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자 | 饅頭峰 |
|---|---|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 유형 | 작품/설화 |
| 지역 |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 혼춘시 마적달향 |
| 시대 | 현대/현대 |
| 성격 | 설화|지명 전설 |
|---|---|
| 주요등장인물 | 금점꾼|젊은이 |
| 모티프유형 | 물당나귀의 금맷돌|금점꾼들의 욕심 |
| 채록|수집|조사 시기/일시 | 1980년 |
| 수록|간행 시기/일시 | 2010년 |
| 관련 지명 | 길림성 혼춘시 마적달향 |
길림성(吉林省) 혼춘시(琿春市) 마적달향(馬滴達鄕)에서 ‘만두봉(饅頭峰)’과 관련해서 전해지는 지명 설화.
1980년 한정춘이 혼춘시 마적달향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조선족] 박영진에게서 채록했다. 채록자 한정춘은 1953년 길림성 혼춘시에서 출생한 문학가로 『연변 일보』 향토 문학상과 연변인민출판사 이영식 아동 문학상, 연변조선족자치주 진달래 문학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만두봉」 설화는 2010년에 연변인민출판사에서 발간한 『혼춘하 유역 전설집』에 수록되어 있다.
혼춘하 하류에 모양이 만두처럼 둥글게 생긴 ‘만두봉’이 있다. 만두봉 아래는 깎아지른 벼랑으로 강물이 굽이쳐 흐르고, 그 아래에는 깊은 늪이 있었다. 그 늪을 낀 강기슭에는 아담한 마을이 자리 잡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늪에 괴물이 살고 있다고 여겨 그 누구도 늪 가까이 가지 않았다. 이른 봄부터 가을까지, 매일 저녁이면 늪에서 굉음이 울리고 땅이 부르르 흔들리곤 했기 때문이었다.
어느 날 늪에 한 어부가 물고기를 잡으러 왔다. 당나귀처럼 큰 물고기가 솟아오르자 작살을 던졌지만, 작살만 늪으로 사라지고 물고기는 잡지 못했다. 이때부터 밤만 되면 늪에서 굉음이 울리고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마을 사람들은 늪 속의 신령님이 노하셨다는 생각 끝에 제물을 모아 제사를 지냈다. 그날 이후로는 더 이상 굉음이 들리지 않았다.
이 일이 있고 난 후 마을 사람들은 늪에 무서운 용이나 괴물이 있다는 것을 더욱 믿게 되고, ‘괴물늪’이라고 부르며 얼씬하지 않게 되었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어느 해 여름에 담이 큰 젊은이가 물고기를 잡으러 늪에 갔다. 늪에서 굉음이 울리자, 젊은이는 그 연유를 알기 위해 늪으로 뛰어 들어갔다. 젊은이는 놀랍게도 늪 속에 금덩이가 쏟아져 나오는 맷돌을 발견하고 큰 횡재라 생각하여 갖고 오려 했지만, 당나귀를 닮은 괴물이 나타나서 서둘러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에 괴물의 뿔에 다리를 다쳤다. 다리를 절룩거리며 집으로 돌아온 젊은이는 몸이 낫기만 하면 다시 금이 쏟아지는 맷돌을 찾으러 갈 것을 다짐하고 사람들에게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가벼워 보이던 상처는 3년이 지나도 낫지 않고 상처만 아물 뿐 결국 두 다리를 쓰지 못하게 되었다.
앉은뱅이가 된 젊은이는 화병으로 세상을 떠나며 유언으로 늪 속에 금 맷돌이 있다는 말을 남겼다. 소문은 서서히 퍼졌지만, 늪을 두려워했던 마을 사람들은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그러나 이 소문이 세상 곳곳에 퍼져 금을 캐는 금점꾼 무리가 마을에 찾아오게 되었다. 마을 사람들은 무리에게 늪의 위험성을 알리고 경계시켰지만, 금점꾼들은 두려워하지도 않고 금 맷돌을 찾으러 늪으로 갔다. 먼저 금전꾼들은 물속에 있다는 괴물을 죽이려고 바위를 깨서 늪에 마구 던졌다. 그러자 늪에서 안개가 자욱이 일며 금전꾼들을 늪 속으로 끌고 들어가 버렸다. 이 광경을 지켜본 마을 사람들은 욕심을 부리던 금전꾼들이 물귀신이 되는 것을 보며 그 욕심을 개탄했다.
사실 늪의 괴물은 ‘물당나귀’로 금 맷돌로 갈아 나오는 금싸락을 이용해 물길이 막힌 곳을 터주며 강이 잘 흐를 수 있게 하였다. 언젠가 이 물당나귀와 금 맷돌이 물길을 따라 두만강으로 옮겨가게 되면서 깊던 괴물늪은 차츰 메워졌고, 금전꾼들이 던져 넣었던 바위돌이 있던 자리에는 만두같이 둥근 봉우리가 생겨 ‘만두봉’이 되었다.
「만두봉」의 모티브는 ‘물당나귀의 금맷돌’과 ‘금점꾼들의 욕심’이다. ‘물당나귀’는 금맷돌을 갈아 금싸락을 만들어내고, 그것으로 물길을 트는 신이한 존재이다. 금맷돌을 갈 때 나는 굉음때문에 사람들은 이 늪을 ‘괴물늪’이라고 부른다. 우연히 금맷돌의 존재가 확인되자, 금점꾼들이 모여들어 ‘물당나귀’를 죽이려 한다. 그러나 금점꾼들 모두 물귀신이 되고 만다. 즉 이 설화에는 지나친 욕심에 대한 경계의 의미가 담겨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