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민족문화대전

길림성(吉林省) 연변조선족자치주(延邊朝鮮族自治州) 화룡시(和龍市)에서 여성 유격대원이 자위단 단장의 딸로 위장하여 군수품을 획득한 내용과 관련하여 전해지는 이야기.

1992년 7월 김태갑, 박창묵이 편찬하고 연변인민출판사에서 출판한 『항일 전설 설화집』‘화룡현’ 편에 임선옥이 정리한 것이 수록되어 있다. 2006년 보고사에서 간행한 『향토 전설집』에 항일 전설과 관련하여 동일한 내용이 재수록 되었다.

1932년 가을의 어느 날 아동에서 두도구로 뻗은 큰길로 달구지 한 대가 움직이고 있었다. 60세 보이는 노인이 달구지를 끌었고 그 안에는 한 처녀가 위엄있게 앉아있었다. 달구지 몰이꾼도 안면이 있는데다 처녀의 태도가 고고했기에 그들은 첫 번째와 두 번째 보초선을 무리 없이 통과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이 세 번째 보초선에 이르자 보초군은 그들을 멈춰 세우고 가는 곳을 물었다. 노인이 보초군에게 두도구에 물품을 구입하러 간다고 하니 보초군은 처녀의 정체를 되물었다. 그러자 노인은 보초군에게 처녀가 세린하 자위단 단장의 딸이라 했고, 보초군은 머리를 끄덕이며 그들을 통과시켰다.

실은 노인과 처녀는 공산 당원이었다. 처녀는 약수동 소선대원 허정숙 인데, 정태준 노인의 도움으로 긴급 임무을 수행하는 중이었다. 이 긴급 임무는 두도구에 가서 평강구 항일 유격대에 보낼 물품을 구입해 오라는 것이었다. 이에 허정숙은 자신을 중학교 때 친구인 자위단 단장의 딸로 위장하여 두도구에 진입한 것이다.

정노인과 허정숙은 세 번째 보초선을 통과하여 두도구 장거리를 지나 물품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허정숙은 유격대에 보낼 물품을 구입했다. 가게 주인이 물품 값을 요구하자 허정숙은 자신이 단장의 딸이라며 아버지께서 물건 값을 대신 치른다고 했다. 허정숙과 노인은 두도구 가게에서 천 2필, 흰 종이 500여 장, 지까다비신 40여 켤레 등을 달구지에 싣고 유격대로 돌아왔다.

「자위단 단장의 딸」의 주요 모티프는 ‘허정숙과 정노인의 물품 획득’이다. 허정숙은 자신이 어렸을 적 안면이 있던 자위단 단장의 딸로 자신을 위장한다. 이를 통해 허정숙은 두도구에 있는 보초군과 가게 주인을 속이고 유격대에 보낼 물품을 얻게 된다. 곧, 「자위단 단장의 딸」은 한 여성 유격대원의 지혜와 용기가 주요한 포인트로 부각된 지혜담이자 용맹담이라 할 수 있다.

• 장덕순 외, 『구비 문학 개설』(일조각, 2006)
• 김태갑·박창묵 편, 『항일 전설 설화집』(연변인민출판사, 1992)
• 연변대학 조선 문학 연구소 편 『향토 전설집』(보고사, 2006)
• 하미경, 「중국 조선족 항일 설화 연구」(『국어 국문학』 34, 부산 대학교, 1997)
• 허경진·김창화, 「조선족 항일 투쟁관련에서 생성된 설화에 대하여」(『영주어문』 23, 영주 어문 학회,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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