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보」

한자 族譜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유형 작품/문학 작품
지역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  
시대 현대/현대
상세정보
성격 장편 소설
작가 임원춘
저자 생년 시기/일시 1937년 12월 15일( 음력)
저자 몰년 시기/일시 생존
저술|창작|발표 시기/일시 2004년
편찬|간행 시기/일시 2012년
관련 사항 시기/일시 1980년
관련 사항 시기/일시 1983년
관련 사항 시기/일시 1984년
관련 사항 시기/일시 2007년
정의

한인[조선족] 작가 임원춘이 하이비전에서 2004년 6월에 출간한 장편 소설.

개설

임원춘의 장편 소설 「족보」는 어머니의 정과 그리움을 모르고 자란 ‘나(작가)’가 우연히 한 통의 전화를 받으면서 시작된다. 이 전화에서 주인공은 과거에 알던 ‘허인숙’이라는 여인의 죽음을 듣게 되고, 그녀의 임종을 지키기 위해서 그녀가 머무는 요양원으로 찾아간다. 단순한 호의에서 시작한 이 일이 결국에는 자신의 어머니를 찾아가는 여행이었음을 보여주는 서사구조로 짜여 있다.

구성

이 소설은 ‘나’에게 전달된 허인숙의 일기를 읽어나가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허인숙의 일기는 주인공 ‘나’가 모르는 과거의 사실부터 자신이 목격했지만 그 진실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었던 청년의 체험까지를 다루고 있다. 작품 「족보」는 이 일기를 메타 소설적 요소로 동원하여 ‘나’가 허인숙이 자신의 어머니임을 알아가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과 기원을 탐색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내용

‘나’는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살뜰한 보살핌을 받고 성장했다. 비록 어머니의 정을 모르고 자랐지만, 그에 못지않은 아버지의 지극 정성으로 인해 ‘나’의 삶은 평탄했다고 할 수 있다. 현재에도 ‘나’는 아버지를 모시고 평온하게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평온한 삶은 한 통의 전화로 뒤바뀐다. 과거 몇 번의 인연으로 대면한 적이 있었던 허인숙 할머니의 임종에 참여하면서, 자신이 믿고 있었던 과거와 진실이 한꺼번에 변모되기 때문이다.

‘나-작가’는 허인숙 으로부터 받은 일기를 읽어 나가면서 정치적인 억압의 시기에 한 여인이 살아 남고 한 남자를 사랑하고 아이를 낳아 버려야 했던 시절을 반추하게 된다. ‘나’에게는 아픔이고 슬픔이지만, 이러한 가슴 아픈 이야기를 읽어야 하는 이들에게는 중국 역사의 거짓과 모순을 주목하는 일이 된다.

결국 허인숙이 자신의 어머니임을 확인하게 된 ‘나’는 그녀의 가슴 아픈 세월과 삶을 마음 깊이 인정한다. 동시에 그녀의 삶과 사랑을 존중하는 마음을 품게 된다. 한 명의 여인을 어머니로 인정하고, 그 억울한 세월을 기억하는 일에 동참하는 셈이다.

특징

이 작품의 특징 중에서 두드러지는 점은 성과 애욕의 문제를 과감하게 드러냈다는 점이다. 열사의 부인이면서도 동시에 모범당원이었던 허인숙도 여인으로서의 애정, 즉 성욕 앞에서는 마냥 자유로울 수만은 없었다. 그녀는 자신이 마음 깊이 사랑하는 남자의 품에 안기고 그의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자유를 획득하고자 노력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주위의 시선을 두려워하면서 연애와 출산 그리고 불륜을 경계하고자 했지만, 여인으로서의 자연스러운 애욕은 이를 넘어섰다.

현재의 ‘나’ 역시 정순과의 불륜을 이어가고 있다. 과거 자신의 애인이었던 정순을 다시 만나, ‘나’는 육체적 정욕을 마음껏 발산하고 있다. 본격 소설이 이러한 성욕의 분출을 경계하는 것에 비해, 임원춘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의 표출로 인정하고 그 본능의 묘사에 충실한 작가였다.

의의와 평가

임원춘은 「족보」의 정순과 허인숙에 대해 다음과 같은 자평을 남긴 바 있다. “정순이를 말하자면 꼭 ‘허인숙 어머니’를 말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한 여성은 성의 개방자요, 한 여성은 성의 희생품이기 때문입니다.

성이 최대한으로 억제되었고 성이 정치보다 더 엄혹했던 시점에 아주 자연스러운 성관계 때문에 허인숙 어머니는 결국 자신을 파멸시킵니다. 저는 허인숙 어머니와 대조를 이루는 한 여인을 찾았습니다. 그 여인이 바로 정순입니다.

요즈음은 아주 자연스러워진 성관계, 약혼이라는 말에 앞서 성관계부터 갖는 현실의 시점에서 인간성을 배제한 정치가 얼마나 혹독하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속성을 거세해 버렸을까 하는 그 가혹성을 폭로 비판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 허인숙이 불쌍했고 그런 정순이가 자랑스러웠습니다. 허인숙은 시대를 분치장한 여성이면서도 정치의 예속물이고 피해자였습니다.

정순이는 시대가 낳은 ‘탕녀’이면서도 유교의 허물을 완전히 벗어버린 시대형 여성이며 본보기였습니다. 하지만 저도 모르게 ‘람람’이거나 애란의 개성과 모습이 비꼈을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그린 정순의 뒷면에 그녀들의 그림자를 남긴 건 아닙니다.”

이러한 평가는 이 소설이 지닌 일탈을 보여준다. 이 소설은 정형화 된 가르침이나 교조적 사상성을 강조하기보다는 인간의 본능과 욕망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데에 제약이 없는 작품이었다.

참고문헌
  • 임원춘 , 『족보』(하이비전, 2004)
  • 인터뷰(연길시 임원춘, 남, 1947년생, 2013. 8. 9)
  • 서면 인터뷰(연길시 임원춘, 남, 1947년생, 2013.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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