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민족문화대전

길림성 백산시 장백조선족자치현에서 ‘탑산 장수’와 관련해서 전해지는 설화.

「탑산 장수」는 장백조선족자치현에 있는 ‘영광탑(靈光塔)’의 이칭(異稱)을 설명하는 인물 전설(人物傳說)이다. 어느 고승이 영광탑에서 어린 제자에게 무예를 연마시키다 입적한다. 이후 영광탑 밑에 뚫려 있는 굴을 넘나들며 백두산 천지용왕의 아들이 어린 제자에게 무예를 연마시킨다. 어린 제자는 장성하여 외적을 물리치는 장수로 성장한다. 이에 영광탑을 달리 이르기를, ‘탑에서 무예를 익히며 산 장수가 있었다’는 의미에서 ‘탑산 장수’라고 부르게 된다.

1989월 8월, 한정춘[1953년 길림성 훈춘시 출생, 『연변 일보』 향토 문학상, 연변인민출판사 리영식 아동 문학상, 연변조선족자치주 진달래 문학상 수상 등]이 장백조선족자치현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조선족] 정우익에게서 채록했다. 2010년에 연변인민출판사에서 발간한 『압록강 류역 전설집』에 관련 자료가 수록되어 있다.

지금의 장백조선족자치현 소재지 인근에 어느 고승이 어린 제자와 함께 살았다. 고승은 늘 퉁방울 소리가 나는 영광탑 아래에서 어린 제자에게 무예를 가르쳤다. 고승은 임종에 임해 “절대 영광탑 곁을 떠나지 마라”는 유언을 남기고 숨을 거두었다. 어린 제자는 고승의 유지대로 영광탑 곁에서 무예를 익혔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 어린 제자는 청년으로 성장했다.

그러던 어느 날, 꿈에 고승이 나타나 “이제 더한 무예를 익히게 될 것이다. 너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이튿날 제자가 영광탑으로 가보니, 그곳에서 웬 무사가 검을 휘두르며 무예를 연마하고 있었다. 제자는 무사에게 검술 전수를 부탁했다.

그렇게 검술 전수가 끝나갈 무렵, 무사는 본인이 백두산 천지에 있는 용왕의 아들임을 말하고 영광탑 밑에 뚫려 있는 굴을 통해 오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용왕의 아들은 오늘 왕위를 계승한다며 함께 천지로 들어가자고 제안했다. 제자는 흔쾌히 승낙하고 용왕의 아들과 함께 천지로 들어와 용왕을 알현했다.

그리고 고승이 자신을 위해 용왕에게 미리 무예 연마를 부탁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후 제자는 무예를 더욱 연마하여 외적의 침입을 물리치는 데 큰 활약을 하는 장수가 되었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영광탑’을 달리 일러, ‘탑에서 무예를 익히며 산 장수가 있었다’는 뜻에서 ‘탑산 장수’라고 했다.

「탑산 장수」의 모티프는 ‘영광탑과 어린 제자의 무예 연마’이다. 장백조선족자치현의 영광탑은 발해 때 축조한 5층 전탑[15m]으로 원형이 여전히 보존되어 있다. 「탑산 장수」는 ‘신령스러운 빛이 감도는 탑’이라는 영광탑 자체의 명칭과 상응이라도 하듯 천지용왕의 아들이 영광탑에서 어린 제자에게 무예를 연마시킨다. 그리고 어린 제자는 성장하여 국가를 위기에서 구한다.

• 『한국 구비문학 대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
• 『한국 민속 문학 사전: 설화편』(국립 민속 박물관, 2012)
• 한정춘, 『압록강 류역 전설집』(연변인민출판사,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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