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 지역 | 길림성 흑룡강성 요령성 |
| 시대 | 현대/현대 |
| 성격 | 현대 소설 |
|---|---|
| 작가 | 김훈 |
| 저자 생년 시기/일시 | 1955년 5월 18일 |
| 저술|창작|발표 시기/일시 | 1981년 |
| 편찬|간행 시기/일시 | 1986년 |
한인[조선족] 작가 김훈의 소설집 『청춘의 활무대』에 수록된 단편 소설.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김훈의 단편 소설로, 1980년대 한인[조선족]의 결혼 풍습을 희극적인 기법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희곡을 방불케 하는 형식을 도용하여 단편소설의 기법적 확장을 꾀하고 있는데, 1982년에 장막 경희극으로 각색되어 공연된 바 있다. 짧은 시간 내에 희곡으로 각색되어 주목할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이 작품이 가진 독특한 형식 때문이다. 1980년대 현실을 감안할 때, 이 작품에 나타난 대화적 형식은 대단히 실험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최씨와 그녀의 아들 명호, 그녀의 딸 곱순, 그리고 명호의 연인 옥임, 곱순의 약혼자 형길이가 기자에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형식으로 서사가 진행된다. 서사의 외형은 녹음 채록의 형식을 따르고 있다. 가상의 인물인 기자에게 자신들이 겪은 이야기를 각자의 입장에서 들려주는 형식이다. 그로 인해 장르상으로 소설이지만, 희곡의 대사와 유사한 말하기 기법이 사용되고 있다.
61살의 최씨 노인은 첫째 아들을 아버지의 자리에 취직시켰지만, 둘째 아들 명호와 딸 곱순은 무직자라고 단정하고 있다. 그래서 아들 명호가 결혼을 하지 못할까봐 은근히 걱정하고 있던 차에, 딸 곱순의 친구인 옥임이 명호와 사귄다는 사실을 알고 안도한다. 하지만 딸 곱순이 명호의 친구인 형길과 사귄다는 사실에는 분노한다. 왜냐하면 형길은 국영 업체에 취직한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최씨의 눈으로 보면 직장이 없는 무직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명호는 동생 곱순과 친구 형길을 위해 한 가지 대책을 마련한다. 자신의 연인인 옥임으로 하여금 명호가 직장이 없는 무직자이기 때문에 마치 멀리하는 것처럼 행동해 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옥임이 찾아오지 않자 최씨 노인은 옥임을 찾아 나서고, 그로 인해 옥임의 부모는 자신의 딸이 명호와 사귄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옥임의 부모는 최씨 노인처럼 딸의 결혼 상대자가 무직자라는 이유로 무작정 둘 사이를 반대한다.
옥임 부모의 반응을 통해 자신의 반대가 잘못된 처사였음을 깨닫게 된 최씨 노인은 예비 사위인 형길을 용인하게 된다. 하지만 형길을 돕는 과정에서 명호와 옥임은 옥임 부모의 반대에 처하게 되고, 이를 해결할 요량으로 기자에게 도움을 청한 것이다. 이 작품의 마지막 ‘맺는 말’에는 화자로 설정된 기자가 당대의 잘못된 결혼관과 직업관을 바로잡으려 한다는 언질을 남기고 있다. 이러한 언질은 곧 작가의 창작 의도를 대변하고 있다.
김훈은 「시름거리」를 자신의 습작품이라고 말하면서, 장막 경희극 「시름거리, 웃음거리」는 1981년에 쓴 단편 소설 「시름거리」를 각색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장막 경희극 「시름거리」가 “용정현 문공단 배우들의 신근한 예술적 노동에 의해 무대에 오른 뒤 작년 말까지 무려 120여 차 공연하여 광범위한 한인[조선족] 관람자들과 대면하였다. 금방 극 창작의 길에서 첫 자국을 내디딘 저[김훈]에게 있어서 이 극은 습작품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省), 주(州), 현(縣)의 유관 지도자들과 예술계의 선배들, 그리고 광대한 관람자들은 분에 넘치는 평가를 해 주었다. 장막희극 「시름거리, 웃음거리」는 1982년 전 성(省) 희곡 작품 평의에서 창작, 공연 1등상을 수여받았다. 실로 이것은 저에 대한 크나큰 고무이면서도 아낌없는 편달이기도 하다.”라고 술회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 작품은 대단히 희극적이고 또 연극적이어서 희곡 작품으로 각색되어 공연되었을 때 큰 호응을 이끌어낸 바 있다.
김훈은 이 작품의 발상을 다음과 같이 밝힌 바 있다. “제가 이 작품을 구상하게 된 것은 완전히 현실 생활이 저한테 강력한 창작적 충동을 준 데 있다. 어느 하루 처갓집에 갔다가 장모한테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한 집에서는 누가 아버지 대신 국영 기업소의 노동자로 들어가는가 하는 문제를 두고 일장풍파가 일어났다고 했다. 그 집엔 결혼 날짜까지 받은 맏딸과 한창 연애 중인 큰아들 그리고 금방 고중(高中)을 나온 막내아들이 있었는데 맏딸과 큰아들은 가두에서 꾸리는 공장에서 일하고 막내아들은 취업 대기 중이라 하였다. 셋 중에 누가 아버지를 대신하여 공장에 들어가야 하는가를 가지고 셋은 서로 사양했다고 한다. 맏딸은 그래도 후에 가정을 떠멜 남동생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었으며, 남동생은 그래도 이제 집을 떠날 누님이 버젓한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막내는 막내대로 누님이나 형님 누구나 공장에 들어가도 자기는 의견이 없다고 했다 한다. 나중엔 그래도 맏딸이 공장에 들어가기로 결론이 났다.
하지만 일은 이로써 끝난 것이 아니었다. 큰아들과 약혼한 처녀의 부모들은 자기 딸의 상대가 그냥 가두공장의 노동자이면 절대 딸을 줄 수 없다고 잡아뗐다고 한다. 하여 맏딸은 자기 남동생의 난처한 처지를 돌보아 자기 대신 공장에 들어가라고 양보하였다. 그러자 맏딸의 결혼 대상자와 시어머니 될 사람은 이미 굴러온 떡을 차버린다고 몹시 불쾌해하였다. 이렇게 누가 공장에 들어가는가 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사돈이 될 집에까지 말려들어 일은 점점 복잡하게 되였다는 것이다.”
이러한 창작 과정을 거친 이 작품은 1980년대 젊은이들의 직업난과 사회 의식을 희극적으로 풍자한 작품이 되었다. 이 작품은 소설 작품으로도 주목을 받았지만, 이후 희곡으로 각색되어 더욱 큰 주목을 받게 된다. 김훈 스스로도 “생활 발전의 객관적 합법칙성과 인물 성격 발전의 필연성에 주의를 기울였기 때문에, 생활의 진실에 기초한 필연성이 부여된 웃음, 극중 인물들의 성격발전의 합법칙성이 부여된 웃음을 창출”할 수 있었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