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야 | 생활·민속/민속 |
|---|---|
| 유형 | 물품·도구/물품·도구 |
| 지역 | 길림성 흑룡강성 요령성 |
| 시대 | 현대/현대 |
| 성격 | 농기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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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질 | 목재|철재 |
| 용도 | 논밭갈이|김매기 |
| 생산|제작처 | 요령성 환인만족자치현 고성진 |
논밭 갈이와 김매기에 사용하는 쟁기의 일종.
중국 동북 3성의 한인 마을에서는 토양, 재배 작물, 경작 방법에 따라 다양한 명칭의 쟁기를 사용하고 있다. 쟁기로 총칭되지만 형태와 용도에 따라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는데, 논쟁기, 가대기, 후치, 연장, 호리, 겨리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처럼 이주 한인 마을에서 다양한 쟁기가 사용되는 것은 넓은 토지, 적은 일조량과 수분 등 자연환경에 따른 결과가 쟁기의 발전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동북 3성은 이주 한인과 한족이 어울려 사는 곳으로, 두 민족 간의 쟁기의 유사점·차이점 및 교류를 밝혀 내는 데 중요한 지역이다. 실제로 연변(延邊) 지역의 한족(漢族)들은 한민족의 쟁기를 쓰지 않으며, 이주 한인들도 한국의 전통적인 쟁기를 고집하고 있다. 이것은 민족의 전통적인 풍속, 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러나 길림성(吉林省) 통화(通化)의 한인들은 밭갈이에 한족의 쟁기를 빌려 썼고, 한족들도 논갈이에 한인의 쟁기를 쓴다. 연변과 달리 통화 지역은 민족 간에 빈번한 교류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요령성(遼寧省) 우가촌(于家村) 사람들은 트랙터가 보급되기 이전에는 논갈이를 할 때 ‘연장’이라 부르는 쟁기를 사용하였다. 우가촌 사람들은 이주 전에는 산전(山田) 혹은 평전(平田)에서 단단한 흙을 갈기 위해 보습의 덩치가 크고, 날의 길이에 비해 폭이 좁은 무거운 한국 전통 방식의 연장을 사용하였다. 그러나 우가촌으로 이주해 온 후 차츰 한국식 연장보다는 한족 쟁기를 널리 사용되게 되었다. 한족 쟁기는 보습이 가벼워 부드러운 흙에서 좀 더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었다. 연장을 사용할 때는 초벌과 재벌의 2회 갈이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1회에 그치고 있다.
한편, 우가촌에서는 집체 시기에는 트랙터로 빨리 땅을 갈아엎는 게 주된 관심사였으나, 개인별 경작이 되고 나서는 세세하고 정교하게 갈아엎는 데 관심을 기울이게 되면서 ‘연장’을 다시 사용하기도 하였다.
요령성(遼寧省) 환인민족자치현(桓仁滿族自治縣) 고성진(古城鎭) 와니전자촌(洼泥甸子村) 주민들도 집안시(集安市)에서 이주하기 전 산지를 경운하는 데 한국 전통 방식의 ‘연장’을 많이 썼다. 주민들이 연장을 ‘산칼’ 이라고 부르는 것은 보습이 크고 무거우며 보습 날 끝이 가파르고 볏이 달린 연장이 풀뿌리가 많고, 찰진 산 흙을 파고 들어가 경운하는 데 적합했기 때문이다. 날카로운 보습 날로 땅을 파헤치다 보니 흙덩이를 옆으로 펼치기 어려운 것을 보습 날에 달린 볏이 해결해 주었다. 보습 날 전면으로 떠올라오는 흙덩이를 볏이 두덩이로 가르면서 옆으로 퍼지게 한 것이다.
연장의 기본적인 구조는 술, 손잡이, 성에, 쟁기받침, 한마루, 보습, 볏 등이다. 술은 성에와 쟁기받침을 고정시키고 가장자리에는 손잡이가 부착되어 있다. 손잡이는 한인들의 경우 양손으로 잡을 수 있게 술 가장자리에 횡목을 대거나 술 한 쪽에 비스듬히 나무를 박아 손잡이로 사용한다. 이에 반해 한족의 쟁기는 손잡이가 짧고 한손으로 잡는다. 성에는 가축이 견인하는 수에 따라 그 길이가 다른데 한 마리 소가 견인하는 경우에는 성에가 짧고, 두 마리인 경우에는 길다. 전자를 호리, 후자를 겨리라고 하는데 겨리의 경우 멍에는 긴 가로목이다. 겨리의 긴 성에는 한인들이나 한족 모두 곧은 형태지만 호리의 경우 한족의 것은 굽은 형태, 한인의 것은 곧은 형태로 차이가 있다.
한마루는 성에와 술이 벌어지는 것을 막아주고, 한마루 위의 덮방은 심경을 조절하는 장치로 이용된다. 그런데 한마루의 덮방은 이주 한인들의 연장에만 보이는 우리 쟁기의 특징이기도 하다. 그밖에 연장의 부속품으로 보습과 볏이 있다.
연장을 부릴 줄 아는 사람은 성인으로 대접받았고, 그 기술은 후대에 전승되는 중요한 생산기술이자 유산(遺産)이다. 장가를 못 가는 남자들에게 “연장 구실” 못 한다고 빗대어 말하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