀河]의 삼대 하천을 중심으로 토지 매득권(土地買得權)까지 얻어서 도처에 촌락을 형성하고 시가를 형성하여 1920년 무렵에는 60만 이상의 조선인 인구가 있게 되었다.
조선인들은 이주 정착과 거의 동시에 후대 교육에 대하 고민하기 시작할 만큼 교육열을 보인다. 조그마한 마을이라도 서당이 생길 정도로 무릇 간도 조선인 집거 촌락이면 자녀교육을 꾀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당대 북간도 서당의 유형은 다음과 같다. 하나는 훈장 개인이 경영한 서당이다. 훈장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서당을 개설하고 학생을 가르치는 경우이다. 이 경우 보통 훈장이 학문에 대한 조예가 깊기 때문에 사서 삼경까지도 가르칠 수 있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간도의 경우 이러한 서당은 그리 많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둘째는 가정 자체 설립 서당이다. 이는 생활이 비교적 부유한 가정에서 자기 자녀나 또는 친척 자제들을 모아놓고 가르치는 경우이다. 간혹 동리의 이웃 자녀들에게 무상 교육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서당의 교사 역시 자질이 괜찮은 편이었는데 이 서당의 경우 학생이 그리 많지 않았다.
셋째는 농호 연합 설립 서당이다. 이는 몇 집에서 함께 자녀교육을 위해 연합으로 서당을 설립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는 학부형들이 함께 교사와 그 가족의 생활비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다. 교사의 자질이 일반적으로 그리 높지 못했으며 때론 교사를 청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학부형 중에 한문 지식을 조금 가지고 있는 노인들이 순번제로 돌아가며 강의하기도 하였다.
네 번째는 마을 전설(專設) 서당이다. 이는 촌에서 경영하는 전문 서당으로 이러한 서당은 당시 조선인 집거 촌의 유일한 문화 시설이라 하겠다. 촌민들은 이를 영광으로 생각하였는데 그 영향력이 비교적 컸다. 간도의 경우 이 유형의 서당이 비교적 많았던 것이다.
다섯 번째는 유지 인사의 특설 서당이다. 조선인 유지들 가운데서 특별히 후대의 계몽 교육과 반일 교육을 위해 특별히 서당을 개설한 경우이다. 이러한 서당은 수량이 많지 않았지만 그 영향력은 매우 컸다. 대표적으로 명동학교의 전신이었던 명동의 세 서당을 예로 들 수 있다. 김약연의 규암재, 김하규의 소암재, 남위언의 오룡재가 그것이다.
이와 같은 서당들이 촌마다 적어도 하나씩 있었고 일부 촌에는 두 세 개정도 있었으니 당시 북간도 조선인들의 교육열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이들 서당들은 훗날 1910년대에 들어서면서 개량 서당의 형식으로 간도 조선인 사립학교 설립 운동의 목록에 오르게 되는데 당시 간도에는 조선인 학교 수백 개가 있을 정도였다. 이로 보아 간도 조선인들의 교육에 대한 열정은 그야말로 매우 현실적이고 매우 강렬했던 것이다. 그 교육열은 광복 후에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쳐 한인[조선족]이 중국 소수민족 가운데 교육적 소양이 가장 높은 민족으로 자리매김하는데 매우 큰 영향을 미쳤다.
현대의 한인[조선족]은 교육에 대해 매우 남다른 의식을 가지고 있다. 조선족 마을에서 가장 큰 건물이 학교였다. 1990년대만 하더라도 천여 개에 가까운 학교가 지금은 상당히 적어지긴 했지만 교육에 대한 학부모님들의 열정은 아직도 매우 강렬하다. 또한 그 흔적은 지금도 조선인이 살았던 마을에만 가면 쉽게 옛 학교 건물을 찾아볼 수 있을 정도이다. 학부모들은 자식 교육이라면 이사도 두려워하지 않고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를 실천에 옮기는 정신을 보여준다.
또한 연변조선족자치주 지역의 학원 및 과외 문화를 보면 그 교육 열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의 교육 의식 속에는 자녀들을 반드시 중국에서 잘 적응할 수 있는 아이로 만들기 위한 노력, 자녀들은 자신들처럼 차별을 받지 말았으면 하는 피해 의식을 치유하기 위한 노력, 자녀들은 하나라도 더 가르쳐서 자신보다 더 잘 살게 하기 위한 노력 등 아무튼 한인[조선족]의 머릿속에는 공부를 해야 뭐든 할 수 있고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의식이 뿌리 깊이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외국으로 돈벌이를 나가면서도 자식 교육을 시키기 위해 나간다고 하고, 아이에게는 늘 너를 위해 노력한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있는 것도 한인[조선족] 부모들이다.
