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자 | 放鯉得宝形 說話 |
|---|---|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 지역 | 길림성 흑룡강성 요령성 |
| 시대 | 현대/현대 |
한인 사회에 전해지는, 동물 보은담과 용궁 설화가 복합되어 탄생된 설화.
방리득보형 설화는 세계에 널리 분포되어 있는 설화의 특수한 유형인데, 개념은 손진태의 『한국 민족 설화의 연구』에 따른 것이다. 방리득보형 설화는 중국이나 한반도에 많이 분포되었는데, 중국의 경우는 수십 종에 달한다.
예를 들면, 「거부기의 보은」·「류의전」·「룡왕의 딸」·「우렝이처녀」·「사냥군 해리푸」[몽고족]·「아왕과 룡녀」[뚱족]·「고기처녀」[지노족]·「룡정의 전설」[조선족] 등이 망라된다. 한반도의 경우, 리제현의 「거부기의 보은」·「작제건 전설」·「잉어의 보은」·최상수의 「설암리」·「방리득보룡녀」·「사슴의 보은」·「천지속의 룡궁」 등이 포함된다.
방리득보형 설화의 전신은 고대의 불경 설화인데 인도에서는 동물 숭배가 불교의 정립에 따라 방생과 불살생의 불교 행위가 행해짐에 따라 동물 보은담이나 방리보은담이 탄생된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자살」·「부자와 자라」 등이다.
불교가 중국과 한반도에 전해지면서 이러한 설화들도 전파되었는데, 이로 인해 여러 형태의 방리득보형 설화가 탄생되고 유전하게 되었다. 방리득보형 설화와 동물 보은담은 내재적인 연계를 가지고 있다.
선사 시대에 인류는 동물과 사람 등 생명 있는 물체에 혼령이 있다고 믿어왔으며 인류의 생존 환경에 들어와 있는 별의별 동물들이 다 보은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 중에서 용은 상상속의 동물이지만 방리득보형 설화에서는 빠뜨릴 수 없는 전지전능의 신적인 존재이다.
이중적 성격의 존재인 잉어·거부기·뱀은 신적인 용족들이 변신한 것이라 이해한다. 한민족의 방리득보형 설화는 중국의 방리득보형 설화와 공통점이 있지만 좀 다른 양상을 보이며 고대 인도의 원형 설화와 더욱 가깝다.
방리득보형 설화는 여러 가지 제목으로 중국 한인[조선족]들 속에서도 널리 유전되었는데 조선족 민간 이야기 구술가 황구연·김덕순에 의해 구술되었다. 그 중에서 황구연이 구술한 「천지속의 룡궁」·「룡정의 전설」은 『황구연 전집 7-향토 이야기편』[김재권 정리, 연변인민출판사, 2010]에 수록되었고, 김덕순이 구술한 「수궁 공주와 농부」가 『김덕순 이야기집』[배영진 정리, 상해 문예 출판사, 1983]에 수록되어 있다. 『조선 옛말 365켤레』 제3집[김형직·윤봉현 저, 료녕 인민출판사, 1985]에 「잉어색시」가 수록되어 있다.
「용정의 전설」
먼 옛날 해란강 기슭 한 초가집에 모녀가 살고 있었다. 모녀는 앞 뜨락에 우물을 파고 우물 주위에다 수양버들을 심고 서로 극진히 보살피며 살았다. 어느 해 여름, 그날도 처녀는 삯빨래를 한가득 머리에 이고 해란강에 나가 빨래를 하고 있었다. 이때 동네 조무래기들이 뱀 한 마리를 잡아 쑥대가지에 매어달고 오면서 어떻게 죽였으면 좋겠냐며 왁자지껄 떠들어댔다.
처녀가 보니 뱀은 뱀이라도 여태 본적 없는 알록달록한 무늬가 고운 깜찍하게 생긴 뱀인데 조그만 눈에서는 눈물이 똑똑 떨어졌다. 처녀는 뱀이 미물의 짐승이긴 해도 측은한 생각이 들었다.
