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자 | 그해 冬三 |
|---|---|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 지역 | 길림성 흑룡강성 요령성 |
| 시대 | 현대/현대 |
| 성격 | 현대소설[단편소설] |
|---|---|
| 작가 | 최정연 |
| 저자 생년 시기/일시 | 1920년 1월 8일(음력) |
| 저술|창작|발표 시기/일시 | 2000년 |
2000년 한인[조선족] 작가 최정연의 『울고 웃는 인생길』에 수록된 단편 소설.
「그해 동삼」은 작가 최정연의 체험이 녹아 있는 단편소설로, 20여 년 동안 반우파 모자를 쓰고 갖은 고초를 겪어야 했던 한 소설가의 복권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화자인 ‘나-소설가’는 반우파 투쟁 시 ‘우파분자’라는 누명을 쓰고 가족과 헤어져 오랜 기간 숨죽여 살아야 했다. 그리고 그 고초의 세월을 넘어 당의 비준으로, 자신의 자리로 복권하게 되면서 힘들었던 그해 겨울의 기억을 회상한다. 그 기억은 가슴 아픈 상처로 ‘나-작가’의 뇌리에 박혀 있다.
‘나-작가’라는 인물을 등장시켜 자전적 체험이 묻어나도록 유도한 구성을 선보였다.
1957년 반우파 투쟁 당시 희생자가 된 ‘나-작가’는 23년 만에 복권되지만, 막상 그 기쁨은 잠시였다. 그는 ‘오또기 영감’으로 살아가고 있는데, 그의 복권은 그에게 별다른 변화를 일으키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는 자신의 가족에게 돌아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각이 미치자, 그는 자신이 가족에게 돌아갔던 과거의 기억을 떠올린다.
20년 전 3년 재해로 고생하던 시절, 그는 ‘돼지죽에 담겨 있는 호박조각’ 하나를 훔쳐 먹고 자신의 집으로 추방을 당한다. 정신 개조를 목적으로 한 곳에 수감되다시피 모여 살던 그에게 집으로의 추방은 일시적인 기쁨을 선사할 수는 있었다. 그를 기다리던 아내와 삼남매 역시 돌아온 아버지를 반갑게 맞이한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들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식량이 부족하고 병을 고치기 위한 가족들의 희생이 늘어난다.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인해 병든 남편의 뒷수발을 들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아내는 갖은 고초를 겪으면서 식량을 마련하기 위해 애쓰다가 결국에는 남의 것을 훔치는 일을 자행하고 만다.
남편 역시 아내와 가족이 살아온 지난날을 알게 되는 것이 두려워졌다. 아내는 물건을 내다 팔고, 자신의 몸을 팔아 식량을 구하고 가정을 건사했다. 동네 사람들도 아내의 희생을 암묵적으로 강요하는 남편을 비판하고, 남편의 생각 없는 귀환에 대해 비난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아내와 가족과 동네 사람들을 바라보는 ‘나-작가’의 시선은 황망해지지 않을 수 없다.
남편은 점차 아내와 가족들을 볼 면목이 없어지면서 수용소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남편이 떠나는 장면은 비극적으로 그려져 있다. 아내와 가족들은 남편과 아버지가 떠나는 장면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이 장면에서 독자는 ‘나-작가’가 경험하는 시선에 의해 왜곡된 역사의 증인이 된다. 남편과 아버지로 인해 마을 사람들로부터 받는 수모와 고난을 감수하면서, 멀리 ‘나-소설가’를 떠나보내는 그들의 모습은 지난 시절 기울어진 정치로 인해 피폐한 삶을 살아야 했던 중국인의 비참한 과거에 다름 아니다.
20여 년이 흐른 후 ‘나-소설가’는 그 때의 일을 회상한다. 그 이후 차마 집으로 돌아갈 수 없었기 때문에, 딸의 오뚜기 인형을 돌려주지 못하고 지금까지 ‘오또기 영감’으로 살아가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면서 말이다. 이러한 소설적 장치는 중국의 현대 역사에 강하게 휘몰아쳤던 반우파 투쟁과 문화대혁명의 자취를 독자들에게 강한 여운으로 들려주는 기능을 하고 있다.
최정연의 작가적 이력에서 ‘반우파 투쟁’은 큰 고난을 야기했다. 그는 소설가로서 그리고 극작가로서 한참 인정받을 무렵, 이른바 ‘우파모자’를 쓰고 정치적 환란의 희생자가 되었다. 그리고 1979년에 이르기까지 거의 20여 년 동안 창작 활동을 금지당했음은 물론 농촌으로 추방당하여 고초를 겪으며 생을 연명해야 했다. 그의 소설 「H」와 함께 이 작품 「그해 동삼」은 그 시절의 이야기를 소설로 극화하고 있다. 참혹했던 자신의 기억을 소설로 재구성하면서, 그는 창작의 의지가 고갈되고 생의 의욕이 상실되는 그 추웠던 한때를 기록하고자 했다.
최정연이라는 작가가 실제로 겪어야 했던 정치투쟁[탄압]과 고난의 시절을 절절한 언어로 묘사한 작품으로, 가족과 헤어져 오욕의 세월을 살아야 했던 지식인의 삶과 아픔이 담겨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