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민족문화대전

길림성(吉林省) 연변조선족자치주(延邊朝鮮族自治州) 혼춘시(琿春市) 반석진(磐石鎭)에서 ‘오누이 샘’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설화.

「오누이 샘」은 두만강 하류 용당산 중턱에 있는 ‘오누이 샘’의 유래를 설명하는 샘 설화다. 문둥병에 걸린 처녀가 자살할 생각으로 집을 나오고 남동생은 누나를 찾아 나선다. 남동생이 위협에 처하자, 누나가 구해준다.

샘물을 찾은 오누이는 독이 들어 있을 수도 있기에 서로 먼저 먹어보겠다고 한다. 다음 날, 샘물 옆에 죽어 있는 누나를 발견하고 남동생은 누나를 따라갈 생각으로 샘물을 마신다. 깨어난 처녀는 문둥병이 다 나아 동생과 함께 집으로 돌아온다. 그래서 그 샘물을 ‘오누이 샘’이라 부른다.

1995년 6월, 한정춘[1953년 길림성 혼춘시 출생, 『연변 일보』 향토 문학상, 연변인민출판사 이영식 아동 문학상, 연변조선족자치주 진달래 문학상 등 수상]이 혼춘시 반석진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김옥분에게서 채록했다. 2010년에 연변인민출판사에서 발간한 『두만강 유역 전설집』에 관련 자료가 수록되어 있다.

용당산과 떨어진 마을에 문둥병이 돌았다. 그 가운데 박씨 성을 가진 처녀가 문둥병에 걸렸다. 그래서 부모님은 약초를 캐러 다니고, 집에는 남동생과 처녀만 남게 되었다.

처녀는 남동생 몰래 자살할 생각으로 집을 나왔고, 남동생은 누나를 찾아 나섰다. 누나를 찾아 나선 남동생은 길을 잃고 호랑이를 만났다. 그때 누나가 사람의 인기척을 느껴 다가왔고 그 틈에 호랑이가 가버렸다.

다시 만난 두 남매는 샘물을 찾다가 바위 위에서 잠이 들었다. 다시 호랑이 울음소리에 깨어난 처녀는 방아확처럼 생긴 곳에 물이 고인 곳을 찾아냈다. 혹시 독이 있을 수도 있으니 서로 먼저 먹어보겠다고 하다가 결국 아무도 먹지 않기로 하고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 남동생이 눈을 떠 보니 누나는 샘물 옆에 죽어 있었다. 쓰러진 누나를 본 남동생은 자신도 누나를 따라갈 생각으로 샘물을 마셨다. 이튿날 새벽, 호랑이 울음소리에 눈을 뜬 처녀는 자신의 문둥병이 다 나았다는 것을 알았고, 동생도 깨어나 집으로 함께 돌아왔다. 그래서 이 샘을 ‘오누이 샘’이라 부르게 되었다.

「오누이 샘」의 주요 모티프는 ‘문둥병을 치료하는 샘물’이다. 샘은 물을 보유하는 공간이므로 물의 생활적 필요성과 보편적 상징성이 어우러져 다양한 상상력이 발휘되는 현장이다.

‘오누이 샘’은 물이 지닌 생명력과 생생력(生生力)이 있기에 ‘문둥병’을 치료하는 약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오누이가 샘을 발견한 것은 돈독한 우애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였다.

• 『한국 민속 문학 사전』-설화편(국립 민속 박물관, 2012)
• 한정춘, 『두만강 유역 전설집』(연변인민출판사,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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