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자 | 헤톨部隊 |
|---|---|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 지역 | 길림성 |
| 시대 | 현대/현대 |
| 성격 | 장막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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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이광수 |
| 저술|창작|발표 시기/일시 | 1996년 11월 |
| 편찬|간행 시기/일시 | 1999년 |
1996년 11월 한인[조선족] 극작가 이광수가 발표한 장막 희곡.
「헤톨부대」는 1996년 11월 한인[조선족] 극작가 이광수가 발표한 현대 희곡으로, 개혁개방 정책의 실상과 모순을 해부하는 시각을 견지한 작품이다. 이 작품에는 경제제도의 모순과 이 모순을 이용하여 혜택을 누리려는 일종의 경제 부정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발전 조건을 갖춘 지역과 그 외 지역의 경제 격차에 주목하고 있다. 홍콩에 인접한 광동성은 막대한 부와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지만, 중공업 지대인 동북 지역의 발전은 상대적으로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광수 희곡에는 지역 발전의 격차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가 반영되어 있다. 「헤톨부대」는 도시와 농촌의 빈부 격차를 중요 쟁점으로 다루고 있다.
농촌 지역 젊은이들의 도시 거주 혹은 도시 집중에 대한 문제의식은 이광수 희곡에서 비단 1980년대에만 국한되어 나타난 것은 아니다. 이광수는 「헤톨부대」를 통해 이러한 문제 의식에 대한 접근을 다시 그리고 새롭게 시도했다. 단지 1990년대 발표된 「헤톨부대」가 1980년대 발표된 「도시+농민=?」이나 「변장련애」와 차별화된 점은 농촌 지역에 만연한 문제를 ‘도시적 시각’ 즉 ‘개발 논리’로 풀어나가려 했다는 점이다.
「헤톨부대」는 몇 쌍의 연애가 성사되면서 작품이 종결된다. 헤톨은 비록 수감되지만 홍도는 헤톨을 기다리기로 작정한다. 청자는 도시에 대한 허영을 버리고 파스에게 돌아와 무복[아들]을 키우기로 하며, 기타는 ‘가부’라는 여자와 결혼하게 된다. 기타의 부친도 기타의 중매에 나섰던 매파와 인연을 맺는다. 젊은 세대가 아닌 부모 세대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이전 작품인 「도시+농민=?」의 달수와 허씨의 결합과 외형상으로 비슷하다.
하지만 남녀 배역의 일대일식 결합이 완결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존의 작품과 다르다. 호박이나 도리깨나 병태는 짝[연애 상대]을 만나지 못한다. 「도시+농민=?」이나 「변장련애」에서 남녀 간의 연애는 모두 성사된다. 「변장련애」에서 영수, 철호, 정화는 설매, 미라, 정남과 각각 연인관계를 맺는다. 젊은 세대 6명이 일대일로 짝을 이루게 되는 셈인데, 이러한 양상은 「도시+농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헤톨부대」에서는 애초부터 호박, 도리깨, 병태를 위한 약혼녀가 상정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재결합, 재혼 등의 동일하지 않은 연애 방식이 나타나고 있다. 홍도는 헤어진 헤톨을 찾아오고, 청자는 이혼한 남편에게 돌아오며, 기타는 두 번의 선을 보고 가부를 결혼 상대자로 승낙을 받는다. 이러한 연애의 다양한 양상은 일률적으로 남녀 결합[연애 상대]을 추구했던 앞의 두 작품과는 다르다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차이는 형식적인 변주와 변화에 해당한다고 하겠다.
헤톨은 도시에 살다가 농촌으로 돌아온 청년이다. 그는 도시의 삶에 염증을 내고 고향으로 돌아와 인간다운 삶을 실현하고자 한다. 그의 고향 마을에는 호박, 도리깨, 기타, 병태, 파스 등의 친구들이 거주하고 있다. 그들은 파스를 제외하고는 모두 노총각 신세이다. 마을 처녀들이 도시로 가고 싶어 하여, 농촌 청년들과의 결혼을 기피했기 때문이다. 파스의 아내[청자]역시 농촌 생활에 싫증을 내고 도시로 떠나게 되면서, 파스 역시 노총각 신세로 전락하고 만다.
헤톨은 도시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헤톨부대’를 조직한다. 이른바 결혼 못한 농촌 총각들의 모임인데, 이 모임을 통해 조직적으로 결혼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그 대안이 바로 ‘공장 신설’이다. 헤톨은 결혼 문제는 경제 문제라고 결론짓고, 농촌을 잘 사는 마을로 만들면 결혼 문제 역시 해결될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
헤톨이 결혼 문제를 경제 문제로 해결하겠다는 대안은 이광수의 달라진 작가 의식에 해당한다. 이전 작품인 「도시+농민=?」이나 「변장련애」에서는 결혼이라는 해결책을 제시하면서 심정적인 혹은 계층 간의 화해를 주도했다면, 「헤톨부대」에서는 직접적인 방안, 즉 공장 신설이라는 현실적 대안을 제시한 점이 그것이다. 이것이 일단 다른 작품들과 달라진 점이다.
