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하」

한자 古洞河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 안도현  
시대 현대/현대
상세정보
성격 설화
주요등장인물 절름발이 손님
모티프유형 절름발이의 구렁이 퇴치
채록|수집|조사 시기/일시 1984년 5월
수록|간행 시기/일시 2010년
관련 지명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 안도현
정의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 안도현에서 고동하(古洞河)과 관련하여 전해지는 설화.

개설

「고동하」는 이도백하로 흐르는 큰 물길로 원래 작은 시내물이던 물길이 큰 물길로 바뀌게 되고 '고동하'란 이름으로 불리게 된 사연을 설명하는 지명 설화다.

원래 동리 마을 근처 시냇물이 작아 마을 사람들은 물 부족으로 고생을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절름발이가 나타났고 마을의 인심에 감동한 절름발이가 몸을 다 치유한 후 정상으로 돌아왔다. 절름발이는 동굴의 물길에서 수백 년 된 구렁이를 몰아내고 샘물을 솟아나게 해서 마을의 물 부족으로 인한 고생을 없앴다. 이후, 동굴에서 샘이 솟아났다고 하여 '고동하'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채록/수집 상황

1984년 5월, 한정춘[1953년 길림성 훈춘시 출생, 『연변 일보』 향토 문학상 연변인민출판사 리영식 아동 문학상, 연변조선족자치주 진달래 문학상 수상 등]이 안도현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조선족] 이기억에게 채록했다. 2010년에 연변인민출판사에서 발간한 『송화강 류역 전설집』에 관련 자료가 수록되어 있다.

내용

이도백하로 흘러드는 고동하는 먼 옛날 지금처럼 크지 않은 작은 시냇물이었다. 그렇다 보니 양안의 마을 사람들은 고동하의 물만 길어먹고 살아가기가 힘들어 타고장으로 떠나기도 했다. 그래도 농사가 잘되는 덕에 물 고생을 하면서 그런대로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가뭄이 들면 물이 말라 사람뿐만 아니라 짐승들도 물을 마실 수 없어 고생했다. 물 고생이 막심했기에 마을 사람들은 깊숙한 우물까지 파놓았으나 가뭄이 들면 우물도 말랐다.

여러 개를 파면 그중 마르지 않은 우물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마을 사람들은 여러 우물을 팠지만 가뭄이 들면 전부 말라 양안 산재 마을들에게 불모의 고장으로 소문이 나게 되었다. 그래도 농사는 잘돼 찾아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지진 않았다.

어느 날 지팡이를 짚고 등에 허술한 보자기를 맨 절름발이 손님이 마을에 와 한 가정에 묶게 되었는데 마을 사람들의 인심이 좋아 그를 반겨주었다. 절름발이가 웬일인지 밤에 신음을 내는데 병이 든 것 같았다. 절름발이 손님의 발목을 보니 팅팅 부어 있었고 뱀에 물려 밤에 열이 나서 잠을 못 잔다는 사실을 알았다. 주인이 찬물이라도 마시면 나아질까 싶어 찬물을 떠다 주었다. 이후 몸 상태가 좀 나아진 절름발이가 갈 길을 재촉하려 하자 주인은 병 치료를 하고 떠나라 권고 하였고, 절름발이는 며칠간 더 쉬었다 가기로 결정했다.

몸이 완쾌된 절름발이는 인심 좋은 마을 사람들을 위해 도와줄 일이 없을까 궁리하였다. 어느날 절름발이는 말없이 마을을 떠났고, 절름발이가 떠났다는 것을 알게 된 주인과 마을 사람들은 "절름발이에게 무슨 일이 있나?"라고 걱정하였다. 그러던 중 갑자기 절름발이가 마을에 나타났다. 절름발이는 몸이 완쾌되어 발까지 절룩거리지 않고, 늠름한 사나이로 보였다. 절름발이였던 사나이는 "이 마을에 귀중한 보물이 있다."라고 하였다. 개울을 거슬러 올라가면 깊숙한 굴이 있는데 그 굴속에 있으니 삽을 들고 보물을 찾으러 가자고 하였다.

절름발이 사나이가 하도 진지하게 말해 마을 사람들은 속는 셈 치고 가보자란 생각으로 굴로 들어가 암석을 팠다. 그 때 갑자기 고약한 비린내가 나는 바람이 확 터져 나왔다. 절름발이 사나이는 사람들에게 물러나라 하였고, 얼마 후 수백 년 묵은 구렁이가 나타났다.

절름발이 사나이가 몸을 피해 굴 밖으로 나가자고 하였다. 절름발이 사나이는 “굴속에 수백 년 된 구렁이 두 마리가 물길을 독차지하고 있어 한 마리는 죽였으나, 힘이 부족하여 나머지 한 마리는 마을 사람들과 같이 내쫓으려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손에 든 지팡이를 굴속에 던졌다. 잠시 후, 큰 소리가 나며 맑은 샘물이 마구 솟아 올라왔다.

마을 사람들은 보물이란 것이 바로 물이란 것을 알게 되고 절름발이 사나이에게 감사를 전하고자 하였는데 절름발이 사나이는 보이지 않았다. 물이 부족하여 고생하던 사람들은 흥에 겨워 물장구치며 춤을 추기도 했다. 그 후 이 고장에 큰물이 여울져 계곡을 이루며 큰 가뭄이 와도 물이 마를 줄 몰랐고, 아무 곳에나 우물을 파도 물맛이 좋았기에 물 근심이 없어졌다. 마을에 큰 은혜를 베풀고 간 절름발이 사나이를 두고 하늘에서 내려보낸 샘물신이라 추측하거나 백두산 신령님일 수도 있다고 추측했으나 사실인지 알 수 없었다. 이후 이 마을을 동굴 속에서 솟아오른 맑은 샘물이 큰 물길을 이루었다 하여 '고동하'라 부르게 되었다.

모티프 분석

「고동하」의 모티프는 ‘절름발이의 구렁이 퇴치’이다. 예로부터 구렁이는 신물(神物)로 간주하였다. ‘업’이라고 해서 재물을 관장하는 신으로 여기는가 하면, 마을이나 집안의 재앙을 불러오는 신으로 여기기도 했다. 이 설화에서 구렁이는 마을의 물길을 끊어놓은 부정적인 존재로 등장하고 있다. 마땅히 퇴치의 대상이며, 그 구렁이를 절름발이가 퇴치한다. 허름한 행색의 절름발이임에도 마을 사람들은 그를 극진히 대접하고, 절름발이는 마을 사람들의 정성에 대한 보답으로 구렁이를 퇴치한다. 즉 이 설화에는 인간에 대한 지극한 애정은 어떤 장애라도 극복할 수 있다는 전통적인 관념이 이 설화의 기저에 깔린 것이다.

참고문헌
  • 한정춘, 『송화강 류역 전설집』(연변인민출판사, 2010)
  • 『한국 민속 문학 사전: 설화편』(국립 민속 박물관,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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