그래서 한인[조선족] 학부모들은 자신들의 계획에 따라 아이들에게 다양한 교육을 시키기를 매우 중요시하고 있다. 학교 교육의 경우 학부모님들이 관여하기 어렵고 또 쉽게 변화시키기 어렵겠지만, 사교육의 경우 모든 권한이 학부모에게 있기 때문에 학부모들은 사교육을 통한 자녀 교육에 매우 높은 열정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특히 한인[조선족]이 집거해있는 연변 지역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여기는 학부모님들이 원하는 만큼 사교육 상품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부모님들은 아이가 학교에 가 있는 여덟 시간 외의 시간에는 사교육으로 자녀를 무장시킨다. 이와 같은 학부모들의 사교육 요구는 사교육 시장의 부흥을 가져왔다. 학부모들은 사교육에 대해 두터운 신임을 보이는 반면 사교육의 질을 평가하고 판단하는 능력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연변조선족자치주의 학원들은 크게 두 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다. 한 유형은 주로 학교의 교과목을 지도하고 있는 학원, 예를 들면 학교 과제[숙제] 지도 또는 선행 학습[진도] 위주의 교육 과정을 운영하는 학원이다. 이런 학원들은 대부분 학교 인근에 자리 잡고 있으면서 학생들이 하교할 때 받아서 야간까지 이루어진다. 또한 주말과 방학에는 본격적으로 연장된다.
학교에서 주로 가르치고 있는 기초 교과목을 위주로 가르치되 대부분 학교의 방식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다른 한 유형은 특별 과목 또는 장기 양성 학원이다. 이러한 학원에는 아나운서 양성, 리더십 양성, 논술 지도, 감수성 키우기 등 새로운 영역들을 비롯하여 기존의 영어 학원, 글짓기 학원, 올림픽 수학 학원, 서예 학원, 미술 학원, 음악 학원 등 다양하다. 연변에서 공식적으로 학원을 운영하려면 영업 허가와 동시에 교육국의 허가를 받아야만 한다. 그런데 교육국에서는 공간 면적이 300㎡를 넘어야만 허가증을 발급한다는 규정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 보아 학원의 공식 허가를 받은 학원의 학생 수는 적어도 1백 개 이상, 많으면 1천 개까지 될 정도이다. 연변조선족자치주의 수부인 연길에서 이와 같은 양성 센타 또는 양성원, 심지어 직접 과외 보도 학원이라고 이름을 지은 학원 간판들을 아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 밖에 학원이나 과외 보도반 이외의 명칭으로 교육국의 허가 없이 운영되는 경우도 매우 많다. 혹 ‘독서사’라고 이름을 짓고 학생들에게 글공부를 가르치거나 일부 학원의 경우 그 어떤 허가도 받지 않은 채 개인 가정에서 운영된다는 것이다. 이 경우는 전혀 통계를 낼 수 없는 부분이다.
연변조선족자치주의 경우 유치원 단계와 초등학교 1~3학년 단계는 반드시 학부모가 등하교를 배웅하고 마중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대부분 이렇게 아이들 뒷바라지를 하는 학부모는 직장을 다니지 않는 가족 구성원 가운데 한 사람이므로 아이가 하교하는 시간에 맞춰 학교 대문 근처에 삼삼오오 모여서 하교 시간을 기다린다.
아이들의 하교 시간은 오후 2시 30분에서 3시 40분 사이이다. 이때가 되면 각 학원들에서는 전단지를 돌리느라 정신이 없다. 학생들 하교를 기다리는 학원 선생님들도 그 속에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주변에는 각 학원에서 대기하고 있는 버스들이 무질서하게 기다리고 있다. 학부모님들도 아이를 받자마자 바로 인근의 학원으로 직진한다. 일부 학교 선생님들의 인터뷰 과정에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학부모님들이 오히려 학원 선생님들의 말을 더 신뢰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담임 선생님과 통화할 때 종종 “학원 선생님이 그러는데…”라는 말을 해서 매우 당황하고 서운하다는 것이다. 한인[조선족] 학부모들의 사교육에 대한 신뢰와 열의를 볼 수 있는 사례이다.
연변조선족자치주의 수부인 연길만 보아도 이와 같은 학원은 수백 개가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학원에 대한 정부의 감독이나 후속 조치는 전혀 따르지 못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오로지 공교육에만 관심을 가질 뿐 학원에서 어떻게 하고 있는지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듯하다. 그래서 학원가의 선생님들은 대부분 자격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거나 학교에서 퇴직한 교사들이다.
