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민족문화대전

길림성(吉林省) 연변조선족자치주(延邊朝鮮族自治州) 혼춘시(琿春市) 경신진(敬信鎭)에서 ‘장수 바위’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설화.

「장수 바위」는 두만강 상류 북쪽 기슭에 있는 ‘장수 바위’의 유래를 설명하는 지명 전설(地名傳說)이다. ‘흑달’ 장수와 ‘도망이’라 부르는 도적 두목 사이에 싸움이 벌어졌다. 도적 두목도 무예가 출중해 승부가 나지 않았다.

도적 부하인 털복이가 장기 내기를 제안했다. 이기는 사람이 지는 사람의 생니를 뽑는 것이었다. 흑달이 이겨서 도적 두목의 생니를 모두 뽑게 되었다. 생니를 뽑으려는 순간, 도적 두목이 도망을 가려 해 흑달이 큰 칼로 내리쳤다. 그 순간 바위가 두 개로 나누어졌는데, 그 바위를 ‘장수 바위’라 부른다.

1991년 5월, 한정춘[1953년 길림성 혼춘시 출생, 『연변 일보』 향토 문학상, 연변인민출판사 이영식 아동 문학상, 연변조선족자치주 진달래 문학상 등 수상]이 혼춘시 경신진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한창익에게서 채록했다. 2010년에 연변인민출판사에서 발간한 『두만강 유역 전설집』에 관련 자료가 수록되어 있다.

발해국 때 ‘흑달’이라는 장수와 부인이 하인 ‘작쇠’를 데리고 남쪽 해변에 있는 삼촌을 보러 가는 길이었다. 강물을 따라가다가 중간에 네 명의 도적을 만났다. ‘흑달’ 장수와 ‘도망이’라고 부르는 도적 두목 사이에 싸움이 벌어졌다. 도적 두목 또한 무예가 출중해 승부가 나지 않았다.

승부가 나지 않자, 도적 부하인 털복이가 장기 내기를 제안했다. 이기는 사람이 지는 사람의 생니를 뽑는 것이었다. 두 사람은 산꼭대기로 올라왔으나, 장기판이 없어 흑달이가 떡판 같은 돌에다 장기판을 손으로 눌러 그렸다. 그리고 큰 돌을 장기 알로 삼아 장기를 두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흑달이 내리 이겨 도망이의 앞니를 모두 뽑게 되었다. 흑달이 먼저 이빨 두 대를 뽑아 두만강에 던졌다. 그러고는 다시 뽑으려 달려드니, 도망이가 도망을 가려고 하였다.

그 순간 흑달이 큰 칼로 도망이를 내리쳤다. 그 순간 굉음과 함께 도망이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반으로 쪼개진 바위만 남아 있었다. 사람들이 그 바위를 ‘장수 바위’라 부른다.

「장수 바위」의 주요 모티프는 ‘도적 두목과의 내기에서 이긴 흑달’, ‘장수들의 싸움으로 생긴 바위’ 등이다. 장수가 남겨 놓은 흔적이 전하는 바위에 관한 설화다. 도적 두목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흑달 장군의 용맹함을 부각시키고 있으며, 그러한 내용을 ‘장수 바위’라는 구체적 증거물을 통해 전승하고 있다.

• 『한국 민속 문학 사전』-설화편(국립 민속 박물관, 2012)
• 한정춘, 『두만강 유역 전설집』(연변인민출판사,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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