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민족문화대전

19세기 말 청 정부에서 북간도의 한인들에게 만주족처럼 머리를 깎고 만주족의 옷을 입으라고 강요한 민족 동화 정책.

만주족은 청국을 건국한 후 명의 관리와 백성들에게 만주족의 풍습을 강요하였다. 대표적인 사례가 치발 역복이었는데, “머리를 남기려면 머리털을 남기지 말고 머리털을 남기려면 머리를 남기지 말라”는 무시무시한 동화 정책이었다.

19세기 말 청국은 만주 일대에 대한 봉금(封禁) 정책을 해제하고 이민 실변(移民實邊) 정책을 추진하였다. 1881년 청국은 북간도 지역을 완전 개방하고 이민 실변을 본격화 하였다. 이는 황무지 개척뿐만 아니라 당시 러시아의 남하 세력에 대한 방비도 노렸다.

그런데 관내 거주하는 중국인들의 이민은 교통 불편 등으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당시 북간도 지역은 한인 월간민(越墾民)에 의해 대량 개척되고 있었다. 청국 정부는 사실상 북간도 개척의 주력군으로 등장한 한인들을 청국민화 하고자 치발 역복 등의 민족 동화 정책을 추진했던 것이다.

청국 정부는 우선 정착한 한인 이주민을 입적시키고 세금을 징수하는 이른바 ‘영조납조(領照納租)’ 정책을 추진하였다. 이후 한인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치발 역복을 한 자에 한하여 개간지의 권리를 인정해주는 동시에 귀화, 입적시키고자 하였다. 한인들에게 생존을 담보로 치발 역복을 강요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인들은 강력하게 반발하였고, 그 결과 1887년경 치발 역복한 한인의 숫자는 백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했다.

• 중앙 연구원 근대사 연구소, 『淸季中日韓關係史料』(경인 문화사, 1986)
• 김춘선, 「1880~1890년대 청조의 ‘이민 실변’ 정책과 한인 이주민 실태 연구」(『한국 근현대사 연구』 8, 1998)
• 김두현, 「淸末(1881~1894년) ‘越墾’ 韓人의 入籍措置와 그 性格-‘薙髮易服’과 ‘領照納租’를 중심으로」(『서울대 동양 사학과 논집』 31,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