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장 연애」

한자 變裝戀愛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유형 작품/문학 작품
지역 길림성  흑룡강성  요령성  
시대 현대/현대
상세정보
성격 장막극
작가 이광수
저술|창작|발표 시기/일시 1986년 2월
편찬|간행 시기/일시 1999년
정의

1986년 2월 한인[조선족] 극작가 이광수가 발표한 장막극.

개설

「변장 연애」는 1986년 2월 한인[조선족] 극작가 이광수가 발표한 현대 희곡으로, 노동자 계층으로 살고자 하는 젊은 세대와, 이를 반대하는 보수 세대 사이의 갈등을 다루고 있다. 거시적으로 보았을 때 이러한 갈등은 신구 세대의 갈등이며 동시에, 사회 내의 이질적 계층 간의 갈등이다. 상대적으로 우월한 위상을 점유한 도시 혹은 도시 시민계층과, 열악한 환경을 벗어나지 못하는 농촌 혹은 노동 계층의 대립을 그리고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구성

「변장 연애」의 구성상 특징은 대칭성과 반복성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작품에서 영수를 중심으로 한 탄광 노동자들의 상황과 설매를 중심으로 한 현장 노동자들의 상황이 동일하게 반복된다. 예를 들어, 영수가 부모로부터 결혼 압박을 받고 친구들[철호와 정화]과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여장을 하고 부모를 속였다가 결국에는 정체가 탄로 나서 부모의 노여움을 사게 된다는 내용이 동일하다. 변장을 한 친구[정화나 정남]가 술을 먹는 상황이 전개되고, 상대 부모[달오와 김씨]의 면접에 응하는 상황이 포함된 것도 동일하다. 이후 변장을 한 친구[정화와 정남]가 상대 진영에 가서 정탐을 하는 설정도 동일하며, 변장한 친구를 같은 성(性)으로 알고 난처한 사건[가령 잠자리 문제]이 생긴다는 설정도 동일하다.

인물 구도의 대칭성도 배면에 깔려 있다. 영수는 탄광 노동자들의 우두머리이고, 설매는 현장 노동자들의 우두머리이다. 두 사람의 연애는 인물 구도와 배치를 통해, 필연적으로 결정되어 있다. 영수의 동료 중에서 정화가 여장을 하게 되고, 설매의 동료 중에서는 정남이 남장을 하게 된다. 정화는 여자 이름에 가깝고, 정남은 남자 이름에 가까우며, 두 사람의 이름은 유사하다. 두 사람의 이름은 각각 변장하게 될 상대 성(性)을 암시하고 있다. 또한 연애 관계에 접어들 것임을 미리 상정하고 있다. 철호와 미라도 각각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사귀게 된다. 즉 탄광 노동자 영수, 정화, 철호 등 3인은 현장 노동자 설매, 정남, 미라와 짝을 이루면서 서로 대칭적인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영수의 부친인 달오와 설매의 모친인 김씨 역시 각각의 부모로 대칭을 이루고 자식들에게 결혼을 압박하고 맞선을 주선한다는 동일한 역할을 수행한다.

내용

영수와 정화와 철호는 탄광에서 일하는 청년 노동자들이다. 영수는 아버지 달오로부터 결혼하라는 성화를 듣다가, 우발적으로 현장 소장의 딸과 사귄다는 거짓말을 하게 된다. 이 거짓말을 수습하기 위해서 친구인 정화와 철호는 일종의 모의를 하게 된다. 정화가 여장을 하고 달오를 속이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하지만 이 계획은 수포로 돌아간다.

한편 현장 소장의 딸 설매는 어머니 김씨로부터 신랑감을 정해 놓았으니 선을 보라는 성화를 듣다가, 우발적으로 결혼할 남자가 있다고 거짓말을 하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친구인 미라와 정남이 나서고, 정남은 약혼자로 위장하여 김씨의 집을 방문하게 된다. 정남 역시 남장한 사실이 알려지고, 이로 인해 김씨는 충격을 받게 된다.

이 작품에서 영수의 아버지 달오와 설매의 어머니 김씨는 자식들의 도시 입주[신분 상승]를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다. 달오는 영수가 현장 소장의 딸과 결혼하여 탄광에서 도시로 전출될 수 있는 배경을 가지기를 희망한다. 설매의 어머니 김씨 역시 설매가 ‘묘포장 노동자’로 일하기보다는 출신 배경이 좋은 남자를 만나 결혼하여 도시에서 살아가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러한 두 사람의 바람은 결국 농촌 혹은 노동계층을 멸시하고, 도시에 거주하거나 화이트칼라 직업을 희망하는 당대의 풍조를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통념이나 잘못된 사회적 인식은, 작품상에서 보수 세대의 입장 철회와 젊은 세대의 결합으로 해소되고 수정된다. 영수와 설매는 서로의 장점을 이해하게 된다. 영수는 설매가 그럴듯한 학력이나 직업을 가진 남자가 아니라 건전한 노동을 통해 신실한 삶을 살아가려는 남자를 선호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설매 역시 영수가 허영기를 가진 남자가 아니라 노동자라는 직업에 자부심을 가지고 주변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는 인물임을 알고 만족해한다. 두 사람은 학벌, 재력, 신분 등의 외적인 요건보다는 내적 신실함을 갖춘 인물이고, 그러한 상대방을 선호하게 되는 인물이다. 젊은 세대의 입장을 알게 된 부모 세대[특히 김씨]는 결국 완강하던 자신의 입장을 철회하여 농촌[탄광 노동자] 출신의 사위를 받아들이게 된다.