처녀가 삯빨래로 얻은 돈 몇 푼을 주니 얘들은 좋아라 하며 뱀을 주고 가버렸다. 처녀는 깜찍하게 생긴 그 뱀을 한참이나 들여다보다가 뱀을 잡아맨 노끈을 풀어주었다. 그랬더니 뱀은 두 번 머리를 까딱까딱 해보이고는 스르르 기여서 해란강물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며칠 후, 그날도 처녀가 해란강가의 빨래터에서 빨래를 하는데 언제 어디서 왔는지 그 뱀이 처녀의 발치에서 꽈리를 틀고 앉아서 말똥말똥 처녀를 쳐다보았다. 그런데 세상에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그 뱀이 처녀의 발치에 두 번 고패를 치더니만 순식간에 끌끌한 총각으로 변하여 처녀에게 절을 하며 자기는 동해용왕의 셋째 아들이고 부왕이 아가씨를 모셔오라고 분부했다고 말하였다.
이리하여 처녀는 용으로 변한 용왕 아들의 등에 업혀 해란강과 두만강을 지나 동해의 만경창파를 헤가르고 용궁에 이르렀다. 처녀는 용왕을 배알한 후 용왕의 보살핌을 받아 세상 부러운 것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는 사이에 용왕의 아들과 정분이 들었다.
그렇지만 해란강가 초가집에 두고 온 어머님 생각에 처녀는 하루도 용궁에 더 머무를 수 없었다. 처녀가 귀가하려고 하자 용왕이 소원이 무엇이냐고 묻자, 옆에 있던 용의 아들이 처녀와 함께 살게 해달라고 간청하였다. 이에 용왕은 크게 노하여 쇠북 같은 목소리로 우뢰를 울리듯 고함을 질렀다.
이에 용왕의 아들은 처녀를 들쳐 업고 다시 용으로 변하여 해란강가로 돌아왔다. 용왕의 아들은 잊지 못할 빨래터에서 처녀의 손을 꼭 잡고 석 달 열흘 후 100일 되는 날에 데리러 올 터이니 꼭 기다려 달라고 맹세했다. 그리고 앞 뜨락 우물이 맑거든 길조이지만, 우물이 흐리면 불길할 것이니 잊지 말고 날마다 우물 안을 봐달라고 간청하였다.
이튿날부터 처녀는 날마다 삼시로 우물 안을 들여다보았다. 그런데 100일 째 되는 날 아침 처녀가 우물 안을 들여다보니 우물물이 흐리기 시작했다. 한낮이 기울 무렵에 난데없이 건너 마을 부자가 들이닥쳐 빚 대신 처녀를 내놓으라고 하였다. 물은 아까보다 더 까맣게 흐렸다. 처녀는 하늘을 우러러 한마디 탄식하고는 치마폭을 뒤집어쓰고 우물에 뛰어들었다.
한편, 용왕의 아들은 용궁에 돌아간 후 여러 번 무릎을 꿇고 지상의 처녀와 혼례를 치르게 해달라고 청하였다. 그러나 고집스러운 용왕은 끝내 윤허하지 않고 나중에는 아예 수궁 별실에 아들을 가두어 버렸다. 결국 용왕의 아들은 수심 속에서 나날을 보내던 중 100일 째 되는 날에 시꺼멓게 흐린 물이 별실 안으로 흘러들었다. 원래 처녀의 앞 뜨락 우물은 동해와 서로 통하고 있었던 것이다.
급해진 용왕의 아들은 이젠 더는 다른 것을 돌볼 겨를이 없었다. 그는 수궁 별실의 호각 기둥을 머리로 떠받아 넘어뜨리고 흐린 물을 따라 순신각에 처녀의 앞 뜨락 우물로 달려갔다.
때마침 처녀가 우물에 뛰어들자 용왕의 아들은 처녀를 받아 안고 우물을 나와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하늘로 날아오른 용왕의 아들은 처녀를 안은 채 용왕과 지상 사람들이 모르는 곳으로 갔는데 그 후 어머님을 모셔다 잘 살았다고 한다.
바로 용왕의 아들이 처녀를 안고 우물에서 승천하는 것을 한 사람이 보고서는 그 우물 이름을 용이 날아오른 우물이라고 하여 용정이라 하였다. 후에 이곳에 인가가 많이 모여 마을을 이루게 되자 지명을 용정이라 불렀다고 한다.
