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민족문화대전

길림성(吉林省) 통화시(通化市) 집안시(集安市)에서 ‘돌무지 탑 터’와 관련해서 전해지는 설화.

「돌무지 탑 터」는 돌무지 탑의 유래를 설명하는 사찰 탑상 전설(寺刹塔像傳說)이다. 어느 노승이 일러준 대로 돌무지 탑을 쌓고 매년 제를 올림으로써 마을의 화를 막고 복을 불러들였다는 내용이다.

1992년 4월, 한정춘[1953년 길림성 혼춘시 출생, 『연변 일보』 향토 문학상, 연변인민출판사 이영식 아동 문학상, 연변조선족자치주 진달래 문학상 등 수상]이 집안시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김수길에게서 채록했다. 2010년에 연변인민출판사에서 발간한 『압록강 유역 전설집』에 관련 자료가 수록되어 있다.

압록강 남안에는 개천을 사이에 두고 고씨 마을과 오씨 마을이 있었다. 그런데 고씨 마을에는 물이 나지 않아 사람들은 늘 물동이를 이고 오씨 마을 용두레 우물까지 와서 물을 긷곤 했다. 오씨 마을 사람들은 그런 고씨 마을 사람들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

어느 해 장마가 지자, 오씨 마을 사람들은 고씨 마을으로 물길을 냈다. 이에 오씨 마을의 논과 밭은 무사했지만, 고씨 마을의 논과 밭은 모두 물에 잠겨버렸다. 이때부터 두 마을 사람들은 만나기만 하면 서로 으르렁댔다.

어느 날, 한 도사가 고씨 마을에 들러 마을 사람들에게 물과 음식을 청하자 너 나 할 것 없이 정성껏 대접했다. 인근 마을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인심이었다. 도사는 고씨 이장에게 우물이 날 지점과 함께 마을이 흥할 수 있는 방책을 일러주었다.

마을 사람들이 도사가 알려준 지점을 파보니 물이 솟아났다. 그리고 방책대로 장수상을 만들어 땅에 묻고 그 위에 돌무지 탑을 쌓았다. 해마다 제도 지냈다. 그랬더니 풍년이 들고 병도 잦아들었다. 돌무지 탑은 지금 없어졌지만, 그 터는 뚜렷이 남아 있다.

「돌무지 탑 터」의 모티프는 ‘고씨 마을과 오씨 마을의 반목’과 ‘어느 도사가 고씨 마을 사람들을 위해 일러준 방책’이다. 예부터 ‘샘물’ 또는 ‘물줄기’를 놓고 두 마을 간 각축이 벌어지곤 했는데, 이를 흔히 ‘물다르기[물빼앗기]’라고 했다. 농경 사회에서 그만큼 물이 중요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풍속이라고 할 수 있다.

「돌무지 탑 터」에서도 이러한 풍속을 엿볼 수 있다. 또한 돌무지 탑을 쌓고 매년 제를 올렸다는 것은 서낭제[城隍祭]의 일종이다. 마을 수호신으로서 서낭신에게 기탁하여 제액초복(除厄招福)하는 풍속도 엿볼 수 있다.

• 『한국 구비 문학 대계』(한국학 중앙 연구원, 1980)
• 『한국 민속 문학 사전』-설화편(국립 민속 박물관, 2012)
• 한정춘, 『압록강 유역 전설집』(연변인민출판사, 2010)

• 「압록강 전설」
• 설화
• 압록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