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민족문화대전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 안도현에서 일본군 수비대 대장의 탐욕으로 인해 산의 이름이 ‘보태산’이 되었다는 내용과 관련하여 전해지는 이야기.

1992년 7월 김태갑, 박창묵이 편찬하고 연변인민출판사에서 출판한 『항일 전설 설화집』‘안도현’편에 이용득이 정리한 것이 수록되어 있다. 2006년 보고사에서 간행한 『향토 전설집』에 ‘항일 전설’과 관련하여 동일한 내용이 재수록 되었다.

삼도만에서 서쪽으로 뻗은 산발을 타고 30여리 정도 가면 ‘도안’이란 촌락이 있고 그 뒤에 ‘포대’라고 불리는 산이 있다. 이 산이 이름이 포대가 된 것은 일본군 수비대가 항일군에 대항하기 위해 이 산에 포대를 높이 쌓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포대산이 점점 보태산으로 이름이 바뀌었는데, 그 이유는 일본군 수비대 대장의 악착같고 과욕한 성정과 연관되어 있다.

도안촌에 ‘김백숙’이란 살림살이가 좀 괜찮은 농민이 있었는데, 일본군 수비대 대장은 그의 재산에 욕심을 내고 있었다. 하루는 김백숙이 도안촌으로 7리 떨어진 ‘집터’라는 곳에서 김을 매고 있었는데, 수비대 대장은 혼자 김을 매는 것이 수상하다며 그를 잡아갔다. 김백숙은 거듭 결백을 주장했지만, 대장은 그가 공산군 밀정이라며 포대산에서 총살하려 했다. 그러자 김백숙의 일가친척은 수비대 대장을 찾아가서 ‘그의 목숨만 살려주면 어떤 보답도 하겠다.’며 애원했다. 결국 김백숙은 대장에게 많은 재물을 보태주자 풀려났다.

또 한 번은 ‘최씨’라는 농민이 윤두소[부농(富農)이나 중농(中農)이 빈농에게 빌려주고 그 값을 받아 내던 소] 한 마리를 얻어, 그 해 겨울 삼도만으로 가서 구새통나무를 구해왔다. 다음날 수비대 대장은 그를 불러 산에 나무를 하러 다니는 이유를 물었다. 최씨는 구새통나무를 구해 다녔다고 했지만, 대장은 최씨에게 공산군 연락을 했다는 누명을 씌었다. 그리고 수비대 대장은 최씨를 다음날 포대산에서 총살하려 했다. 이 소식을 들은 최씨 가족은 수비대 대장을 찾아가서 여러 재물을 바치며 최씨를 풀어달라고 애원했다. 수비대 대장은 재물을 받고서야 최씨를 풀어줬다.

이처럼 수비대 대장은 온갖 술수를 동원하여 포대산 인근 농민들의 고혈(膏血)을 짜먹었다. 이후, 포대산에 오르기만 하면 수비대 대장의 야욕에 걸려 그에게 무엇을 보태주지 않으면 못 배긴다는 뜻으로 포대산을 ‘보태산’으로 고쳐 부르게 되었다.

「보태산」의 주요 모티프는 ‘수비대 대장의 악행’, ‘보태산의 지명유래’ 등이다. 도안촌 뒤에는 일본군 수비대가 포대를 높이 쌓아 ‘포대산’이라고 불리는 산이 있었다. 그런데 수비대 대장은 포대산에 올라간 마을 주민에게 공산당과 연계됐다는 누명을 씌우고 그들의 재산을 빼앗으며 악행을 저지른다.

결국 마을 주민들은 포대산에 올라가면 수비군 대장에게 재물을 보태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뜻으로 그 이름을 ‘보태산’으로 바꿔 부른다. 이처럼 항일 설화에는 「보태산」처럼 항일 유격대의 저항뿐만 아니라 일본군 학정 아래에서 고통 받는 민중들의 삶도 지명 유래담의 형식으로 표현되어 있다.

• 장덕순 외, 『구비 문학 개설』(일조각, 2006)
• 김태갑·박창묵 편, 『항일 전설 설화집』(연변인민출판사, 1992)
• 연변대학 조선 문학 연구소, 편 『향토 전설집』(보고사, 2006)
• 하미경, 「중국 조선족 항일 설화 연구」(『국어 국문학』 34, 부산 대학교, 1997)
• 허경진·김창화,「조선족 항일 투쟁관련에서 생성된 설화에 대하여」(『영주 어문』 23, 영주 어문 학회,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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