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민족문화대전

한인[조선족] 사회에 전래된, 방아를 찧으면서 부르는 노래의 총칭.

조선조 말엽 경복궁을 지을 때 전국 각지에서 많은 인부들이 강제로 동원되었고, 그들이 고향과 처자들을 생각하지 못하도록 여가에 노래를 부르게 하여 이 때 각 도의 민요들이 교류되고 새로운 민요가 생기기도 하였다.

중국 한인[조선족]에게 전해지는 「방아 타령」은 10여 가지로 종류가 매우 많다. 일노래에서 출발했을 것으로 보이나 일을 떠나 오히려 서정 세태요로 전해진다. ‘에헤이여 방아여’ 또는 ‘에라 우겨라 방아로구나’ 등 본디 「방아 타령」에 쓰이는 후렴구나 다양한 노랫말이 차용되어 있다.

중국 한인[조선족]에게 전해지는 「방아 타령」 노랫말의 내용으로는 ‘에헤이여라 방아여’ 등 「방아 타령」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후렴구를 규칙적으로 붙이는 것부터 “가다못가면 데헤야 기여서 가리 아리 아리랑 가고 싶은 내 고향” 등 고향을 기리는 마음을 「방아 타령」에 담은 것, “함경도 큰 애기는 명태 잡으러 다 나간다 함경도 큰 애기 다 그러 하겠니 명태고장이라 그렇단다” 등 묻고 답하는 투의 노랫말로 절 개념을 나누고 있는 것, 한반도경기 지역의 「방아 타령」처럼 정월·이월·삼월 등 절기를 노랫말로 삼고 있는 것 등 매우 다양하다. 이것은 한반도경기지역 「방아 타령」의 본래적 특징을 가지고 있는 노래부터 이주 시기나 그 지역의 정서를 담고 있는 것 등으로 노래의 범위가 넓혀져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러한 예는 「물레 타령」에서도 나타난 현상이다.

중국 한인[조선족]에게 전해지는 「방아 타령」은 10여 가지의 노랫말 내용이나 리듬, 선율적 특징 등으로 나누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옥리봉금점에는 어처구니 방아”, ”강태공의 군작방아“ 등, 짧은 노랫말 뒤에 “에헤이여라 방아여”의 후렴구를 규칙적으로 붙여 굿거리 장단의 리듬으로 노래한다.

둘째로, 솔라도레미 음구조와 3/4박자의 편안한 리듬에 “에라우겨라 방아로구나”의 후렴구로 해맑게 부르는 느낌이다.

셋째로, “어여라디여라디여 방아로다”의 후렴구를 이용해서 노랫말 내용을 바꾸어 가는데, “제주 감영 큰애기들은 망건뜨기를 잘한다드니 제주감영 큰 애기들 다그러하겠니 망건뜨는 곳이라 그렇단다./ 함경도 큰애기는 명태 잡으러 다나간다 함경도 큰 애기 다 그러하겠니 명태고장이라 그렇단다 /왕십리 큰 애기들은 미나리 장사로 다 나간다 왕십리 큰 애기들은 다 그러하겠니 미나리 고장이라 그렇단다”등 묻고 답하는 투의 노랫말과, 다른 내용의 사설을 나열하여 그것으로 절 개념을 나누어 놓은 형태이다. 이 경우 3절의 선율은 거의 같으나, 리듬은 사설에 따라서 2분박과 3분박의 리듬 형태로 변용하여 선율에 변화를 준다.

넷째로, “가을 시골에는 연자방아가 쿵쿵”을 제외하면 「방아 타령」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노랫말은 거의 없으나 “하루에도 몇 번씩 가고 싶은 내 고향”, “가다못가면 데헤야 기여서 가리 아리 아리랑 가고 싶은 내 고향” 등 고향을 기리는 마음을 「방아 타령」에 담고 있으며, 선율에 있어서도 전체적으로 ‘솔라도레미’의 음구조이지만, 이것을 ‘도레레도 라솔라--’ 등 ‘라’ 음으로 마침으로써 단조적인 느낌이 난다.

다섯째로, 메나리조 음계 중 ‘솔’음을 빼고 ‘라도레’ 음을 사용하여 4도와 단3도 중심의 선율을 가진, 동부 지방 민요라고 일컬어지는 특징을 가진 노래도 있어서 「방아 타령」의 음악적 구조가 매우 폭넓으며 순수하게 일노래로 전하기보다는 전문가의 소리처럼 다듬어져 있다고 할 수 있다.

「방아 타령 1」

옥리금점봉에는 어처구니방아 에헤이여라 방아여

강태공의 군작방아 에헤이여라 방아여

광주분안 당 사기방아 에헤이여라 방아여

(김학주 노래, 김성민 채보)

「방아 타령 2」

비둘기 한 쌍이 푸른 콩 한 알 입에다 물고

암놈이 물어 수놈을 주며 수놈이 물어 암놈을 주며 암놈수놈 어르는 소리

늙은 과부 한숨 쉬고 소년 과부는 에헤이라 반보짐 싼다

(김정순 노래, 김원창 채보)

「방아 타령 3」

제주감영 큰애기들은 망건 뜨기를 잘한다드니

제주감영 큰애기 다 그러하겠니 망건 뜨는 곳이라 그렇단다

어여라디여 라디여 방아로다

함경도 큰애기는 명태잡으로 다 나간다

함경도 큰애기 다 그러하겠니 명태고장이라 그렇단다

어여라디여라리여 방아로다

(최희식 노래, 리황훈 채보)

「방아 타령 4」

가을 시골마을에는 연자방아가 쿵 쿵

하루에도 몇 번씩 가고 싶은 내 고향

에헤야 가다못가면 데헤야 기여서가리

아리 아리랑 가고 싶은 내 고향

(김기숙 노래, 김봉관 채보)

「방아 타령 5」

황주 봉산을 얼른 지나 평양감령을 당도하니

온갖 방아는 다 저버리고 신식방아로 쩧어 보세

에헤헤 야하야 에라 우겨라 방아로구나

(김정순 노래 , 김봉관 채보 )

전통사회에서 방아 찧는 일은 생업에 직결된다. 「방아 타령」은 고된 노동의 지루함을 잊고 능률을 높이기 위한 노래이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일노래에서부터 생활 속에서 즐기는 노래로 발전되어 있다.

현재 한인[조선족] 사회에서 「방아 타령」이 일상적으로 불러지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주시 유입된 사람들이 첫 전승 주체임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많은 수의 「방아 타령」 용례가 발견되고 있다. 김봉관의 저서 『중국 조선족 민간음악집』만 보아도 「자진 방아 타령」까지 합쳐 총 16종류의 「방아 타령」 노래가 채록되어 있다.

한반도에는 일노래에서 비롯된 향토적 소리가 지방마다 있고, 일부 경기 민요나 판소리에 등장하는 타령은 전문가의 소리로 다듬어진 경향이 있다.

중국 한인[조선족]의 「방아 타령」의 경우 한반도 남쪽 전라도 지역의 음악적 특성이 담긴 노래는 없고 주로 경기, 강원 지역의 노래와 더 닮아 있다. 그러나 장단의 쓰임에 있어서는 전체와 비교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 김봉관 편저, 『중국 조선족 민간 음악집』(연변인민출판사, 2005)
• 『한국 음악 사전』(대한민국 예술원, 1985)

• 구비 전승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방아 타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