특징

1980년대 초반부터 가속화된 개혁·개방 정책은 공산 주의 체제 하에서 산적했던 경제 문제들을 상당히 해결했지만, 반면 자본주의 경제 체제의 도입으로 인해 또 다른 문제들을 양산했다. 이광수는 그러한 변화와 개혁의 물결 속에서 변화하는 사회상과 인간상을 관찰한 작가이다.

이광수는 이러한 사회상과 인간상을 연극적으로 묘사하기 위해서 연애 문제에 집중했다. 그는 연애 사건을 극적 사건으로 도입하여 이질적 계층 간의 갈등을 유형화했다. 그리고 연애의 제약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바라보는 사회적 통념을 제시했고, 연애의 성공[결혼 예정]을 통해 이러한 사회적 통념을 타파하고 계층 간의 위화감을 해소하는 대안을 제시하고자 했다. 이러한 극작 방식은 이광수가 1980년대 초반 증가된 농촌 총각의 도시 이주 현실[이촌 향도 현상]을 목격하고 이에 대한 대안을 세우고자 한 결과이다.

의의와 평가

김재석의 「중국 조선 민족 극작가 이광수의 작품 세계와 그 변모」에서는 이광수의 희곡을 연변지역의 현실적 상황[주로 대외 개방]과 관련지어 해석한다. 그의 논문은 작품 발간 순서대로 두 작품씩을 하나의 그룹으로 묶고, 공통점을 추출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도시+농민+?」(1983년 3월), 「변장 연애」(1986년 2월), 「요란한 사랑」(1988년 4월), 「취한 밤」(1993년 6월), 「사랑의 품」(1994년 3월), 「헤톨부대」(1996년 11월)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형식을 통해 그룹 내의 공통점뿐만 그룹 간의 연속성과 맥락도 살필 수 있게 된다. 결과적으로 세 그룹의 상관 관계는, ‘대안 제시, 대안 부재, 대안 회복’, ‘개방, 혼란, 정리’ 그리고 ‘낙관, 비관, 낙관’ 등과 같은 결론으로 압축되고 있다.

첫 번째 시기는 연변 지방의 문호 개방으로 인해 발생하는 세태 변화를 묘사하면서 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 시기이다. 두 번째는 갑작스러운 개방으로 인한 혼란을 그려내면서 작가 자신도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완성도가 떨어지는 희곡을 양산했던 시기이다. 세 번째 시기에 이르러서야 간신히 이광수 자신이 극작가로서 겪어오던 혼란을 정리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정도로 낙관성[낙관적 결말]을 회복했다는 논리이다. 이러한 기준과 논리를 따르면, 「변장 연애」는 이광수가 대안을 제시한 시점의 작품에 해당한다고 하겠다.

이광수의 작품은 기본적으로 대중극으로 정의, 분류될 수 있다. 대중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을 만한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우연과 감정 과잉 등이 나타나고 있어 일정한 한계를 지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만 이광수의 희곡은 관객들에게 오락과 의미를 제공하려는 의도를 견지하고 있음에도, 멜로 드라마의 전형적인 구조에서는 상당히 벗어나 있다. 그의 작품에는 현실에 대한 문제 의식이 내재해 있고, 그러한 문제 의식에 대한 예술적 답안도 나름대로 궁리되고 있다. 계층 간의 불화라는 사회 문제를 탐색하며 도시와 농촌의 시각에서 나름대로 그 해결책을 모색한다든가 혹은 재래의 성 관념이 변화하며 새로운 결혼관이 등장하고 있는 현 세태의 모습을 희곡 속에 도입하여 그 실상을 구현하려 한 점이 그것이다.

참고문헌
  • 김남석,「조선족 극작가 이광수 희곡에 나타난 작가 의식과 공연 기법 연구」(『한국 문학 논총』44, 한국 문학회, 2006)
  • 김재석,「연변 지역 조선족 극작가 이광수의 작품 세계와 그 변모」(『어문론총』34, 한국 문학 언어 학회, 2000)
  • 조글로(http://www.ckywf.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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