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민족문화대전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 안도현에서 백두산에 있는 소천지 이름의 유래와 관련하여 전해지는 설화.

「소룡담」은 백두산에 있는 소천지의 지명 유래를 설명하는 지명 전설(地名傳說)이다. 사냥을 잘 하던 형제가 사냥을 하던 중 동생이 소천지 근처에서 괴물을 만나 죽을 뻔하고, 이들 형제가 그 괴물을 잡으러 가서 보니 그 괴물이 용이었고 소천지에 용이 산다는 소문이 퍼져 소룡담이란 지명이 생겼다는 설화이다.

1989년 7월, 한정춘[1953년 길림성 훈춘시 출생, 『연변 일보』 향토 문학상 연변인민출판사 리영식 아동 문학상, 연변조선족자치주 진달래 문학상 수상 등]이 안도현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박혜옥에게서 채록했다. 2010년에 연변인민출판사에서 발간한 『송화강 유역 전설집』에 관련 자료가 수록되어 있다.

용이 백두산 천지뿐 아니라 소천지에도 산다고 해서 소룡담이란 이야기가 있다. 수천 년 전 백두산 속엔 사나운 짐승이 많아서 들어오는 사람들이 적었고 늪가는 더 적었다. 담이 큰 사냥꾼들만 다녀서 산 위에 천지는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 못했다. 백두산 기슭 동리에 사냥을 잘하는 형제가 살았다.

이들 형제는 산속을 다니며 산삼이나 영지를 구하고 사냥도 하였다. 이들 형제는 어느 해 초가을 백두산 속으로 들어가 서로 떨어져 약초를 캐고 사냥을 하며 야영도 하자고 하였다. 날이 어두워져 야영할 시간이 되었는데 동생이 돌아오지 않아 형이 찾으러 돌아다녔지만, 날이 밝도록 동생의 행방을 알 수 없었다.

다음 날 동생을 찾았는데 동생은 빈손인데다 팔에 상처도 나 있었다. 동생은 괴이하며 사나운 괴물을 만나 죽을 뻔했다고 했다. 동생이 약초도 못 캐고 사냥도 못해 빈손으로 돌아가야 할 상황에 노루를 보곤 사냥을 하려고 하는데 너럭바위 가운데에서 갑자기 괴물이 나타나 동생에게 달려들었다. 담대한 동생이 괴물한테 화살을 쏘았으나 괴물이 화살을 앞발로 쳐버리곤 동생을 향해 달려들었다. 동생은 날아온 돌에 맞고 모래 속에 묻혔으나 형이 찾는 소리를 듣고는 살아서 돌아올 수 있었다. 형제는 며칠 후 뱀 형상의 그 괴물을 찾기 위해 괴물이 있다는 곳에 들어가 보니 선바위가 솟아있는 가운데 넓은 바위에 그 괴물이 누워 있었다. 살펴보니 머리에 두 개의 뿔도 돋아나 있었다. 동생은 괴물을 잡자고 했으나 형은 우리 형제가 잡을 수 있을만한 괴물이 아니라며 동생을 말렸다.

괴물은 몸에 비늘이 달려있고 큰 입에 다리까지 있는 것을 봐서 작은 용인듯 싶었다. 형제가 보기엔 저 용이 왜 큰 늪이 아닌 이 작은 늪에 와있는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작은 용이 소천지에서 물장구를 치며 놀고 있는데 갑자기 큰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형제는 바윗돌 밑에서 비를 피하며 노인들에게 대강 들은 용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이들 두 형제가 산속 소천지물에 용이 사는 것을 본 후 소문이 퍼져 소천지를 소룡담이라 불렀다.

「소룡담」의 모티프는 ‘소천지의 용’이다. 한인 설화에서, 백두산 천지의 용을 모티프로 삼은 설화는 부지기수다. 그런데 이 작품은 소천지에도 용이 좌정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그 용이 비를 불러오는 신통력이 있음도 설명하고 있다. 천지는 물론 소천지도 용이 좌정할 만큼 경관이 빼어날 뿐만 아니라 신이한 장소라는 사실을 드러내는 설화이다.

• 한정춘, 『송화강 유역 전설집』(연변인민출판사, 2010)
• 『한국 민속 문학 사전: 설화편』(국립 민속 박물관,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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