결국 학원의 교육은 학교 교육의 연장선이 되었다. 학교 교육의 지루함이 학원에까지 연장되어서 아이들로 하여금 마음으로 학습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임무 완성형으로 학습하도록 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효과를 보기 힘들다. 학생들의 실제적인 요구와 학교의 수요 및 가정의 상황을 파악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성적을 위한 또는 과제 위주의 공부를 하기 일쑤다. 그리고 대부분의 학원들이 단순히 경제적 이익만 추구는 경향이 있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학원의 경우에는 아이의 특성을 적게 고려하고 경제적인 목적을 우선으로 경영된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와 같은 학원을 적어도 두 세 곳씩 다니고 있다. 일부 학생들의 경우 한 곳에서 여러 개 과목을 모두 공부하기 때문에 한번 학원에 가면 반나절에서 하루 종일까지도 지내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 경제적 부담이 만만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들은 결사적으로 자녀들을 학원에 보내고 있다.
한인[조선족] 학부모들은 왜 필사적으로 자녀들을 학원에 보내는 것일까? 이것을 우리는 한인[조선족] 학부모들의 교육열이 높다고 봐야 할 것인가? 그렇다면 한인[조선족] 학부모들은 과연 사교육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한인[조선족]의 높은 교육열은 중국에서 인정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그러한 교육열에 대해 성찰을 요구하는 사례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개혁개방과 함께 한인[조선족]은 보금자리를 떠나 도시 진출을 시도하였다. 1990년대 이후부터 해외에까지 진출하게 된 한인[조선족] 성인 세대는 자녀들만을 고향에 남겨두었다. 이로 인해 1980년대 말 1990년대 초부터 한인[조선족] 1세대나 어린이들이 홀로 남겨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도 이때에는 숫자가 그리 많지 않았다. 또 홀로 남겨진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충분한 가족들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괜찮았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한인[조선족]이 대거 타지 진출을 하게 되면서 소년 가장 또는 결손 가정 자녀의 규모가 학교당 60%~80%, 심지어 일부 학급은 90% 이상까지 치닫게 되었다. 이에 학교와 가정에서의 아이들 교육이 비상에 걸리게 되었다. 학교에서 가정에까지 도움의 손길을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학생들에 대한 교육이 매우 어려웠다. 가정에서도 후견인들이 대부분 양쪽 부모가 아닌 편부모나 조부모 또는 친척, 심지어 타인인 관계로 아이들의 가정 과제를 제대로 지도할 수가 없게 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환경에서 다양한 사회 교육 기관 즉 사교육 기관이 속속 등장하게 된다. 점차적으로 후견인은 아이의 생활을, 학교는 아이의 공교육을, 사교육 기관은 아이들의 가정 과제 및 장기 양성 등을 담당하게 되는 사회적 교육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이러한 구도로 볼 때 학부모가 과도하게 사교육에 의지하는 연변조선족자치주 지역의 상황은 학부모들의 교육열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닌 듯하다. 오히려 이는 부모나 후견인들이 스스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사교육 기관에 맞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사교육 기관에 대한 한인[조선족] 학부모들의 생각은 또 어떠한가? 사실 한국이나 중국의 대도시에도 사교육 기관은 매우 많다. 물론 다양한 문제도 따르겠지만 연변조선족자치주의 사교육은 그 나름대로 특징을 갖는다. 교육적인 측면보다 경제적인 측면만을 강조하는 사교육 기관, 자격이 없이 난무하는 사교육 기관, 심지어 교사가 직접 운영하는 사교육 기관 등 그 양상이 다양하고 무질서하고 혼잡한 상태라고 봐야 할 것이다. 따라서 학부모들이 사교육 기관을 선정하는 데에 매우 큰 어려움이 있다. 학부모나 후견인은 자녀들을 위해, 또는 자녀의 입장에서 충분히 검토하고 조사를 할 여유가 없다. 또한 어떤 상황이 자녀에게 가장 적합하고 또 내 자녀가 가장 원하는 학습 환경이 무엇인지 잘 모르고 있다. 대부분 자녀를 출세시키고자 하는 의욕은 가지고 있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자신들의 입장에서, 부모의 위치에서 생각하는 것이지 아이를 위해,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지혜는 상당히 부족해 보인다.
학부모가 아이를 일단 사교육 기관에 맡기기만 하면 그 뒤로는 매우 자유로워진다. 학부모의 입장에서 봤을 때 사교육 기관은 자녀를 맡겨두는 곳 또는 자녀의 공부를 책임져 주는 곳이다. 학부모는 더 이상 자녀 공부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착각을 한다. 그런데 연변에서 운영되고 있는 대부분의 학원의 경우 아이들의 공부를 책임지는 방식이 여전히 과거의 주입식 학습 방법이나 심지어 교육의 원리에 어긋나는 방식의 공부 방법을 많이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아이들에게 문제가 생기거나 심한 경우 학습 장애가 생기기도 하는데 이때도 학부모들은 아이에 대한 관찰이 부족한 탓으로 발견하지 못한다. 그래서 상당히 많은 한인[조선족] 아이들이 심신 건강에 적신호를 보이고 있다. 정작 문제가 터진 다음에야 학부모들은 비로소 조치를 취하기 시작한다. 연변의 경우 현재 어린이 및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심리 상담소 등 기관들이 연길시만 하더라도 무려 1백여 곳이 있다.
