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민족문화대전

요령성(遼寧省) 단동시(丹東市)에서 ‘신선지(神仙池)’의 유래와 관련하여 전해지는 설화.

「신선지」는 ‘신선지’라는 늪의 지명 유래를 설명하는 지명 전설(地名傳說)이다. 어느 고을에 부임한 목사에게 정체를 알 수 없는 어옹(漁翁)[고기를 잡는 노인]은 불합리한 요구를 한다.

하지만 목사는 어옹의 요구를 모두 들어준다. 그제야 어옹은 자신이 신선임을 밝히며 목사에게 목민관으로서 역할을 당부하고 사라진다. 그때부터 어옹이 고기를 잡던 그 늪을 ‘신선지’라고 이른다.

1994년 9월, 한정춘[1953년 길림성 혼춘시 출생, 『연변 일보』 향토 문학상, 연변인민출판사 이영식 아동 문학상, 연변조선족자치주 진달래 문학상 등 수상]이 단동시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황용철에게서 채록했다. 2010년에 연변인민출판사에서 발간한 『압록강 유역 전설집』에 관련 자료가 수록되어 있다.

압록강이 바다와 맞닿는 지점에 큰 늪이 있다. 이 근방에는 한 고을이 있었다. 고을 목사는 인재를 잘 등용했을 뿐만 아니라 청렴했고 민심에 귀를 잘 기울였다.

어느 날, 목사가 고을을 순찰하고 있었다. 한 순찰관이 이르길, 키가 구 척이나 되는 젊은이가 웃통을 벗은 채 배꼽 위에 긴 장대를 올려놓고 반듯이 누워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목사는 연유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그 젊은이를 불러들였다. 그러자 젊은이는 과거에 낙방하고 낙담하여 고향으로 돌아가는데, 늪에서 고기를 잡고 있는 한 어옹(漁翁)이 이렇게 해야 관직에 나갈 수 있는 것은 물론 요절을 면할 수 있다고 하여 그렇게 했노라고 했다.

목사는 어옹이 궁금했다. 하여 어옹을 불러들였다. 그러나 어옹은 목사가 직접 가마를 대동하고 와야만 움직이겠다고 했다. 순찰관이 이 사실을 고하자, 목사는 가마를 가지고 어옹에게 갔다.

그러자 이번에는 어옹이 자신을 가마에 태우고 목사가 직접 가마를 들것을 요구했다. 목사는 당황했지만, 어옹의 요구를 따랐다. 목사가 30발짝을 떼었을 때, 어옹이 가마에서 나와 웃으며 앞으로 목사가 30년을 이와 같이 보내면 틀림없이 나라가 안정될 것이라고 했다.

목사는 그제야 어옹이 신선(神仙)을 깨달았다. 또 어옹은 그 젊은이를 목사에게 천거하며, 필시 큰 재목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때부터 어옹이 고기를 잡던 그 늪을 ‘신선지’라고 부르게 되었다.

「신선지」의 모티프는 ‘목사의 부임과 경내 순찰’과 ‘어옹의 목사 시험과 당부’이다. 목민관에게 가장 요구되는 덕목은 민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신선지」에서 어느 고을에 부임한 목사는 목민관으로서 소임을 다하고자 노력한다. 이에 신선이 어옹으로 화하여 목사를 시험한 후 국가를 위해 초심을 잃지 말 것을 당부하고 사라진다. 초심을 잃고 폭정을 휘두르는 당대 수많은 위정자들에 대한 비판이자 경계라고 할 수 있다.

• 『한국 구비 문학 대계』(한국학 중앙 연구원, 1980)
• 『한국 민속 문학 사전』-설화편(국립 민속 박물관, 2012)
• 한정춘, 『압록강 유역 전설집』(연변인민출판사,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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