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민족문화대전

길림성(吉林省) 연변조선족자치주(延邊朝鮮族自治州) 혼춘시(琿春市)에서 ‘연꽃늪’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설화.

「연꽃늪」은 두만강 하류에 소재한 연꽃늪의 유래를 설명하는 지명 전설(地名傳說)이다.

두만강을 끼고 있는 마을에 ‘아량’이라는 젊은이가 살았다. 농사일을 끝낸 뒤 늪에 가서 물고기를 잡던 아량은 연꽃 씨를 뿌리는 선녀를 만나게 된다. 한편 남쪽 바다에서 초어신이 나타나 연꽃을 먹어 치워 아량은 작살을 던져 쫓아낸다. 그 이후 아량은 연꽃을 열심히 가꾸었다.

한편 소녀는 하늘의 꽃인 연꽃을 훔쳐 인간 세상에 주었다는 이유로 하늘 옥에 갇히게 되고, 사람들은 늪을 ‘연꽃늪’이라 부르게 되었다.

1988년 10월, 한정춘[1953년 길림성 혼춘시 출생, 『연변 일보』 향토 문학상, 연변인민출판사 이영식 아동 문학상, 연변조선족자치주 진달래 문학상 등 수상]이 혼춘시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허대일에게서 채록했다. 2010년에 연변인민출판사에서 발간한 『두만강 유역 전설집』에 관련 자료가 수록되어 있다.

두만강을 끼고 있는 마을에 ‘아량’이라는 젊은이가 살았다. 아량은 농사일을 끝낸 뒤 늪에 가서 물고기를 잡곤 하였다. 어느 날 아량이 늪에 와서 그물을 던져 물고기를 잡는데, 청아한 노랫소리가 들렸다.

흰 쪽배를 탄 소녀가 꽃바구니를 들고 연꽃 씨를 뿌리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연꽃 씨를 다 뿌린 소녀는 안개와 더불어 어디론가 사라졌다. 몇 달이 지난 후, 늪에는 아름다운 연꽃들이 피어났다.

소녀는 늪가에서 물장구를 치고 있었다. 아량은 소녀를 먼저 부르면 사라질 것 같아 소녀가 옆으로 오길 기다렸다. 소녀는 "천궁에 살고 있으며, 연꽃을 가꾸는 선녀"라고 하였다. "다른 늪보다 아름다워 유독 연꽃 씨앗을 많이 뿌렸다"라고 하고는 다시 사라졌다.

그런데 어느 날, 남쪽 바다로부터 ‘초어신’이라는 무서운 괴물이 나타나 연꽃을 먹어 치우기 시작했다. 아량은 그것을 보고 가지고 있던 작살을 던졌다. 작살이 가슴에 박히자 초어신은 어디론가 도망가 버렸다.

그 이후 아량은 연꽃을 열심히 가꾸기 시작했다. 며칠이 지나, 늪에 몇몇 선녀가 내려왔다. 그런데 거기에는 연꽃 씨를 뿌리던 소녀는 없었다. 선녀들은 "그 소녀가 천궁의 연꽃 씨를 훔쳐 인간 세상에 주어 옥에 갇히었다"라고 했다. 아량은 옥에 갇힌 소녀를 생각하며 더욱 열심히 연꽃을 가꾸었고, 사람들은 그 늪을 ‘연꽃늪’이라 부르게 되었다.

「연꽃늪」의 주요 모티프는 ‘하늘의 연꽃 씨를 훔쳐 인간 세상에 준 선녀’이다. 연꽃은 하늘의 꽃이었는데 선녀가 몰래 훔쳐 인간 세상에 전달해 주었다고 한다. 그 대가로 연꽃을 인간 세상에 심어 준 선녀는 하늘 옥에 갇히게 된다.

연꽃과 관련해서 전해지는 문헌 설화는 고려(高麗)충선왕(忠宣王)이 원(元)나라 연경(燕京)에서 돌아올 때 궁궐의 여인에게 정표로 주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연꽃늪」에서는 연꽃을 '하늘의 꽃'이라고 하여 그 ‘신성성’을 강조하며, 초어신에 의해 죽은 연꽃을 아량이 다시 살려 ‘재생(再生)’이라는 이미지도 갖게 된다.

• 『한국 민속 문학 사전』-설화편(국립 민속 박물관, 2012)
• 한정춘, 『두만강 유역 전설집』(연변인민출판사,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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