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민족문화대전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 연길시에서 일송정과 관련되어 전해지는 이야기.

1992년 7월 김태갑, 박창묵이 편찬하고 연변인민출판사에서 출판한 『항일 전설 설화집』 ‘연길현’편에 김재권이 정리한 것이 수록되어 있다. 2006년 보고사에서 간행한 『향토 전설집』에 항일 전설과 관련하여 동일한 내용이 재수록 되었다.

용정에서 서쪽으로 4㎞ 떨어진 곳에 비암산이 있다. 비암산 코숭이[산줄기의 끝]에는 두 아름도 넘은 소나무가 바위에다 뿌리를 박고 자라고 있었다. 그 소나무의 모양이 돌기둥에 청기와를 얹은 정자와 비슷하게 생겨서 사람들은 소나무를 ‘일송정’이라 불렀다.

용정에 거주하는 한인은 일송정을 성스러운 길상물(吉祥物)로 여겼다. 일송정의 바위를 기자석으로 여겨 아들을 기원하였고, 가뭄이 들면 일송정 바위에 기우제를 지냈다. 연변에 중공 용정 지부가 건립된 후에는 혁명자들이 일송정에서 비밀 집회를 하였다.

일송정에 대한 한인들의 찬송이 높아지자 일본인은 안절부절 못했다. 하루는 일본군 총영사가 졸개를 불러놓고 ‘비암산의 호랑이’를 없애라고 불호령을 했다. 졸개들이 호랑이가 무엇인지 몰라 어리둥절하니, 총영사가 망원경으로 일송정을 비춰주자 그제야 그의 말을 이해했다.

이때부터 일본군은 일송정을 군사 연습의 장소로 삼고 매일 총질을 했다. 그럼에도 일송정이 더욱 푸르게 자라자, 일본군은 일송정 원가지에 구멍을 뚫고 구멍 안에 후추씨를 밀어 넣고는 대못을 박아 흔적을 없앴다. 이후, 한인이 찬양하던 일송정은 시들기 시작하여 1933년에 이르러서 말라죽게 되었다.

「일송정에 깃든 이야기」의 주요 모티프는 ‘일송정의 신성성’, ‘일본군의 일송정 제거’ 등이다. 용정의 한인에게는 일송정은 그들의 자랑이자 기원의 대상이었다. 이런 일송정은 일본군에게는 제거의 대상이었다. 즉,「일송정에 깃든 이야기」는 일송정에 관한 신성담과 일본군의 악행담이 주요 포인트로 부각되어 있다.

• 장덕순 외, 『구비 문학 개설』(일조각, 2006)
• 김태갑·박창묵 편, 『항일 전설 설화집』(연변인민출판사, 1992)
• 연변대학 조선 문학 연구소, 편 『향토 전설집』(보고사, 2006)
• 하미경, 「중국 조선족 항일 설화 연구」(『국어 국문학』 34, 부산 대학교, 1997)
• 허경진·김창화, 「조선족 항일 투쟁관련에서 생성된 설화에 대하여」(『영주어문』 23, 영주 어문 학회,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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