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민족문화대전

길림성(吉林省) 통화시(通化市) 집안시(集安市)에서 ‘양어두(羊魚頭)’ 바위의 유래와 관련하여 전해지는 설화.

「양어두」는 ‘양어두’라는 바위의 형성 유래를 설명하는 바위굴 전설[岩窟 傳說]이다. 어느 어부의 딸과 양은 한시도 떨어지지 않는 친구 사이이다. 어부의 딸이 병이 나서 물고기를 먹고 싶다고 하자, 압록강의 괴물이 출몰함에도 어부는 물고기를 잡으러 강으로 나선다.

이때 압록강의 괴물이 어부를 덮치자, 양이 달려와 엉킨다. 이후 둘은 꼼짝하지 않다가 양의 머리에 물고기의 몸통을 한 기이한 바위로 변한다. 그래서 그 바위를 ‘양어두’라고 일컫게 된다.

1988월, 한정춘[1953년 길림성 혼춘시 출생, 『연변 일보』 향토 문학상, 연변인민출판사 이영식 아동 문학상, 연변조선족자치주 진달래 문학상 등 수상]이 집안시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김청수에게서 채록했다. 2010년에 연변인민출판사에서 발간한 『압록강 유역 전설집』에 관련 자료가 수록되어 있다.

압록강 북쪽의 집안현(集安縣) 태왕향(太王鄕)에는 ‘상해방(上解放)’과 ‘하해방(下解放)’이라는 마을이 있는데, 예전에는 이 마을을 함께 일러 ‘양어두’라고 했다. 먼 옛날, 이 근방에 마을이 있었다. 마을에는 한 어부가 살았는데, 50살이 넘도록 자식이 없었다. 그런 딸이 태어났다. 어부 부부는 딸을 애지중지 키웠다.

그런데 어미가 늙어 젖이 잘 돌지 않자, 어부는 양 한 마리를 사 왔다. 양의 젖을 짜 딸에게 먹이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염소는 젖이 나오지만, 양은 젖이 나오지 않는다. 어부가 염소와 양을 착각했던 것이다. 이에 어부는 양을 크게 키워 잡아먹기로 했다. 그런데 딸이 걷기 시작하면서부터 양과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 양도 딸을 무척 좋아해 둘은 다정한 친구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강에 괴물이 나타나 사람들을 하나둘 잡아먹었다. 이에 어부도 고기를 잡지 못했다. 그런데 딸이 병이 나서 신음하며 물고기를 먹고 싶다고 했다. 어부는 어쩔 수 없이 강으로 향했다. 그물을 쳐 물고기를 잡는데 괴물이 나타나 어부에게 덤벼들었다.

이때 어디선가 양이 나타나 괴물과 맞서 싸웠다. 한참을 어울려 싸우다 보니 서로의 손과 발이 얽혀서 둘 다 꼼짝을 하지 못했다. 그러더니 서서히 돌로 변해갔다. 돌은 양의 머리에 물고기의 몸통을 한 형상이었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그 바위를 ‘양어두’라고 부르게 되었다.

「양어두」의 모티프는 ‘어부의 딸과 양의 두터운 정’과 ‘압록강 괴물과 양의 결합’이다. 한낱 동물이지만, 자신을 길러준 주인을 위해 목숨을 바친 사례가 없지 않다. 「양어두」에서는 양이 자신을 길러준 주인을 위해서, 자신을 사랑해 준 어부의 딸을 위해서 압록강의 괴물과 맞선다. 그러다가 압록강의 괴물과 함께 바위로 변한다. 양의 머리에 물고기의 몸통을 한, 그 자체의 형상이 기이한 바위였다. 이 이야기는 기이한 모양의 바위를 증거물로 삼아 동물보은형(動物報恩形)의 일반적인 이야기를 엮은 전설이다.

• 『한국 구비 문학 대계』(한국학 중앙 연구원, 1980)
• 『한국 민속 문학 사전』-설화편(국립 민속 박물관, 2012)
• 한정춘, 『압록강 유역 전설집』(연변인민출판사,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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