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민족문화대전

한인[조선족] 사회에 전래된, 충청도 천안 지방에서 경기도를 비롯한 중부 지방에 널리 보급된 서정 민요.

「천안 삼거리」는 충청도 천안 지방에서 나왔다 하지만 경기 민요의 특색을 많이 나타내며 노래 제목을 「천안 삼거리」라고 한 것은 가사가 “천안 삼거리”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 민요는 애정 관계를 반영하고 있는 가사의 매 구절 마지막에 ‘흥’이라는 조사로 매듭을 지어주는 매우 흥취있는 노래이다. 그래서 이 노래를 일명 「흥타령」이라고도 하며 다른 민요들과 구별되는 특징은 정서적 굴곡이 심하지 않고 순탄한 음조의 선율에 반복되는 리듬 구성으로 하여 누구나 쉽게 부를 수 있게 되어 있다 것이다. 그러면서도 노래의 전반적 음악 형상이 매우 밝고 흥겨우면서도 건드러진 것으로 하여 자연히 춤가락도 곁들이게 된다.

「천안 삼거리」는 조성일, 김태갑이 수집하여 『민요 집성』[연변인민출판사, 1981]에 수록하였다.

「천안 삼거리」는 민요 선율에서 결구 혹은 절주형을 분해·전개하는 수법을 사용하였으며 비중복적인 평온연접법으로 첫 악구의 마지막음과 둘째 악구의 처음지간의 음정을 3도를 초과하지 않게 인접해 놓았다. 이 노래는 두절씩 부른 다음에 후렴을 부르는 것이 특징인데 앞 구절과 후렴 뒤에 ‘흥’을 달고 ‘에루화 좋다 흥 성화가 났구나 흥’으로 조흥구를 달아 지방적 색채를 두드러지게 했으며 장단은 굿거리에 맞는 좀 느린 4박자[12/8박자]로 되었고 선율은 아주 흥겹고 생동하며 형식구조석으로 짜여 있고 같은 선율소재가 여러 번 되풀이 되고 있지만 반복되는 감을 크게 느낄 수 없게 되어 있다.

「천안 삼거리」

천안 삼거리 흥/능수야 버들은 흥/제멋에 겨워서 축 늘어졌구나 흥/

(후렴)에루화 좋다 흥/성화가 났구나 흥?

현월은 앞산에 반만 걸리고 흥/은은한 물결은 은파로 드노나 흥/

(후렴)

층암절벽에 우뚝선 소나무 흥/날과 같이도 외로이 섰구나 흥/

(후렴)

공산자규는 무심히 울어도 흥/그리운 회포는 자연히 나누나 흥/

(후렴)

발그레한 저녁노을 돋는 저곳에 흥/넘어가는 락일이 물에 비치네 흥/

(후렴)

석경굽은길 외로운 나그네 흥/정처없이 가는곳 그 어디메냐 흥

(후렴)

알뜰살뜰히 그리운 우리님 흥/얼마나 보며는 싫도록 보느냐 흥/

(후렴)

「흥타령」

천안삼거리 흥/능수나 버들은 흥/제멋에 겨워서 흐느러졌구나 흥/

(후렴)에루화 좋구나 흥/성화가 났구나 흥/

은하작교가 흥/딱 무너졌으니 흥/건너갈 길이 망연하구나 흥/

(후렴)

우리님 동창에 흥/저 달이 비치면 흥/상사불견에 잠 못자리라 흥/

(후렴)

저 달아 보는냐 흥/님 계신데 흥/명기를 빌려라 나도 잠간 볼거나 흥

(후렴)

세우동풍이 흥/바람인줄 알았더니 흥/정든 님 수심의 한숨이로구나 흥/

(후렴)

[우제강 창, 김태갑 수집]

「천안 삼거리」의 첫대목에서 ‘능수버들’이 불리운다. 능수버들과 관련하여 한인이 사는 마을이면 우물가에 반드시 능수버들이 심어져 있고 길가는 나그네가 물 마시려 하면 아낙네들은 바가지에 물을 퍼 담아서 버들잎을 띄워서 올린다고 한다. 민간에는 ‘능수’라는 기생의 이야기가 전해고 있는데 그 줄거리는 이러하다.

능수는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무남 독녀 외딸이었다. 어머니는 일찍 세상을 뜨고 아버지가 능수를 데리고 농사로 연명해왔다. 어느 날 능수의 아버지는 산에 가서 나무를 한 짐 해 왔는데 너무 피로한 탓으로 그 날 그만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슬피 울던 능수는 새벽에 문밖을 나서니 부엌으로 드나드는 토담 위에 아버지가 산에서 해온 나무단과 지팡이가 놓여 있었다. 지팡이는 버드나무였는데 방금 물이 오르기 시작한 생버들이었다. 능수는 이 지팡이를 심고 정성껏 가꾸었다. 그랬더니 지팡이가 잎이 돋아나고 뿌리가 내리더니 여러 해가 지나서 푸르싱싱한 큰 나무로 자라났는데 제법 길가의 풍치를 돋구었다. 그러던 어느날 능수는 서울로 과거보러가는 젊은이와 언약을 맺고 버드나무 아래에서 노래를 지어 불렀는데 이것이 오늘 부르는 「천안 삼거리」라고 한다. 그리고 능수가 심은 버드나무라 해서 실버들나무를 능수버들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민간 예인들에 의해 불리어지고 예술 학교나 단체들에서 독특한 민요 풍격으로 취급되어 연창하고 있다.

「천안 삼거리」는 한인의 독특한 지방 특색을 나타내는 서정 민요로서 귀중한 음악 문화유산이다. 「천안 삼거리」 민요를 통하여 한인들의 고유 민요 특징을 이해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민족의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으며 민속학적 연구에 좋은 자료로도 된다.

• 김태갑·조성일, 『민요 집성』(연변인민출판사, 1981)
• 심련수 외,『대형 문학 총서-두만강』제2호,(요령민족출판사, 1993)
• 정준갑 편저, 『조선 민족 민간 음악』(연변대학출판사, 1996)
• 조대일, 『조선 민속 사전』(과학 백과 사전 출판사, 2004)

• 구비 전승
• 민요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천안 삼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