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민족문화대전

한인[조선족] 사회에서 불려지는 경상도 민요의 하나.

경상도 민요의 하나로 한인[조선족]은 주로 설이나 정월 보름날 부른다. 집터를 맡은 신령인 성주신과 그의 아내 성주 부인은 집을 짓는 일로부터 일문 일족의 번영에 이르기까지 그 집의 길한 일이나 흉한 일을 도맡아 직접 다스린다고 믿었다. 무당은 성주받이를 하면서 성주신께 복을 빌었고 이때 부르던 노래가 널리 퍼져서 민요화 된 것이다. “경상도 안동땅 제비원이 본 일 레라” 등 그 기원이 경상도임을 알 수 있는 노랫말이 쓰인다.

김봉관 편저 『중국 조선족 민간 기악 곡집』에 채록된 「성주풀이」는 6가지이다. 박문관, 최생금, 김용복, 강경민, 정석필, 강신자의 노래로 채록되어 있고, 이황훈, 김남호, 김봉관의 채보 악보로 정리되어 있다.

성주신을 기리는 긴 서사적인 노래에서 이와 관련이 없는 노랫말을 얹어 부르기도 하며 꿋꿋한 멋과 시원스러운 느낌을 가진 노래이다. 각 노래마다 노랫말이나 선율, 리듬, 종지 등에서 조금 차이가 있지만, 크게 다르지는 않다.

3박자 계열의 박자에서 벗어나지 않으며 굿거리 장단에 맞는다. 음 구조는 솔라도레미 5음 음계 안에서 불리며, 가끔 ‘파’음이 등장하는 노래도 있다. “레도솔-도”의 하행 구조에서 4도 위로 올라가서 끝나지만, “레도솔-” 로 끝나는 곡도 있다. 규칙적인 후렴구가 나오며 유절 형식이다. “낙양성 십리하에” 로 시작하는 것은 한반도에서 불리는 것과 같은 노래이다.

「성주풀이」 1

자식을 보니 초면이라 다시 보니 구면이라

새로 만나 유정친구 유정 유신케 노다지다 가네

에라 만수 에하 하니 만수로다

[박문관 노래, 이황훈 채보]

「성주풀이」 2

성주로다 성주로다 그어 데냐

저 경상도 안동 땅에 제비원에 솔씨를 받아

소편대편에 던져 노니 소부동이 되였더라

[최생금 노래, 이황훈 채보]

「성주풀이」 3

진시황이 만리장성 높이 쌓고 아방궁 지을 때에

삼각산 제일봉에 좌청룡 우백호 남지장 여기 품에

청학이 추는 날 봉학이 춤을 추니

만물이 장성할 제 왕후지기 이 아닐 손가

[김용복 노래, 김남호 채보]

「성주풀이」 4

성주본이 어디메뇨 성주본이 어디메뇨

경상도 안동땅에 제비원이 본일레라

제비정처 솔씨 받아 룡우산에 던져노니

낮이 며는 햇볕 받고 밤이 되면 이슬 맞아

황장목이 되였구나 더러지 돈이 되였구나

[강경민 노래, 이황훈 채보]

「성주풀이」 5

낙양성 십리하에 높고 낮은 저무덤은

영웅호걸이 몇몇이며

절세가인이 그 누구냐

우리네 인생 한번가면 저기 저 모양될 터 이니

에라만수 에라 대신이야

[강신자 노래, 김봉관 채보]

「경상도 성주풀이」

에라 만수(萬壽)에라 대신(大神)이야 대활령(大活靈)으로 설설이 나리소서.

에라 만수야 에라 대신이로구나. 놀고 놀고 놀아 봅시다.

아니 노지는 못 하리라. 낙양성 십리하에 높고 낮은 저 무덤에

영웅호걸이 몇몇이며 절대 가인이 그 뉘기며

운하춘풍(雲霞春風)은 미백년(未百年) 소년행락(少年行樂)이 편시춘(片時春)

아니 놀고 무엇 하리.

한송정 솔을 베어 조그맣게 배를 무어 만만고 띄워 놓고

술이며 안주 많이 실어 술렁 술 배 띄어라 강릉 경포대로 가자

에라 만수 에라 대신이야 대활령으로 설설이 내리소서.

에라 만수야 에라 대신이로구나.

이 댁 성주는 와가(瓦家) 성주, 저 댁 성주는 초가 성주

한테 간에 공댁 성주, 초년 성주, 이년 성주

스물일곱에 삼년 성주, 서른일곱 사년 성주

마지막 성주는 쉬흔 일곱이로다.

대활령으로 설설이 내리소서.

에라 만수 에라 대신이로구나

성주야 성주로다 성주 근본이 어디메뇨

경상도 안동땅의 제비원이 본이 되야

제비원에다 솔씨 받어 동문 산에다 던졌더니

그 솔이 점점 자라나서

밤이며는 이슬 맞고 낮이며는 변에 쐬어

청장목(靑長木) 황장목(黃長木) 도리 지둥이 다 되었구나

에라 만수 에라 대신 대활령으로 설설이 내리소서

굿의 한 과장 중 성주신에게 비는 노래에서 통속 민요로 발전되어 잇다.

『중국 조선족 민간 기악 곡집』에 채록된 「성주풀이」는 6가지이다. “에-라만 수 에-라 대신야” 등의 후렴구로 시작하거나, 다른 노랫말로 먼저 시작하고 이 후렴구를 중간에 쓰는 것도 있다. 또 “성주근본이 어데메뇨 경상도 안동땅 제비원이 본 일 레라” 등 성주풀이의 근원과 관련된 노랫말이 쓰이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해서 본디 「성주풀이」 노래에서 여러 가지로 변용된 것을 알 수 있다.

본디 굿 노래에서 통속 민요화 한 것으로 한반도 남쪽과 노랫말이나 음악적 특징이 공통된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어서 「성주풀이」의 폭넓은 변용을 살펴볼 수 있다.

• 김봉관 편저, 『중국 조선족 민간 기악곡집』(연변인민출판사, 2005)
• 대한민국 예술원, 『한국 음악 사전』(1985)

• 구비 전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