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민족문화대전

길림성(吉林省) 길림시(吉林市) 교하현(蛟河縣)에서 호신당 터와 관련하여 전해지는 지명 설화.

「호신당 터」는 송화호오두란의 언덕 가에 있었던 호신당에 관한 유래를 설명한 설화이다. 옛날 송화호는 물이 자주 불어 주변 마을의 재해가 되었고, 해마다 가장 큰 피해를 받던 늪초리 마을에 재해를 피할 방도로 마을 사람들은 호신당을 짓고 호신제를 지냈다. 그러나 후에도 재해가 끊이질 않자, 호신당에서 제사를 지내는 것에 불만을 품었던 마을의 한 사나이가 호신당에 불을 질렀다. 이후 마을 사람들은 호신당을 복구하지 않았고, 지금은 빈터에 돌무더기만 남아 있다.

1987년 한정춘이 교하현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조선족] 방운길에게서 채록했다. 채록자 한정춘은 1953년 길림성 혼춘시에서 출생한 문학가로 『연변 일보』 향토 문학상과 연변인민출판사 이영식 아동 문학상, 연변조선족자치주 진달래 문학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호신당 터」 지명 설화는 2010년에 연변인민출판사에서 발간한 『송화강 유역 전설집』에 수록되어 있다.

송화호오두란 고장에서 남북쪽으로 수십여 리쯤 떨어진 언덕 가에 호신당의 터가 남아 있고, 그에 관한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옛날 송화호는 물이 자주 불어 주변 마을에 상당한 재해가 되었다. 가장 크게 재해가 드는 고장인 늪초리의 농군들과 어부들로, 이들은 재해에 대한 대비책을 찾기 위해 유명한 풍수가를 청했다.

풍수가는 이 터가 호수신(湖水神)의 노여움을 샀다면서 호숫가 언덕에 호신당(湖神堂)을 짓고 호신제(湖神祭)를 자주 지내라고 했다. 하지만 해마다 호신제를 지내도 재해를 막을 수 없었다. 이번에는 복술쟁이를 청했는데, 복술쟁이는 호신당이 있으므로 마을에 재난도 피하고 잘 살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 사람들이 송화호로 물고기를 잡으러 갔었으나, 그물에 물고기가 거의 잡히지 않았다. 이를 이상하게 생각한 좌상 어른이 불길한 징조라며 빨리 뭍으로 배를 대라고 재촉했다. 이를 믿지 않던 사람들도 점차 날씨가 험난해지자 쪽배를 저어 대안으로 몰았다. 하지만 쪽배는 파도에 뒤집혔고, 겨우 호수의 언덕으로 헤엄쳐 나왔다. 마을 어부들은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보전했으나, 더는 물고기를 잡으러 호수로 나갈 엄두를 못 냈다.

그해 겨울 늪초리를 비롯한 송화호 기슭의 여러 마을에 전염병이 나돌았다. 늪초리 사람들은 호신당에 가서 호신제를 지내며 재난을 면케 해달라고 빌었다. 그래도 전염병이 가라앉지 않자, 호수의 신에게만 제를 지내 용왕의 노여움을 사서 재난이 닥쳤다면서 용왕당이나 용왕묘도 짓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또한 토지신한테도 제를 지내야 한다는 의견과 더불어 아예 아무 제사도 지내지 말자는 등 여러 이야기가 나왔다.

늪초리 사람들이 근심걱정 속에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어느 날 호신당에 불길이 솟구쳤고 몽땅 타버렸다. 알고 보니 늪초리의 한 사나이가 호신제를 좋지 않게 여기던 중 마음먹고 일부러 불을 지른 것이었다. 늪초리 마을에서는 이후 더시는 호신제를 지내지 않았다. 해마다 들이닥치는 재난을 그럭저럭 피했고, 호신당을 복구하지 않아 빈터만 남아 돌무더기로 전해지고 있다.

「호신당 터」의 모티브는 ‘호신제의 단절과 마을 재앙’이다. 여기서 ‘호신제(湖神祭)’는 호수의 신에게 복락을 기원하는 마을신앙의 일종이다. 호수 인근에서 삶을 영위해야 했던 사람들은 호수의 신을 마을의 수호신으로 여겼다. 그래서 해마다 제를 정성껏 모셨다. 지금은 대부분 단절되었지만, 여전히 명맥을 유지하는 용신제, 수신제, 샘제 등과 유사한 성격의 제의이다. 이 설화에서도 이러한 성격의 호신제를 지내지 않아 마을이 폐허가 되었다고 설명한다. 전통적인 신앙관을 바탕으로, 호신 즉 마을 수호신에 대한 일종의 영험담(靈驗譚)에 해당한다.

• 한정춘, 『송화강 유역 전설집』(연변인민출판사, 2010)
• 『한국 민속 문학 사전』-설화편(국립 민속 박물관,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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