「천지속의 용궁」
먼 옛날 백두산 천지에 물줄기를 두고 소리 없이 흘러가는 강가에 갑돌이와 을돌이 두 형제가 살고 있었다. 동생 을돌이가 중병에 걸렸으나 약 한 첩 쓰지 못했다. 어느 날 밤, 형 갑돌이의 꿈에 어머니가 나타나서 백두산 천지에 있는 용궁에 가서 무병초 세 뿌리를 얻어 와야 을돌이의 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하였다.
날이 밝자 갑돌이는 어머니가 꿈에서 알려준 방향을 따라서 백두산으로 들어갔다. 그는 한 쌍의 학의 도움으로 벼랑을 건너고 천지가에 이르러 용궁으로 들어가는 문을 찾으려 두리번거리다가 문득 눈 속에서 뒹구는 빨간 잉어를 발견하고 두 손으로 정히 받들어 천지 속에 넣어주었다.
잉어가 갑돌이를 한창 바라보다가 사라지는 순간 돌층계가 나타났다. 갑돌이가 끝없이 뻗어 내린 돌층계를 따라 하늘이 노전잎 같이 보여 깊이 들어가니 어여쁜 처녀가 나와 맞이하면서 자기는 빨간 잉어라고 알려주면서 아버지가 기다린다고 하였다.
용왕이 공주를 구해준 갑돌이에게 감사를 드리고 산해진미가 풍성한 음식상을 차렸으나 동생을 생각하니 음식을 먹을 수가 없었다. 사연을 알게 된 용왕이 금수저와 은수저를 그에게 주어 보내고 또 딸을 시켜 갓버섯 같은 무병초 세 뿌리를 안겨주었다.
집으로 돌아온 갑돌이가 인차 약을 달여 먹였더니 을돌이의 병은 떨어지고 금수저와 은수저로 밥을 뜨니 새노란 조밥이 어느새 흰 쌀밥이 되고 풋나물 반찬도 값진 반찬으로 변하였다.
방리득보형 설화는 전설과 민담 중에서 상당한 수량을 점하고 있는 유형으로 아래와 같은 모티프가 있어야 한다.
(1) 사람이 동물에게 시혜한다. 이 모티프가 없으면 방리득보형 설화가 될 수 없다. 그 동물은 실상에서는 현실상의 그러한 동물 자체가 아니라 용왕·용녀·용자의 변신인 것이다.
(2) 시혜를 받은 용왕·용녀·용자는 자기의 생명을 구해주었거나 어떻게 도와주었거나 한 사람에게 보답한다. 이런 줄거리가 없으면 방리득보형 설화가 될 수 없는 것이다.
(3) 은혜를 보답하는 장소는 용궁일 수도 있고 인간 세상일 수도 있다. 보은하는 물건은 용녀·재부일 수도 있고 승진일 수도 있으며 혹은 신기한 보배일 수도 있다.
(4) 주인공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소원은 성취될 수도 있고 원점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심지어 철저히 파멸될 수도 있다.
(5) 금기 수행, 금기 위반 혹은 인간 자체의 내부 갈등, 인간과 인간의 갈등, 인간과 신의 갈등, 신과 신의 갈등에 의하여 주인공의 소원 성취 여부가 결정된다.
인도에서 탄생된 방리득보형 설화는 불교의 전파 경로를 따라 ‘인도-중국-조선-일본’의 궤적을 따라 전파되었다. 설화에 내재한 동물 숭배, 용 관념, 불교적인 시간, 공간 관념에서 이런 것을 보아낼 수 있다. 중국의 방리득보형 설화는 인도의 원형에 비하여 주인공이 사회의 하층에 속하는 사람이고 또 보은의 장소로 용궁이 직접 나오는 경우가 아주 드물며 보은물은 실제적이고 대부분의 결말에 주인공의 소원이 성취는 것으로 끝이 난다.
한반도의 방리득보형 설화는 주인공의 계층이 상층도 있고 하층도 있으며 중국에 비하여 용궁이 직접 나오는 것이 많으며 보은물도 실적인 용녀·재부도 있으며 승진 같은 것도 있다. 결말에 주인공이 소원을 성취하는 것도 있고 성취하지 못하는 것도 있다.