한인[조선족] 사회의 교육은 그 자체가 소수 민족 교육이므로 학교 교육이 모든 교육을 다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사교육 기관이 학교 교육의 보조적 역할을 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여기서 가장 중요한 교육자는 역시 아이들의 학부모나 후견인이다. 아이가 바르게 자랄 수 있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으며 출세까지 겸해서 하려면 무엇보다 학부모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그 가운데서도 학부모가 늘 곁에 없는 관계로 그 아이들에게 가장 적합하고 건강하고 또 교육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사교육 기관을 선택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와 같은 의식이 없다면 학부모는 직간접적으로 자기 손으로 자기 자녀를 해치는 모양이 되어 버린다. 적어도 중국 한인[조선족] 사회에서는 이와 같은 사례가 무수하다. 따라서 현재 중국 한인[조선족]의 자녀 양육 태도나 자녀 교육에서의 학부모님들의 교육열이나 교육적 의식은 반드시 재검토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중국에서 한인[조선족] 사회는 육지 속의 섬과 같은 존재로 그리 크지 않다. 한인[조선족] 사회가 중국이라는 커다란 생태 환경 속에서 잘 유지되려면 든든한 교육적 뒷받침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역사적으로 한인[조선족]은 교육을 토대로 성장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그러한 이유에서 한인[조선족] 후대 교육은 학교, 가정과 사회가 공동으로 책임져야 하는 중대한 사안이다. 특히 빈번한 한인[조선족] 성인들의 이동으로 발생하는 가정 교육의 붕괴 현상은 학교와 사회에 더욱 큰 교육적 부담을 주고 있다. 따라서 한인[조선족] 사회에 있어 사교육 기관은 반드시 필요하고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그러한 사교육 기관의 운영에서 과연 얼마나 아이들을 생각하고 교육적인 차원에서 고민을 하느냐 하는 것이다.
사교육 기관 운영의 규범화와 교사 선발의 체계화 및 전문화, 그리고 학원 운영도 경제적 영리보다 교육에 목적을 두는 것과 교육 이론에 대한 이해 등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더불어 정부의 적극적인 제도나 정책의 수립 및 지원 방안 출범, 그리고 규범적인 관리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사교육 기관들은 사회에 대한 신용, 아이들에 대한 기다림과 정성으로 헌신하는 정신이 없다면 이런 교육 기관들은 결코 우리 한인[조선족]의 아이들에게 좋은 미래를 안겨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교육이란 어디까지나 경제적인 활동이라 할지라도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즉 교육이라는 것은 경제와 달리 투입과 산출의 물리적인 주기가 매우 길다는 것이다. 따라서 투입했다고 반드시 즉시 효과를 보는 것이 아니고, 많이 투입했다고 반드시 많이 산출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여기에는 학부모와 학교와 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하는데 학원의 경우 사회의 부분이므로 반드시 그 역할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학부모 또한 반드시 사회교육기관의 역할을 충분히 이해하고 인지하고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야 할 것이다.
날로 치열해지는 사회 경쟁 속에서 자신의 자녀가 남들보다 조금 더 낳은 삶을 살았으면 하는 마음은 세상 모든 학부모들의 공동 염원일 것이다. 특히 한인[조선족]은 오랫동안 교육을 매우 중요시했던 민족의 하나로 그들은 이미 무의식적으로 교육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열정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자녀 교육을 매우 자연스럽고도 당연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러한 이유로 한인[조선족]의 교육은 늘 중국 소수민족 가운데서 가장 으뜸의 위치에 있었다.
하지만 이제 모든 것이 열려있는 세상을 살아가는 아이들은 더욱 많은 위험에 노출되게 마련이다. 학부모는 스스로 자신의 교육관을 점검해봐야 할 필요성이 있고 자신의 교육열이 과도했는지, 자신의 교육방향이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또한 자신이 선택한 사교육 기관이 과연 우리 아이에게 적합한지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볼 필요도 있다. 특히 한인[조선족]은 더욱 그러하다. 학부모가 아이의 교육을 위해 현재 가장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부분이 이것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학부모가 늘 아이 곁에서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은 쉽게 문제에 부딪치게 된다. 그럴 때마다 제대로 된 치유를 거치지 않고 문제가 심화되면 점점 더 위험에 빠지게 된다. 한인[조선족] 사회는 지금 이 시점에서 반드시 부모의 교육열과 사교육의 열풍에 대해 성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