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민족문화대전

한인[조선족] 사회에서 불려지는, 황해도 지방에서 널리 불린 민요 중의 하나.

한반도에서 이 곡은 경기도의 대표적인 민요로 분류되어 「아리랑」·「이팔청춘」처럼 신민요(新民謠)에 가깝게 불리며 한 종류만 전한다. 그러나 예전에는 황해도 은율 지방에서 많이 불리던 곡으로 산염불조(山念佛調) 비슷하게 느리게 불렀다고 한다.

중국 조선족 민요 중 「도라지 타령」은 경기도의 「도라지 타령」과 같은 특징을 가진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어서 종류가 다양하다. 「구도라지 타령」으로 분류되는 노래들이 그 명칭으로 보아 본디 「도라지 타령」일 것으로 보인다.

시작 부분 노랫말은 모두 “도라지 도라지”로 시작되고, 모두 3박자 계열의 노래이지만, 여기에 쓰이는 음계는 솔라도레미의 음구조부터 미솔라도레 그리고 레미솔라도 까지 세 가지 종류여서 이에 따른 음악적 특징도 다르다. 이 점은 전문가의 노래로 굳어져 한 종류로만 불리는 한반도의 경기 민요 「도라지 타령」과 다른 점이다.

『중국 조선족 민간 음악집』에 채록된 「도라지 타령」은 6가지이다. 노랫말은 모두 “도라지 도라지”로 시작되고, “심신 산천에 백도라지” 등 「도라지 타령」의 전형적인 노랫말부터 “은률 금산의 백도라지” “대동강 보트만 타고서” 등 지역적 특성이 드러나는 노랫말, “도라지 캐려면 캐어서 종 틀 바구니에 담구요, 게루기는 캐어서요 내 살 품에 넣잖다” 등 도라지와 무관한 내용이 덧붙여 있기도 하고, “하두 날 데가 없어서 돌바위 틈에 왜 났느냐” 등 삶의 불만이 담긴 것도 있고, “이핑게 저핑게 하더니 총각 낭군 무덤에 삼우제 지내러 갔고 나” 등의 노랫말도 쓰인다.

중국 조선족 「도라지 타령」은 모두 3박자 계열의 박자 구조에 통절 형식으로 노래 불리는데, 음구조가 “솔라도레미”, “미솔라도레”, ‘레미솔라도“의 세 종류로 나타나는 것처럼 그 음악적 특징도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솔라도레미”로 구성되어 솔로 종지되고, 장단은 세마치 장단이나 가끔 중모리 장단을 섞어서 치는 경기 지역에서 불리는 「도라지 타령」의 전형적인 틀로 인식되어 있는 노래이고, 중국 조선족 「도라지 타령」에서도 이와 음악적 특징이 같은 노래가 있다. 반면에 「구도라지 타령」이란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본디 노래보다 먼저 생긴 것으로 보이는 「구도라지 타령」 ① 중에는 미솔라도레의 음구조에서 “라-도 레-도 라솔미‘의 미음으로 끝나 널리 알려진 본디 「도라지 타령」과 달리 조금 구슬픈 듯한 느낌으로 분위기가 다른 노래도 있다. 또 레미솔라도로 짜여진 「구도라지 타령」 ②은 ”레미 라“로 진행된 ”라“ 음을 떨어서 서도 소리처럼 노래하기도 한다,

도라지 도라지 도라지 심신 삼천에 도라지

한두 뿌리만 캐어도 대바구니로 스리살살 다 넘누나

에헤요 에헤요 에헤헤요

어이여라 난다 지화자 좋다

네가 내 간장을 스리 살살 다 녹인다.

도라지 도라지 요 놉쓸 놈의 백도라지

하두 날 데가 없어서 돌바위 틈에 가 왜 났는나

도라지 캘려면 캐구요 더덕을 캐려면 캐겠지

남의 님을 다리고 통사정이 웬말이냐

도라지 캐러 간다고 요핑게 조핑게 하더니

총각락군 무덤에 삼우제 지내러 가눈나

[전화자 노래, 김봉관 채보]

「도라지 타령」 2

도라지 도라지 도라지 은률 금산의 백도라지

한두 뿌리만 캐여도 대바구니에 반씩만 다 넘는다,

(후렴) 에헤야 에헤이야

에야라 난다 지화지 좋다

네가 내 사랑아

[이보배 노래, 서영화 채보]

「도라지 타령」 3

도라지 도라지 도라지 도라지

구월산 안품에 도라지

한두 뿌리만 캐여도 대바구니가 슬슬 넘는다,

(후렴)

도라지를 캘려면 캐갔지

계루기를 캘려면 캐갔지

남의 집 귀동자의

근본을 왜 들추나

(후렴)

[이금숙 노래, 서영화 채보]

경기 지역의 「도라지 타령」

도라지 도라지 도라지 심신 삼천에 도라지

한두 뿌리만 캐어도 대바구니로 반실만 되누나

(후렴)/에헤요 에헤요 에헤헤요

어이여라 난다 지화자 좋다

저기 저산 밑에 도라지가 한들한들

도라지 도라지 도라지 강원도 금강산 백도라지

도라지 캐는 아가씨들 손맵씨두 멋들어졌네

(후렴)

도라지 도라지 도라지 은률 금산포 백도라지

한뿌리 두뿌리 받으니 산골의 도라지 풍년일세

도라지 도라지 도라지 순진난만한 아가씨들

총각만 보면 낯 붉히는 수줍은 태도가 더욱 좋네

(후렴)

도라지 도라지 도라지 이 도라지를 캐어다가

마늘 파 깨소금 양념하여 어른님 공경에 힘을 쓰세

(후렴)

농사가 주요 생업이던 전통 사회에서 미혼의 처자들은 산이나 들로 도라지나 고사리 등을 캐서 집안일도 돕고 더불어 신체 활동도 겸한 사회 환경에 있었다. 「도라지 타령」 은 이러한 사회 환경에서 불려진 노래로 이를 통해 삶의 애환을 달래는 기능을 담당하였다고 하겠다.

김봉관 편저 『중국 조선족 민간 음악집』에는 6종류의 「도라지 타령」이 채록되어 있다. 「도라지 타령」과 「구도라지」, 「구식도라지」 등으로 구분되어 있다. 노래 부른 사람으로는 전화자, 리보배, 리금숙, 박정렬, 김경모, 서명기 등이고 그리고 채보한 사람으로는 김봉관서영화, 최순덕, 이황훈, 등이다.

「도라지 타령」은 다양한 노랫말로 널리 퍼져 있는 노래인 점에서 일노래라기보다는 통속 민요이다. 이를 통해 민요의 전통적 특징을 알 수도 있고, 또 전통 사회의 생활상을 그려내는 데에도 주요한 자료가 된다.

• 김봉관 편저, 『중국 조선족 민간 음악집』(연변인민출판사, 2005)
• 대한민국 예술원, 『한국 음악 사전』(1985)

• 구비 전승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도라지 타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