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민족문화대전

1968년 신필름[안양 필림]이 제작한 영화로 임원식이 감독을 맡은 홍콩 검객물 류의 작품.

「영」은 안양 필림의 임원식 감독이 연출한 영화로, 원작과 각본은 권룡이 맡고 제작은 안양 필림이 담당한 작품이었다. 프로듀서는 전원윤이었고[당시 신필름은 프로듀서 담당제 시스템을 도용하고 있었다], 기획은 허난과 김원동이, 촬영은 이성휘가, 조명은 장기종이, 편집은 김영희가, 음악은 김용환이, 미술은 정우택이, 음향은 오승진이 맡았다.

「영」은 신필름 계열의 영화이다. 구체적인 제작사 이름은 ‘안양 필림’이었지만, 안양 필림 역시 신필름의 자매 회사 격 제작사였다. 1968년 신필름은 뚜렷한 오락화의 경향을 보이면서, 다수의 영화를 제작했다. 당시 신필름이 제작한 영화 중에 홍콩 스타일의 검객물이 본격적으로 선을 보였는데, 임원식의 「영」은 이 그러한 영화에 속하는 작품이다. 임원식은 「영」이외에도 「풍랑객」과 「풍운아」등의 감독을 맡아 이러한 흐름을 주도하는 감독으로 활동했다.

협객이 어려움에 처한 민중들을 구하는 일화를 다수 제시하여, 영웅으로서의 주인공을 부각시키는 영화적 구성을 취하고 있다. 무협 영화의 전형적인 구도를 활용하여,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검객의 위대함을 그리고자 했다. 특히 영화의 첫 장면부터 악당들에게 괴로움을 당하는 민중을 위해 검을 휘두르는 검객의 모습이 제시되고 있다.

영[독고성 분]은 고아가 되어 떠돌다가 스승에게 뛰어난 검술을 배운 검객이다. 이후 뛰어난 검술을 지니고 만주를 떠돌면서 조국 광복을 위해 할 일을 찾고 있다. 그러던 중 요동 땅에서 한 마을을 구하게 된다. 이 마을은 최광렬[허장강 분]이 이끄는 마적떼의 습격을 받아 고초를 겪고 있었는데, 특히 이진사[김동원 분]의 집이 어려움을 맞이하게 되었다. 영은 이진사 집을 습격한 마적단을 물리치고, 그로 인해 이진사의 딸 설희[윤정희 분]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한편 마적 일당은 영을 사로잡기 위해서 당대 최고의 살인 청부 업자와 계약을 한다. 살인 청부 업자 호암은 영을 붙잡지만, 최광렬의 정부는 영에게 넘어가 그만 영을 풀어준다. 이후 영은 설희의 간호 덕분에 체력을 회복하고, 설희는 이러한 영을 바라보면서 순정을 품게 된다. 영화의 마지막은 영과 마적 일당[최광렬], 그리고 영과 호암의 결투이다. 이 결투에서 영은 모두 승리하고 최후의 승자로 남지만, 그는 설희의 곁에 남지 않는다. 많은 웨스턴 무비들이 그러하듯 영 역시 그곳을 떠나 방랑자의 신세로 돌아가려 한다. 영은 자신에게 아직 할 일이 남았다고 말하고, 정처 없는 방랑의 길을 떠난다.

임원식이 감독한 영화 「영」은 만주웨스턴의 중기 작품으로, “스파게티 웨스턴과 할리우드 웨스턴이 혼성된 무협 활극에 해당하는 영화”[박유희]로 평가받고 있다.

이 작품이 주목받는 이유는 만주 웨스턴 장르 영화에서 항일의 주제 의식이 사라져 가는 마지막 지점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한석정은 의로운 검객은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야 태극기를 소년에게 건내 주며 ‘조국을 위해 할 일’이 많다는 전언을 남긴다[한석정]. 이러한 서사 구성방식은 만주 웨스턴에서 항일과 애국의 사상적 기류가 점차 소멸되고 있음을 알려준다고 하겠다.

• 조준형,『영화 제국 신필름』(한국 영상 자료원, 2009)
• 박유희,「만주 웨스턴 연구」(『대중 서사 연구』 20, 대중 서사 학회, 2008)
• 한석정,「만주 웨스턴과 내셔널리즘의 공간」(『사회와 역사』 84, 한국 사회 사학회, 2009)
• 이시욱,「1960년대 만주 활극 연구 : 액션 영화의 활극성 문제를 중심으로」(『한국 예술 연구』 1, 한국 예술 종합 학교 한국 예술 연구소, 2010)
• 이시욱,「1960년대 만주 활극 연구 액션 영화의 활극성 문제를 중심으로」(『한국 예술 연구』 1, 한국 예술 종합 학교 한국 예술 연구소, 2010)
• 한국 영화 데이터 베이스 (http://www.kmdb.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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