또한 헤톨이 공장 유치를 위해 애쓰다가 불법[뇌물 공여와 불법 협박]을 저질러 법의 심판을 받게 된다는 내용도 달라진 점이다. 헤톨의 대안은 구체적이고 실제적이었지만, 농촌 현실에서 실현될 가능성은 요원했다. 헤톨은 공장 유치를 위해 모의를 꾸미게 되는데, 이전의 작품들을 참조하면 이 모의는 극적인 성공을 가져와야 한다. 하지만 「헤톨부대」에서는 절반의 성공만 보장된다. 헤톨은 목적을 이루어 공장을 유치하고 완공할 수 있는 자금을 얻었지만, 모의를 꾸민 대가로 헤톨은 수감되어야 할 운명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말은 어느 정도 비장미를 제고 시키는 기능을 한다.
「헤톨부대」는 도시의 삶을 직접적으로 비난한다는 점에서도 다른 작품들과 비교했을 때 비판의 강도가 높은 작품이다. 이전 작품들에서는 도시적 삶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고 오히려 옹호하는 인상이었다. 그러나 「헤톨부대」에서는 도시적 삶의 양태를 힐난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헤톨은 도시의 삶을 추악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도시는 부정 부패가 일어나는 온상이고, 성적 방종과 금전만능 풍조가 만연한 곳이며, 정의와 양심이 사라진 곳으로 묘사되고 있다. 헤톨의 이러한 생각이 작가의 도시관(都市觀)과 일치한다고 속단할 수는 없지만, 작가가 헤톨의 입을 빌어 도시가 윤리와 양심이 사라진 곳이라는 인상을 심어주기에는 충분하다.
김재석의 「중국 조선민족 극작가 이광수의 작품세계와 그 변모」에서 이광수의 희곡을 연변조선족자치주 지역의 대외 개방과 같은 현실적 상황 주로 관련지어 해석한다. 그의 논문은 작품 발간 순서대로 두 작품씩을 하나의 그룹으로 묶고, 공통점을 추출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도시+농민+?」(1983년 3월), 「변장련애」(1986년 2월), 「요란한 사랑」(1988년 4월), 「취한 밤」(1993년 6월), 「사랑의 품」(1994년 3월), 「헤톨부대」(1996년 11월)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형식을 통해 그룹 내의 공통점뿐만 그룹 간의 연속성과 맥락도 살필 수 있게 된다. 결과적으로 세 그룹의 상관관계는 ‘대안 제시, 대안 부재, 대안 회복’, ‘개방, 혼란, 정리’ 그리고 ‘낙관, 비관, 낙관’ 등과 같은 결론으로 압축되고 있다.
첫 번째 시기는 연변조선족자치주 지방의 문호 개방으로 인해 발생하는 세태 변화를 묘사하면서 그에 대한 이광수의 대안을 제시했다. 두 번째 시기는 갑작스러운 개방으로 인한 혼란을 그려내면서 작가 자신도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완성도가 떨어지는 희곡을 양산했다. 세 번째 시기에 들어서서야 간신히 이광수 자신이 극작가로서 겪어 오던 혼란을 정리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정도로 낙관성(낙관적 결말)을 회복했다는 논리이다. 이러한 기준과 논리를 따르면, 「해톨부대」는 이광수가 혼란을 정리하고 대안을 제시한 시점의 작품에 해당한다.
「헤톨부대」는 1980년대부터 이광수가 천착했던 도시와 농촌의 위화감을 작품의 주제로 삼고 있다. 그러나 갈등 양상과 해결 방식 그리고 사건 전개에서 과거 1980년대 작품들과는 차이를 보인다. 심정적인 불화 요인을 제시하고 결혼의 성사를 통해 이러한 요인을 제거했던 과거의 작품과는 달리 「헤톨부대」는 농촌의 문제를 경제력의 문제로 정의하고 극중 해결책을 모색하는 단계에 이른다. 또 해결 방식에서 낙관적인 결말을 추구하기보다는 현실적인 제약을 삽입하여 문제의 심각성과 해결의 어려움을 부각시키려 했다. 공장 완공을 위한 자금이 부족해지고 헤톨이 붙잡혀 가는 결말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러한 현실적 제약은 낙관적이고 맹목적인 해결 방식을 개선하려는 의지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