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민족문화대전

길림성(吉林省) 통화시(通化市) 집안시(集安市) 태왕향(太王鄕) 민주촌(民主村)에 있는 두 개의 돌기둥과 관련해서 전해지는 설화.

「신비한 돌기둥」은 태왕향 민주촌 앞에 마주 서 있는 돌기둥의 유래를 설명하는 바위굴 전설[岩窟傳說]이다. 어느 왕이 ‘까마귀의 불길한 울음소리’와 ‘선인(仙人)의 현몽에 의한 전쟁 예고’를 통해 국가를 전란의 위기에서 구한다. 그리고 까마귀와 같은 짐승을 위해서, 선인과 같은 선신(善神)을 위해서 천제(天祭)를 지내기 시작한다. 두 개의 신비한 돌기둥은 당시 천제의 제단으로 건립한 것이다.

1991년 8월, 한정춘[1953년 길림성 혼춘시 출생, 『연변 일보』 향토 문학상, 연변인민출판사 이영식 아동 문학상, 연변조선족자치주 진달래 문학상 등 수상]이 집안시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박응수에게서 채록했다. 2010년에 연변인민출판사에서 발간한 『압록강 유역 전설집』에 관련 자료가 수록되어 있다.

집안시 태왕향 민주촌 앞에는 장승과 흡사한 두 개의 돌기둥이 서로 마주보고 서 있다. 먼 옛날, 왕은 신하들과 함께 사냥을 하러 산 속으로 향했다. 그런데 왕의 일행 앞에 두 마리의 까마귀가 날아와 울어댔다. 왕은 불길한 느낌이 들어 일관(日官)에게 점을 쳐보라 했다.

일관이 이르길, 불길한 점괘가 나왔다며 금기를 지켜야 한다고 했다. 첫째는 너무 먼 곳까지 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며, 둘째는 사흘 안에 궁궐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왕은 개의치 않고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사냥 이틀째 되던 날, 왕의 꿈에 어느 노인이 나타나 수만에 달하는 군사가 쳐들어오고 있으니 어서 궁궐로 돌아가 맞설 준비를 하라고 했다. 왕은 급히 궁궐로 향했다. 그리고 전쟁 준비를 갖추고 외적을 맞아 승리를 거두었다.

그런 후 왕은 일관에게 두 개의 돌을 쪼아 제단을 조성하라 명했다. 왕은 까마귀 같은 날짐승도, 어느 노인과 같은 선인도 모두 국가를 위해 애쓴다고 여겨 그들을 위해 천제를 지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두 개의 돌기둥을 만들고, 이후부터 천제를 지내기 시작했다.

「신비한 돌기둥」의 모티프는 ‘까마귀와 선인의 전란 예고’이다. 「신비한 돌기둥」에서는 선인은 물론 미물에 불과한 까마귀조차도 왕을 비호하고 있다. 전통 시대의 왕은 ‘천(天)’의 아들로서 반드시 천명(天命)을 좇아야 한다고 여겼다. 까마귀의 불길한 울음소리에 의한, 선인의 현몽에 의한 전쟁 예고도 일종의 천명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왕은 두 개의 돌기둥을 세우고 천제를 올린다. 천명을 좇아 국가를 경영할 것을 만방에 고하는 동시에 천의 비호에 대한 감사의 예라고 할 수 있다.

• 『한국 구비 문학 대계』(한국학 중앙 연구원, 1980)
• 『한국 민속 문학 사전』-설화편(국립 민속 박물관, 2012)
• 한정춘, 『압록강 유역 전설집』(연변인민출판사,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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