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자구」

한자 塔子溝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 혼춘시  
시대 현대/현대
상세정보
성격 설화|지명 전설
주요등장인물 돌쇠|며느리|중|시어머니
모티프유형 남편의 부역과 아내의 정절
채록|수집|조사 시기/일시 1983년 7월
수록|간행 시기/일시 2010년
정의

길림성(吉林省) 연변조선족자치주(延邊朝鮮族自治州) 혼춘시(琿春市)에서 ‘탑자구(塔子溝)’와 관련해서 전해지는 지명 설화.

개설

「탑자구」는 ‘탑자구 마을’의 지명 유래를 설명하는 지명 전설(地名傳說)이다. 며느리의 부정을 의심하던 시어머니가 며느리의 죽음에 임해 그녀의 정절을 알아차리고, 후회에 몸서리치며 석 달을 열흘을 통곡한다. 이 바람에 인근에 있던 탑이 쓰러지면서 사방으로 조각들이 흩날린다.

채록/수집 상황

1983년 7월 한정춘이 혼춘시 마적달향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조선족] 지용석에게서 채록했다. 채록자 한정춘은 1953년 길림성 혼춘시에서 출생한 문학가로 『연변 일보』 향토 문학상, 연변인민출판사 이영식 아동 문학상, 연변조선족자치주 진달래 문학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탑자구」 지명 설화는 2010년에 연변인민출판사에서 발간한 『혼춘하 유역 전설집』에 수록되어 있다.

내용

혼춘시에서 동쪽으로 산굽이를 돌아 100여 리쯤 가면 작은 마을이 있다. 두만강으로 흘러드는 혼춘하를 마주하고 산기슭에 오붓하게 자리 잡은 아담한 이 마을을 ‘탑자구’라고 부른다.

먼 옛날, 돌쇠라는 젊은 농부는 어진 아내와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다. 그런데 관가에서 젊은 남자들을 뽑아 성을 쌓는 부역을 시키던 때라 돌쇠도 석 달 동안 집을 떠나 부역하게 되었다. 워낙 위험하고 고된 일이라 한 번 뽑혀가면 집으로 돌아올 가망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나라가 시키는 일이라 거역할 수 없었고 돌쇠는 길을 떠나면서 아내에게 늙은 어머니의 봉양을 부탁하며 기다려 달라고 당부했다.

돌쇠가 떠난 지 3년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자, 늙은 어머니는 돌아오지 않는 아들 걱정과 함께 며느리가 다른 사내를 만나지 않을까 하고 늘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었다. 아내 또한 돌쇠의 안부와 시어머니의 거듭되는 의심으로 하루하루가 힘이 드는 지경이었다.

어느 날 집에서 홀로 방아를 찧고 있는 아내 앞에 중이 나타나 시주를 부탁하자, 아내는 돌아오지 않는 돌쇠의 생사여부를 점쳐 달라고 부탁했다. 중은 돌쇠와 아내에게 좋지 않은 운이 섞여 있으니 아내가 절당 동쪽 산에 가 홀로 성심을 다해 산신님께 칠일 기도를 해야만 한다고 알려 주었다. 아내는 중에게 감사를 표하며 꼭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아내는 남몰래 동쪽 산 탑 아래의 샘물에 가 목욕재계하고 탑 앞에 제상을 차리고 산신제를 지냈다. 이렇게 하기를 이레째 날, 점을 쳐 주던 중이 목탁을 치며 다가와 아내가 지낸 산신제가 잘못되었다며 바로잡기 위해서는 옷을 전부 벗고 제를 지내야 한다며 음욕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이에 아내는 비로소 중에게 속은 것을 알고, 자신의 정절을 지키기 위해 천길 벼랑으로 몸을 날렸다. 그 순간 웬 여인의 통곡 소리가 천지를 울리는 것이었다. 그 여인은 시어머니로 그간 며느리의 행적을 의심해 뒤를 밟다가 오늘 드디어 며느리의 결백을 확인하게 된 것이었다.

시어머니는 그동안 며느리를 의심한 자신을 자책하면서 석 달 열흘이 되도록 통곡을 멈추지 못했다. 그러다가 드디어 탑이 부르릉 몸을 떨며 동쪽으로 쓰러져 버리는 것이었다. 이때 멀리까지 탑 조각이 날아간 산기슭에 마을이 생기게 되었고, 그러한 연유에 이 마을을 ‘탑자구’라고 부르게 되었다.

모티프 분석

「탑자구」의 모티브는 ‘남편의 부역과 아내의 정절’이다. 어느 아내가 부역에 끌려간 남편을 기다리다가 못된 중의 꼬임에 넘어가 겁탈을 당할 위기에 처하자 벼랑 아래로 몸을 던진다. 시어머니는 그제야 며느리의 정절을 알아차리고, 석 달 열흘간 후회의 눈물을 흘리며 통곡한다. 시어머니의 한이 얼마나 컸는지 근처에 있던 탑이 무너져 사방으로 그 파편들이 흩날린다.

참고문헌
  • 『한국 구비 문학 대계』(한국학 중앙 연구원, 1980)
  • 『한국 민속 문학 사전』-설화편(국립 민속 박물관, 2012)
  • 한정춘, 『혼춘하 유역 전설집』(연변인민출판사,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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