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금기

한자 飮食 禁忌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의례/제
지역 길림성  요령성  
시대 현대/현대
상세정보
성격 민속
정의

부정을 방지하기 위해 특정한 음식을 먹지 못하게 하는 관습.

개설

과거에는 임신에서 출산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면에서 조심을 했다고 한다. 경제 사정이 나빠서 굳이 음식을 가릴 형편도 못 되었지만, 아무리 영양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도 뱀고기는 먹지 않았다고 한다. 출산 후에도 제대로 몸조리를 할 처지가 못 되었으므로 웬만한 몸조리는 생략하였다고 한다. 그럼에도 열악한 환경에서 영아 사망률이 높았기 때문에 이에 대비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금기 사항을 지켰다.

식생활과 관련된 한인들의 금기 풍습은 대체로 임신부의 음식과 행위에 관련된 금기와 제사 음식과 관련된 금기 등이다. 임신을 하게 되면 여러 가지 음식과 행위에 대해서 금기를 하게 된다. 예를 들어 임신부는 거위와 죽은 짐승의 고기는 먹지 않는다고 한다.

그 자리에서 도살을 한 것은 괜찮지만 이미 죽어있는 짐승의 시체는 주워서 먹지 않는다. 그리고 제사는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을 추모하고 기념하는 의식이므로 무엇보다도 정성이 필요하다. 이러한 관념으로부터 임신과 제사에 관련된 여러 가지 금기 풍습이 생기게 되었다. 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임신부의 음식과 행위에 관련된 금기 풍습

* 수탉을 잡아 먹인다. 그러면 아들을 낳는다고 한다.

* 돼지고기를 먹을 수는 있지만 발은 먹지 않는다. 발이나 손이 갈라진다.

* 문어나 낙지, 오징어처럼 뼈 없는 생선이나 해물은 안 먹는다.

* 꼬리 없는 고기는 안 먹는다.

* 가재미를 먹으면 눈깔 병신이 된다.

* 뱀은 절대로 안 된다. 뱀처럼 독한 사람, 악한 사람이 된다.

* 말고기를 먹으면 눈뜨고 자는 아이를 낳는다.

* 칼로 잡은 고기는 먹지만 저절로 죽은 고기는 먹지 않는다.

* 닭고기 껍질을 먹으면 안 된다. 피부가 닭살이 된다. 또는 닭은 젖이 없으므로 산모가 젖이 말라서 아이가 먹을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 말을 부정하는 사람이 많았다. 닭은 영양가가 많아서 먹는 것이며 그렇다면 계란은 왜 먹느냐는 반론을 제기한다.)

* 돼지 머리 고기를 먹으면 병신 아이를 낳는다.

* 임신부가 오리 고기를 먹으면 어린애의 발이 오리발이 되고, 새고기를 먹으면 애기의 손이 조막손이 되며, 토끼고기를 먹으면 언청이를 낳는다고 하였다.

* 임신부가 여러 가지 고기를 한 데 섞어서 만든 요리를 먹으면 어린애가 커서 바람을 피운다.

* 임신부는 깨어지거나 갈라진 바가지 혹은 그릇으로 물을 마시지 않는다. 아이의 오관이 비정상이 된다.

* 임신부는 치마로 물건을 담거나 싸서는 안 된다. 아이가 커서 손과 발이 험하게 된다.

* 임신부는 부엌 아궁이를 들여다보지 않는다. 아이가 장차 눈물을 잘 흘린다.

* 임신부는 소나 말을 맨 줄을 밟거나 타 넘으면 안 된다. 말이나 소는 12개월에 새끼를 낳으므로 아이도 자칫하면 10개월을 넘겨서 낳을 수 있다.

이상의 금기는 제보자들이 어렸을 때 기독교 집안이었어도 지켰다고 한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대부분 사라졌다. 그래도 뱀, 말, 오리, 토끼고기 등을 기피하는 습관은 남아 있다.

② 제사 음식과 관련된 금기 풍습

* 제사에 오르는 음식은 청결해야 한다. 머리카락이 들면 뱀이 있다고 해서 귀신이 안 온다. 그래서 제수 장만 때는 머리를 수건으로 싼다.

* 미꾸라지와 메기와 같이 비늘이 없는 생선은 올리지 않는다. 잉어는 비늘이 있지만 수염을 가진 것이므로 용과 같아서 제사에 올릴 수 없다.

* 개고기는 제사상에 올릴 수 있다. 단, 목을 졸라서 죽인 개고기는 안 된다.(목을 매달아서 잡은 개는 피가 속에 떨어져서 고기가 불결하다고 한다. 그래서 제사에 쓸 개고기는 개의 사지 동맥을 끊어서 피를 완전히 뽑아내는 방법을 써서 준비한다.)

* 생선 이름에 ‘치’와 ‘어’자가 들어간 갈치, 꽁치, 멸치, 삼치, 붕어, 송어, 잉어 등은 제상에 올리지 못한다. 그것은 ‘치(治)’와 ‘어(御)’의 뜻이 “임금을 다스린다”는 대역무도한 죄가 되므로 금기하게 된 봉건 노예 사상의 산물이라고 설명한다.

* 집안에서 제사를 지낼 때 빨랫줄이나 망 등을 치워야 한다. 그런 것이 있으면 영혼이 그것을 올가미로 여기고 집안으로 들어오지 않는다고 한다.

* 파, 고추, 마늘 등을 쓰지 않는다.(그러나 실제로는 김치를 제사상에 놓는다.)

* 과일 중 복숭아는 제상에 올리지 않는다. 복숭아나무가 요사스러운 기운을 몰아내고 귀신을 쫓는 힘이 있어 신령이 복숭아를 보면 집안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믿었다.

* 고사리를 제상에 올리지 않는다. 고사리는 외대로 자라기 때문에 그것을 제사 음식으로 놓으면 자손이 번성하지 못한다고 한다..

* 제사 음식은 짜거나 맵거나 현란한 색깔을 피하는 것이 원칙이다.

현황

근래에는 임신 자체가 드물어서 금기니 의례니 하는 것이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고, 또한 임신이 되면 보건원이 있어서 정기적으로 진료를 해주기 때문에 별다른 금기 사항이 없다고 한다. 예를 들면, 닭고기는 영양가가 많기 때문에 껍질만 빼고 먹으면 되고, 날계란을 먹으면 아이가 쑥쑥 미끄럽게 잘나온다고 믿는 것처럼 음식에 대한 금기를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었다.

참고문헌
  • 국립 민속 박물관,『중국 요령성 한인 동포의 생활 문화』 (국립 민속 박물관, 1997)
  • 국립 민속 박물관,『중국 길림성 한인 동포의 생활 문화』 (국립 민속 박물관,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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